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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

시 읽기

by 박둥둥


우리가 던진 돌들이 유리처럼 선명하게

세월 속으로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다.

골짜기엔 순간의 혼란된 행위들이

나무 꼭대기에서 꼭대기로

날카롭게 소리치며 날아간다.

현재보다 희박한 대기 속에서 입을 다문 돌들이

산꼭대기에서 꼭대기로

제비처럼 미끄러져,

마침내 존재의 변경(邊境) 지대

머나먼 고원에 이른다.

그곳에서

우리의 모든 행위들이

유리처럼 선명하게 떨어진다.

바로 우리들 자신

내면의 바닥으로.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는 1931년 스톡홀름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랐다. 스톡홀름에서 그리 멀지 않은 지방에서 심리상담사(psychologist)로 사회 활동을 펼치는 한편, 20대 초반에서부터 현재까지 13권의 시집을 펴냈다.

그는 독일의 페트라르카 문학상, 보니어 시상(時賞)을 받고 2011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그의 시는 지금까지 6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있을 정도로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고 있다.

초기 작품에서 스웨덴 자연시의 전통을 보여주었던 그는 그 후 더 개인적이고 개방적이며 관대해졌다. 그리고 세상을 높은 곳에서 신비적 관점으로 바라보며, 자연 세계를 세밀하고 예리한 관점으로 묘사하는 그를 스웨덴에서는 '말똥가리 시인'이라고 부른다. 2015년 타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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