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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 Jan 20. 2022

수요일의 맞춤법_할 걸 / 할걸

'수요일의 맞춤법'이라고 이름을 지으니 어감이 참 좋다. 이제부터 수요일에는 무조건 맞춤법을 써야겠다. 그런데 또 '수요일의 글쓰기'라고 해도 제법 어울린다. 모든 요일이 다 의미가 있겠지만, 수요일은 부담도 덜하고 여유도 느껴지면서도 로맨틱하기까지 하다(아마도 이건 '비오는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이라는 제목의 노래 때문이겠지만).

그래, 수요일, 너로 정했다. 맞춤법에 가장 잘 어울리는 요일로. 


맞춤법 정리를 하는 건 나에게도 의미가 있다. 맞는 단어를 알고는 있지만, 그게 어떤 원리나 원칙에 의해 그렇게 정해졌는지는 명확하게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나름대로 국립국어원에 드나들며 정리를 하면서 나 역시 확실하게 알게 되고는 한다. 


보통은 내가 헷갈리는 맞춤법을 정리했는데, 요즘은 '다른 사람들도 다 뻔히 알고 있는 걸 괜히 정리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는 한다. 오늘처럼 '잊어버리다'와 '잃어버리다'를 정리하려고 마음을 먹었을 때처럼 말이다. 너무 쉬운 단어를 짚고 넘어가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면 나는 딸아이에게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아이가 정확하게 대답할 수 있을 때는 다른 단어를 고민해 보는데, 이럴 때 들어가는 곳이 국립국어원 홈페이지다.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에 '온라인상담'이라는 게시판이 있어서, 헷갈리는 단어가 있다면 문의하면 된다. 아무래도 순차적으로 답변을 하다 보니 바로 답변이 달리지 않는 경우가 있어서, 나는 주로 가나다전화로 전화를 걸어 문의하는 편이기는 하다. 


온라인상담 게시판에 올라온 문의사항을 보면 사람들이 많이 헷갈려 하거나 궁금해하는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종종 맞춤법 문제가 아닌 시험 문제를 물어보는 경우도 있고, '뭐 이런 것까지 궁금할까?' 싶은 질문들도 눈에 띄고, 직장에서 문서 작성할 때 필요한 건지, 한 사람이 비슷한 단어에 관련된 질문을 스무 개씩 연달아 하기도 한다.  


온라인상담 게시판에 올라온 글 중에 여러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게 'ㄹ걸'의 쓰임이다. 어떤 때는 'ㄹ'과 '걸'을 붙여서 쓰기도 하고 띄어서 쓰기도 하는데 구분법은 간단하다. 의존명사 '것'에 'ㄹ'이 붙인 경우는 띄어쓰지만, 종결어미로 올 때는 붙여쓴다. 


그렇게라도 할 걸 그랬다. (O)

미리 나오라고 할걸. (O)


종결어미로 쓰이는 경우는 두 가지다. '미리 나오라고 할걸'처럼 혼잣말로 어떤 일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지만, 아래 경우처럼 추측이나 기대의 의미로 쓰일 때도 있다. 


내가 너보다 키가 클걸. (O)


수요일의 맞춤법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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