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운동 시간 때문에 아이와의 시간을 줄이는 일 없도록 하기
충족되지 못한 욕구가 남아 있는 성인은 종종 자녀를 통해 대리만족을 하려고 합니다. 부모가 전가한 혜택과 만족감을 자녀가 감사히 여기며 받아들이는 경우는 드문 것이 사실입니다. 과거에 이루지 못하고 현재까지 남아 있는 부모의 욕구는 비정상적인 육아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심리학자 버지니아 사티어는 이를 ‘과거의 오염된 그림자’라고 하였는데, 대부분의 부모는 이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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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이 자녀의 적성과 희망, 흥미와 무관하게 특정 꿈을 이뤄주길 기대하는 것입니다. 운동 취미를 즐기는 부모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나는 아이가 운동선수가 되면 좋겠어요. 제가 운동을 좋아하거든요”, 또는 ”우리 아이도 수영 자전거 달리기를 즐기며 활동적이면 좋겠어요. “ 등 주변 사람에게서 한 번쯤은 들어봤던 말들입니다. 부모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열망도 없는 목표를 좇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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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은 스스로 인지하지 못한 채 자기 마음에는 만족스럽지만 자녀가 원하지 않는 것을 계획하고는 하는데, 욕구 이론을 주창한 에이브러햄 매슬로는 이는 자녀에게 보이지 않는 구속복을 입히는 것과 같다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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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예술 감상, 독서 등 그 자체가 건전하고 근사해 보이고 본인이 그것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자기도 모르게 아이에게 취향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항상 스스로 조심해야 합니다. 저 또한 남들 보기 좋은 다양한 취미들을 즐기고 있지만 아이에게 결코 욕심내서는 안 되겠습니다. 아직 어리긴 하지만 저희 아이 성향을 봤을 때 운동을 그렇게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음악 듣는 것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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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직장 다닐 때 운동을 좋아하는 제 이미지 덕분에 등산, 축구, 자전거, 검도 등 사내 동호회 활동을 하는 상사분들에게 함께 운동하자는 제안을 자주 받았습니다. 그때도 마찬가지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해 봐도 재미있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직장 상사와 가족은 다를 수 있지만 원하지 않는 취향을 강요하는 것은 결국 같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운동을 아이에게 강요하지 않기, 내 운동 시간 때문에 아이와의 시간을 줄이는 일 없도록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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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일찍 일어나 제가 좋아하는 운동을 가족들 몰래(?) 합니다. 제 기분 좋습니다. 성취감도 있고요.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가족에게 강요하지 않고 시간을 빼앗지도 않도록 계속 노력해야겠습니다. 그런데 이번 여름은 특히 너무 습하고 더운 날씨가 계속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