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많이 다루기는 하지만, 나 또한 잘 모르는 맞춤법이 있다. 여러 번 찾아봤으니 익숙해질 만도 한데, 나올 때마다 찾아보게 되는 단어가 '지' 또는 '치'가 붙는 단어다.
그 일이 나에게는 (익숙지 / 익숙치) 않다.
발음상으로는 '익숙치'가 맞아서 '익숙치'라고 쓰기 쉽지만, 맞는 표기는 '익숙지'다. 한글맞춤법에 따르면 [ㄱ, ㄷ, ㅂ] 뒤에서는 끝음절 '하'가 줄어들 경우 줄어든 대로 적어야 하므로 '익숙치'가 아니라 '익숙지'가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ㄱ, ㄷ, ㅂ] 뒤에서만 '지'로 쓰일 뿐, 그 외 '하' 앞의 말이 모음으로 끝나거나 [ㄴ, ㄹ, ,ㅁ, ㅇ]으로 끝날 때는 '지'가 아니라 '치'로 쓰인다.
그 시험은 너한테 (만만지 / 만만치) 않을 거야.
'만만하다'에 '지'가 붙은 형태다. '만만'에서 마지막 자음이 [ㄴ, ㄹ, ,ㅁ, ㅇ] 중에 하나이므로 'ㅎ'이 생략되지 않고 남아 있어서 '만만치'가 된다.
반찬이 변변치 않아서 어떻게 하지?
이 문장에서도 마지막 자음이 [ㄴ, ㄹ, ,ㅁ, ㅇ] 중에 하나이므로 'ㅎ'이 생략되지 않고 남아 있어서 '변변치'가 되어야 한다.
'익숙지'와 같은 경우로는 '거북지', '넉넉지', 섭섭지', '깨끗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