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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구름 / 김종삼

시 읽기

by 박둥둥



나는 나와 같이 고아로서 자라온 여자 친구와 함께 더위가 한창이던 남해 어느 선창에서 말린 피문어 한 축을 사 들었다.

똑딱선에서 씹었다 바닷가에서 씹었다 온 종일 씹었다 소주를 많이 먹었다 그날부터 오랫동안 사귀어 왔기에 친숙한 그 여자와 헤어지는 날이었다.

나는 그로부터 살아갈 수 없이 되었다.


-김종삼(1921-1984)은 평양에서 동아일보 지국을 운영하는 아버지와 기독교 집안의 외동딸인 어머니 사이의 4남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김종삼은 은율의 외갓집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으며, 1934년 광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숭실학교에 입학한다. 1937년에는 숭실학교를 중퇴하여 이듬해 토요시마상업학교에 편입학하여 졸업한다.

1942년에 일본 동경문화학원 문학과에 야간학부로 입학하였으나, 2년 후에 중퇴하여 영화 조감독으로 일하였다. 그 후 최창봉의 소개로 극단에 입회해 음악 연출을 담당했다.

1953년 5월에 형인 김종문의 소개로 군 다이제스트 편집부에 입사한다. <원정>을 발표하여 등단했다. 이후 국방부 정훈국 방송과에서 음악담당으로 시작하여 10년 동안 상임 연출자로 근무한다. 이후 작품 활동과 방송국 근무를 지속하다 1976년에 방송국에서 정년퇴임하였다.

퇴임 후에도 꾸준히 작품활동을 하다가 1984년 12월 8일에 간경화로 성수병원에서 사망했다. 유해는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소재의 길음성당에 안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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