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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 Oct 27. 2021

맞춤법 '어느'와 '여느' 사이에서

예전에는 출판사 책상 위에 저마다 두꺼운 국어사전이 하나씩 있었다. 열심히 찾아보았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여기저기 손때 묻은 국어사전이 놓여 있는 책상 풍경이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그런 게 다 옛날 이야기인데, 요즘은 편집자 중에서도 맞춤법 검사기를 이용하는 사람도 있다. 얼마 전 출판 관련 강의를 듣는데, 어떤 편집자가 나와서 맞춤법 검사기를 이용하라고 이야기해서, 세상 참 많이 변했다 싶었다. 요즘은 기획 능력이 중요하므로 편집자가 맞춤법 좀 모른다고 큰 문제일까 싶다. 

저자 중에서는 맞춤법 검사기에 일일이 글을 넣어서 확인하고 보내시는 분도 있다. 그게 시간이 꽤 걸리는 일인데, 정성스럽다 생각했다. 맞춤법 검사기가 100퍼센트 정확하지는 않지만 기본적인 오류는 걸러내는 효과가 탁월하다. 

편집자도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맞춤법을 굳이 다 알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일일이 맞춤법 검사를 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므로 상식적으로 알아두면 좋은 것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어느'와 '여느'는 문장 속에서 찾을 때는 구분이 쉽지만, 막상 쓰려고 하면 헷갈릴 수 있다(모,, 나만 그럴 수도^^).

'어느'는 대표적으로 '어느 것'에 많이 쓰이는 단어로, 여러 가지 것들 가운데 하나를 물을 때 쓰이는 말이다. 예를 들어보면 이렇다.

"대체 어느 곳에 가서 물어봐야 하나요?"

"제가 어떤 걸 선택해야 할까요?"

이 외에도 막연한 사람이나 사물을 말할 때도 쓰인다. 

"옛날 어느 마을에 형제가 살고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일이 터지고 말았다."

'어느 겨를', '어느 누구', '어느 때고', '어느 세월에' 등 관용구로도 쓰인다. 

'여느'는 '다른 보통의' 뜻으로 많이 쓰인다. 

"오늘은 여느 때와 다름없는 주말 아침이다."

"우리 가족도 여느 가족과 다름없다."

관용구로는 '여느 때 없다', '여느 때 없이'가 있다. 

'어느'가 막연한 사람이나 사물을 가리킬 때는 '여느'와 혼동될 수 있지만, '어느'는 꼭 집어 말하지는 않으나 어떤 것을 가리키고, '여느'는 특별하지 않고 흔한 것을 두루 가리키는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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