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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 Jul 07. 2021

글 권하는 사회에서 ‘내 글’을 써야 하는 이유

블로그를 시작한 지 두 달 가까이 되어간다. 그 전에는 업무 외에는 글이라는 걸 써본 적이 없다. ‘매일 글쓰기’를 시작하면서 ‘내 글’이라는 걸 쓰고 있는데, 이게 은근 스트레스를 받는 작업이기도 하지만, 또 뭔가 표현하기 힘든 뿌듯함이랄까 보람이랄까 그 언저리에 있는 어떤 감정을 경험하게 한다.

얼마 전 ‘브랜딩’에 대한 수업을 들은 적이 있는데, 최인아 책방 대표가 이런 말을 했다. 자기 자신을 브랜딩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이때의 질문은 how가 아닌 why나 what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잘할까?’가 아니라 ‘왜 해야 하지?’, ‘무엇을 해야 하지?’라는 좀 더 깊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라는 말이다. 그러면서 삼성의 사례를 들었다.

지금까지는 가전제품이라 하면 으레 엘지를 떠올렸다. 흔히들 ‘백색 가전은 엘지다’라는 말을 많이 하지 않는가. 하지만 달라졌다. 요즘 대세는 단연 삼성의 ‘비스코프’다. 나 역시 주방 가전을 비스코프로 싹 다 바꾸고 싶은 충동을 느낄 정도로 예쁘다. 삼성은 오래 고민했다. 엘지 가전을 따라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이다.

하지만 답은 ‘어떻게’에 있지 않았다. ‘가전제품의 역할은 무엇이지?’, ‘가전제품을 왜 쓰는 걸가?’라는 질문을 통해 가전제품은 대부분 사람들이 사용하는 시간 외에는 그 자리에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과감하게 디자인을 바꿨다. 삼성이 ‘어떻게’라는 질문에만 갇혀 있었다면 엘지보다 더 좋은 성능을 계발하기 위한 노력만 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지금의 비스코프는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내 스스로에게도 ‘어떻게’가 아닌 ‘왜’나 ‘무엇’이라는 질문을 자주 해본다. 근원적인 질문일 수도 있지만,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자꾸 해봄으로써 자기 성장 내지 발전이 이루어진다고 믿는다. 이때 질문을 속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글로 써보는 게 중요하다. 마인드맵을 그려도 되고, 생각나는 대로 글을 써도 된다. 그러다 보면 인생의 정답은 아닐지라도, 기존에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답을 발견할 수도 있고, 새로운 계기와 만나게 될 수도 있다.

요즘 내가 스스로에게 하는 질문은 ‘사람들이 왜 책을 읽지 않지?’, ‘책 읽는 걸 방해하는 건 무엇이지?’, ‘사람들이 왜 내가 만든 책을 사야 하지?’ 등이다. 이런 답을 찾아가다 보면 ‘어떻게’에 해당하는 답은 구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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