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
공중에 발자국을 찍으며 나는 새가 있다
제 존재를 끊임없이 확인하기 위해
지나온 흔적을 뒤돌아보며 나는 새가 있다
그 새는 하늘에 발자국이 찍혀지지 않을 땐
부리로 깃털을 하나씩 뽑아 던지며 난다
마지막 솜털까지 뽑아낸 뒤엔
사람의 눈으로 추락하여 생을 마감한다
오늘은 내가 그 새의 장례식을 치른다
저 하늘의 새털구름,
그 새의 흔적이다
-박성우(1971-) 는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원광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거미' 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0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가 당선되면서 아동문학을, 2009년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청소년저작 및 출판 지원사업에 청소년시가 당선되면서 청소년문학을 시작했다. 저서로 시집 『거미』, 『가뜬한 잠』, 『자두나무 정류장』, 『웃는 연습』, 동시집 『불량 꽃게』, 『우리 집 한 바퀴』, 『동물 학교 한 바퀴』 등이 있다. 백석문학상, 신동엽문학상, 윤동주젊은작가상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