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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 Jan 16. 2022

나이들수록 남자들에게 많아지는 건..

나는 몸치를 타고났는지, 특히 운동을 배울 때면 다른 걸 배울 때보다 몇 배는 더 헤맨다. 

이게,, 센스가 없기 때문인지, 똑똑하지 못하기 때문인지, 운동신경이 없기 때문인지,, 아니면 그 모두에 해당되는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 골프연습장에 가서 연습을 한창 하고 있는데, 내 자리 앞에서 골프 연습을 하던 분이 몇 번 나를 쳐다보는 것 같았는데, 그러다 조금 지나니 아예 뒤돌아서서 나한테 조언을 하기 시작했다. 백스윙을 다시 해보라고 하고, 직접 와서 팔 위치를 다시 잡아주고, 아예 골프의 맨 처음 자세인 어드레스부터 알려주기 시작하는 거다. 



나는 잘 모르는 사람이 그렇게 갑작스럽게 알려주는 걸 그리 선호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골프라는 게 잘될 때조차 누가 코치하면 폼이 엉망이 되면서 공이 맞지 않는데, 옆에서 자꾸 알려주니 공은 점점 더 맞지 않았다. 더구나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빤히 쳐다보고 있으니까 더 긴장되고 잘 안 되었다. 그렇다고 안 가르쳐주셔도 된다고 말할 수는 없어서 하라는 대로 하기는 했다. 



그런데 나만 그런 일을 겪은 게 아니었다. 잘 알고 지내는 같은 동에 계시는 분도 골프 연습을 하고 있는데 어떤 남자분이 이런저런 코치를 해주었다고 한다. 인상착의를 비교해 보니 같은 분은 아니었다. 그런 분이 한 분이 아니었던 거다. 물론 나는 이런 조언을 좋아하지 않지만, 골프 잘 치는 분이 애써 알려주면 고맙게 생각하는 골린이들이 더 많을 거다. 



남자들은 나이들수록 여성호르몬이 늘어난다는데, 그래서 그런가, 남의 일에 종종 간섭하고야 마는 아줌마의 속성을 아저씨들도 갖게 되는 것 같다. 나도 예전 같으면 못 본 체 지나칠 일을 요즘에는 한마디하는 자신을 바라보며 당황스러웠던 적이 종종 있었다. 



보편성이라는 게 누구에게나 해당된다는 것은 아니므로 내가 선의로 한 행동이나 말이 다른 사람한테 환영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 항상 잊지 말아야겠다. 



그나저나, 내 골프 실력은 언제쯤 느는 걸까? 남편이 그러는데, 8개월간의 내 골프 연습 시기를 죽 보면, 유튜브 열심히 찾아보고 자신에게 맞게 연습했을 때 골프 실력이 가장 많이 늘었다고 한다. 



누가 나를 알려준다고 투덜댈 수만은 없는 게,, 내가 골프 치는 걸 보면 누구나 다 알려주고 싶은가 보다.^^ 정말 나한테 많은 분들이 조언을 해주었고, 어제는 급기야 나를 코치해주셨던 선생님이 오셔서 드라이버 스윙을 한참이나 봐주고 가셨다. 글을 쓰다 보니 알게 되었다. 나이 들면 늘어나는 남성호르몬이 문제가 아니라 내 실력이 문제였던 거다. 흑 ㅠ



날마다 연습은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골프가 재미있지는 않다. 잘 치게 되면 재미있어지겠지. 나 자신한테 파이팅~ 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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