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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 Jan 23. 2022

내가 쓴 글이 어쩐지 좀 이상하다면

가끔 조카나 남편이나 주위 사람들이 글이 이상한지 봐달라고 할 때가 있다. 자신이 쓴 글은 틀린 곳이 잘 보이지 않는 법이다. 

글이 매끄럽게 읽히지 않고 뭔가 좀 꺼림칙한 게 있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주술관계가 맞는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아무리 긴 글이라도 시작하는 말과 끝나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면 문장이 어색하게 마련이다. 특히 문장이 길어지다 보면 주어와 술어의 관계도 멀어질 수 있으므로 주어와 서술어를 잘 살펴야 한다. 


엄청난 환경오염으로 이제는 지구가 위태로울 지경으로 만들었다.


딱 봐도 이상하다. 이 문장에서 주어는 '지구가'가 되고 서술어는 '만들었다'가 되는데, '지구가 만들었다'라는 문장은 성립되지 않는다. 따라서 '엄청난 환경오염으로 이제는 지구가 위태로울 지경이 되었다.'라고 해야 한다. 


중복된 단어가 있는지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오늘따라 숲속에서 들리는 개구리 소리가 유난히 처량하게 들린다. 


문장이 깔끔하려면 빼기를 잘해야 한다. 중복되는 의미나 단어를 하나하나 빼나감으로써 가볍고 단순한 문장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반드시 단문을 만들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문장이 길어져서 의미가 모호해지면 읽는 사람이 피곤해진다. 


그렇다고 너무 많이 빼서 의미가 모호해지면 안 된다. 


잘못하면 사고가 날 뻔했지만 빠른 판단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 


언뜻 보면 큰 문제가 없어보이지만 다음과 같이 고치면 좀 더 안정된 문장이 완성된다. 


잘못하면 사고가 날 뻔했지만 빠른 판단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현재형이나 과거형이 어색하게 들어가 있는 건 아닌지도 파악해 보자. 


대체적으로 무난한 대회였다.


'대회였다'가 과거형이므로 '무난한'이 아니라 '무난했던'이 와야 자연스럽다. 


능동형으로 표현될 수 있는데, 혹시 피동형으로 쓴 건 아닌지도 살펴봐야 한다. 이 밖에도 접속사를 남발한 건 아닌지, 너무 구태의연한 표현을 쓴 건 아닌지, 굳이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 말을 넣은 건 아닌지 꼼꼼하게 점검해 보자. 


자신이 쓴 글을 다시 읽기 싫은 법이지만, 여러 번 읽을수록 글의 완성도는 더 높아진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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