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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릿 Mar 21. 2022

11. 수많은 걱정이 행복을 짓눌러요

그 걱정은 병을 유발하기도 하죠.

아이릿의 일상 행복 찾기

(일상 행복 찾기는 자주 우울함을 느끼던 아이릿이 찾은 행복해지는 방법에 대해 씁니다.)

#11. 걱정이 꼬리를 물면.

나의 걱정은 넘쳐나는 생각이 문제였기에 이 글에서는 걱정과 생각을 동일하다고 묶어서 보면 된다.


 나는 늘 걱정이 많았다(지금은 많이 나아졌다). 건강 염려증은 물론이고 당장 일어나지 않을 상황에 대한 걱정까지. 자기 전까지도 걱정을 하면서 잠에 들었다. 그날 뉴스에 전쟁 관련 소식, 주가 하락 또는 내가 가진 주식에 영향을 끼칠 악재 정보가 나오면 자기 전에 '전쟁이 나면 어떡하지? 전쟁이 나면 어디 숨어야 하지. 타지에 사는 동생이랑은 어떻게 연락하지. 인터넷이 제일 먼저 끊길 텐데 집에 라디오도 없고. 전쟁이 나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뭐가 있지. 라면 냄새 맡고 북한군이 찾아오지 않을까...(전쟁 중에 라면이라니 가당치도 않다), 주식은 꾸준히 갖고 있으면 괜찮다는데 언제 놔야 하는 거지. 내가 가진 주식이 급등할 가능성은 낮은데 급락할 확률은 왜 이리 높은 것 같지...'이런 생각을 하면서 겨우 잠에 들면 꿈에서도 문제다. 꿈도 비슷한 감정으로 이어진다.

 

 건강 체질의 몸이 아니라 이곳저곳이 사소하게 아팠다. 초등학생 때 대학 병원에서 타 온 약은 내 키보다 훨씬 길었고, 역류성 식도염으로 밤마다 토악질을 하기도 했다. 성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였다. 자다가 발톱이 빠져서(내가 침대 가죽 프레임에 긁은 탓), 눈길에 미끄러지며 뒤통수를 넘어져서, 밤에 갑자기 열이 나거나 어지러워서, 급성 장염으로... 여러 이유로 병원을 들락거렸다. 다들 나정도로 병원에 다닐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건강 염려증이 생기고 말았다. 발톱에 옅은 줄이라도 보이면 암일까, 점이 커져도 암일까, 소화가 안되면 위장에 또 문제가 생겼을까, 잦은 설사를 하면 또 무슨 병일까. 초록창에 '발톱에 검정 세로줄, 이유 없는 설사, 소화불량, 속 답답함, 뒤통수 찌릿찌릿...'을 친다. 어김없이 최악의 상황까지 마주한다.


 병원을 다니다 몸이 괜찮아지면 걱정거리를 찾아 나설 때다. 이력서를 제출하고 면접에 가도 걱정. 면접에 못 가도 걱정. 면접에 가서 이런 행동을 해서 잘못 보였을까 걱정. 면접에 못 가면 어떤 스펙이 문제인지 걱정. 이 걱정이라는 친구는 절대 혼자 오지 않는다. 다른 친구를 줄줄이 달고 온다. 끝이 보이지 않을 걱정들.


 평소처럼 쓸모없는 생각을 하며 걱정을 하는 나에게 친구가 "아직 닥치지도 않은 일이고, 닥치지 않을 수도 있는 일 걱정하면서 스트레스 받지 마."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래."라고 빠르게 답했고, 친구와 헤어져 집으로 걸어가며 생각(걱정 아님)을 했다. 나는 왜 계속 '걱정만'하고 있는 거지. 원인이 바로 떠올랐다. 나의 경우 바쁘지 않아서였다. 일을 하고 몸이 바빠지면 건강한 미래를 그리느라 걱정을 할 시간이 없다. 자기 전 유튜브에서 걱정이 많은 사람들을 위한 조언을 해주는 전문가의 영상을 찾아보았다. 조언을 하나씩 적었다. 이후 하나씩 실천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방법이 있었지만 그중 내가 잘 따를 수 있는 것들만 선택해서 따라 해 보았다. 우선 내가 하는 걱정이 진짜 필요한 건지 아닌지 확인했다. 역시나 대개 쓸모없었지. 걱정을 하는 시간도 하루 5-10분으로 정했고, 전자기기를 멀리했다. 전자기기가 뇌를 자극하기 때문에 불안함이 증가하고 그게 내 걱정을 폭증시켰다고 믿기 때문이다. 전자기기 사용 시간이 주니 과도한 생각이 줄었고, 그러다 보니 걱정도 덜하게 됐다. 그리고 완벽한 때를 기다리지 않고 우선 행동했다. 이제까지는 발생하지 않은 일에 대한 걱정을 하며 생각만 수억 번을 했다. 하지만 먼저 저질렀다. 그렇게 행동해도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 것을 내 눈으로 확인했다. 걱정을 해봤자 소용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니 과도한 생각(걱정)이 필요 없다는 것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었다.


 수개월간 걱정을 멈추기 위한 습관을 이어갔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걱정'으로 몸이 묶여 걱정 빼곤 아무것도 안 하는 내가 싫었다. 결국 약간의 성공을 이뤘다. 과도한 걱정을 하는 시간이 주니 나에 대한 믿음이 생기기 시작했고, 온전한 나를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 쓸모없는 걱정을 줄이니 어떻게 대비할 지도 보이기 시작했다. 이전의 나보다 지금의 내가 좋다. 역시 지나쳐서 좋을 것은 칭찬 빼고 없다.


 내가 따라한 과도한 생각(걱정) 멈추는 법

1. 걱정하는 시간을 정해둔다. 그때만 걱정하고 끝내기로!

2. 전자기기를 멀리 한다. 과도한 전자기기 사용은 뇌를 자극하는데 절대 좋은 자극은 아니다. 폰을 보면서 얻는 과도한 정보(좋지 않은 소식)를 보지 않음으로써 걱정을 덜 할 수 있다.

3. 내가 하는 생각이 정말 필요한 생각인지 확인한다. 나의 경우 발생할 확률이 극도로 낮은 미래 걱정, 불필요한 생각이 9할을 차지하는 것 같았다.

4.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할 수 있고, 완벽하게 하려는 생각을 버린다. 어떤 것도 완벽할 수 없다. 완벽을 추구하려다 필요 없는 걱정들이 끌려온다. 

5. 명상을 한다. 명상을 할 때는 내 호흡과 근육의 움직임에만 신경을 쓸 수 있다.

6. 생각을 해야 한다면 그 생각을 정리해서 공책에 적어본다. 내가 가진 생각이나 걱정을 파악한다. 이를 통해서 내 감정을 마주할 수 있다.

7. 집에서 운동(홈트)을 하거나 밖에서 걷기 등을 통한 신체 활동을 한다.


이 외에도 전문가가 알려주는 수많은 방법이 유튜브 영상에 담겨있다. 나는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라는 책을 읽기도 했다. 행복해지기 쉬울 것 같은데 참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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