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출판사와 서점 검색을 하다 보니 요런 글이 눈에 띄었다.
'Books you pretend to have read'
일명, 당신이 읽은 척한 책들이다. 그러면서 우리가 익히 알 만한 고전이 쭉 열거되어 있었다. bookriot라는 사이트에는 20Books you pretend to have read라고 하여 스무 권의 책을 뽑아놓았다.
1.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2.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
3. 허먼 멜빌의 <모비딕>
4.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5. 성경
6. 조지 오웰의 <1984>
7. 톨킨의 <반지의 제왕>
8.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게츠비>
9.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리나>
10. J. D.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
11. 데이비드 포스터 윌리스의 <무한한 재미>
12. 조셉 헬러의 <캐치22>
13.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
14. E.L. 제임스의 <그레이의 오십 가지 그림자>
15. 샬롯 브론테의 <제인 에어>
16.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17.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
18.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
19. 조엔 롤링의 <해리 포터>
20.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
놀랐던 건 난 학창시절에 <오만과 편견>을 읽었는데, 이게 거의 로맨스소설처럼 생각되어 열심히 읽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책이 읽은 척한 책들 중 첫 번째라니..
이 중에서 읽은 책은 몇 권 안 되지만, 조지 오웰의 <1984>도 재밌게 봤다. 이 책은 <기억전달자>와 함께 읽으면 더 재밌다.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는 못 읽었는데 그 책도 <1984>나 <기억전달자>와 같은 맥락에서 읽고 싶었던 책이다. 더구나 난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는 정말 재밌게 봤다. 책이 두께는 있지만, 지루하지 않게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다.
<그레이의 오십 가지 그림자> 이 책은 영화로 더 유명한 그 책? 몹시 야~한 영화(?)라고 들었던 것 같은데, 이 목록에 올라와 있으니 사뭇 궁금하다.
조엔 롤링의 <해리 포터>가 들어 있는 것도 의아하다. 뭐, 개인의 취향일 테니까. 얼마 전 고딩인 딸아이가 요즘 아이들은 <해리 포터>를 모른다며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 몹시 흥분했던 적이 있는데, 그 이야기를 들으며 <해리 포터>도 이미 지나간 추억 속 책인 것 같아서 씁쓸했다.
나는 예전에 첫 직장에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가 꼭 알아야 할 소설', '~가 꼭 알아야 할 세계문학', '~가 꼭 알아야 할 고전문학' 등을 만든 적이 있다. 유명한 소설이나 고전 등을 써머리해 놓은 책인데, 그래서 웬만한 고전이나 세계문학의 저자나 내용 등은 파악하고 있어서 읽지도 않았는데 읽은 척하기는 정말 쉬웠다. 지금은 그때 얻은 낱알만큼의 지식도 다 가물가물하지만 말이다.
난 쉬운 책, 편한 책이 좋다. 아직 내적 성장이 덜 된 듯하다. 어느 시기가 되면 두껍고 글씨 빽빽한 고전들이 마음을 똑똑 두드리는 때가 오지 않을까 싶다. 그때까지는 편한 책을 계속 읽어야 할 것 같다. 고전은 둘째치고 지금 읽고 있는 정철 쌤의 <누구나 카피라이터> 먼저 빨리 읽어야겠다. 이주일 넘게 진도가 안 나가고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