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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상 Irondenker Jun 03. 2024

단연

일체의 사사로움을 저버리며

당신 누군가가 나에게

“네 마음을 채운 이 누구냐?”

라고 묻는다면

돌아오는 대답은

단연 당신이겠지요


좌상——— 나는 그 연직 아래를 봅니다

그의 애처로운 손이 우연히 눈에 들어옵니다

인연과 그간의 삼라한 관계를 헤아려봅니다

전연 알 수 없던 것들을 이제사 알 것 같습니다


나는 당신과의 만남도 없애고

맞닿을 듯한 연락을 끊고

당신에 대한 인상을 잊고

당신에 대한 기억도 잃고

당신과 만났던 기록을 지우고

당신과의 재회도 바라지 말고

당신과 우연히라도 만날 수 있다는

인연의 실낱조차 버려야만 하겠지요


그래야만 당신 생각을 멈출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것이야 말로 당신을 위하여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단연코 그것이 당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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