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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 Feb 05. 2022

'도전'이 내 삶의 모토는 아니지만,,

내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책으로 만드는 것은 잘하지만,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낼 생각은 구체적으로 해본 적이 없는데, 평소 알고 지내던 사장님의 제안으로 책을 계약하게 되었다. 



2019년에 처음 디자인 프로그램을 배우고 그 해에 포토샵 1급 자격증을 딴 뒤로 출판사에서 책 편집과 디자인을 같이 했지만, 따로 그림을 배운 적은 없다. 다만 어릴 때 순정만화 여자 주인공 얼굴을 그리는 걸 몹시 좋아했다. 눈이 얼굴의 반을 차지하고 동그란 눈동자가 몇 개씩 있는 그런 그림 말이다. ㅋ



그러다 작년 5월부터 블로그에 글을 올리면서 그림도 같이 그렸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소질이 있거나 하지는 않다. 그래도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어서 상황에 맞는 그림을 그려넣는 게 꽤 흥미진진했다. 

어떤 날은 아이디어가 떠올라서 단숨에 그리기도 했지만, 어떤 날은 글은 썼는데 어울리는 마땅한 그림을 그리지 못해 몇 시간이고 모니터 앞에 앉아 있기도 했다. 



매일 글쓰기 모임을 하면서 꾸준을 글을 쓰려는 노력을 했고, 그림을 그려서 글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그러다 다른 블로그를 통해 일반인도 이모티콘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네이버 스티커에 도전하게 되었다. 장벽이 낮은 플랫폼에 도전하는 것이므로 안 떨릴 줄 알았는데, 승인이 나기까지 2주일이 지나는 동안 날마다 들어가서 승인 확인을 했다. ㅋ 승인되었다는 메일도 못 받고 오지큐마켓에 들어갔더니 내가 그린 스티커가 팔리고 있는 거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네 사람이 구매한 것을 확인하는 순간의 설렘이란. 지금 생각해도 참 기분 좋은 경험이다. 



예상했듯이 네이버 스티커 수입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지금도 꾸준히 팔리고 있고, 또 개인적으로 볼 때도 바람직한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단순히 디자인 프로그램을 배운 것에 머물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고 도전하여 결과물을 얻어내기까지의 과정을 옆에서 지켜본 지인이자 출판사 사장님이 나에게 책을 내보자고 제안하셨다. 물론 내가 책을 낼 정도로 일러스트 실력이 뛰어나지는 않다. 다만 그림을 배운 적이 없으면서 혼자 꼼지락꼼지락거리고, 명절이면 이모티콘을 만들어서 지인들에게 인사하고, 네이버 플랫폼에 이모티콘을 제안하고 승인받은 일련의 것들이 꽤 괜찮은 스토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나 보다.



글을 쓰면서 또 내 출판사에서 낼 책들을 기획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계약이 이루어졌다. 차례를 잡아서 보냈고, 수정을 하면서 조율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동안 다른 사람의 책을 만들기만 했지, 내 이름으로 책을 내는 것은 처음이라 걱정도 되고 설레기도 하다. 그렇다고 너무 힘주지는 않으련다. 힘은 빼되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을 다할 뿐. 



내 삶의 모토가 '도전'은 아니다. 다만 하나를 하다 보면 다른 것으로 연결이 되므로 선택지가 다양해지는 듯하다. 언제나 그렇듯이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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