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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언파파 Jul 31. 2024

아이언맨 대회를 준비하며 운동과 육아 일지 시작합니다.

철인 3종 아이언맨 구례 01

바람은 불었지만 생각보다 너무 덥고 습한 날씨, 만만해 보였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았던 새벽 러닝이었습니다. 포인트 운동 수요일인 오늘은 3000미터(3분 55초/km) 2회, 200미터 37초 5회, 이렇게 달렸습니다. 프로그램만 봤을 때는 만만해 보였습니다. 3분 55초/km 페이스는 400미터 트랙에서 1바퀴당 94초인데요. 원래 84초이지만 혹시 오타가 아닌가 생각할 정도였으니까요. 막상 뛰어보니 쉽지 않았습니다. 포기할 정도까지 힘든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마냥 수월하고 가뿐하게 할 수도 없었습니다. 새벽 4시 50분임에도 땀이 비 오듯 쏟아질 정도로 무더운 날씨 때문일지 모르겠습니다. 운동을 마치고 집에서 체중을 측정해 보니 2kg이 빠졌습니다. 포인트 수요일치고는 강도가 약해 보여 의도적으로 운동 부하를 더해주기 위해 어제 프로그램을 저녁에 진행했는데, 그 때문에 몸이 덜 회복되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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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운동을 마치고 복귀해 출근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서는데 아이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지금 아이는 방학 기간이라 아내와 함께 처가에 피서(?) 중입니다. 웬일로 아이가 먼저 전화를 하다니, 아침부터 들려오는 목소리가 더욱 반가웠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아빠 보고 싶어서 눈물 날 것 같았다고 합니다. 어휴 사랑스러운 녀석. 저도 눈물 날 것 같더군요. 아내는 저희가 가소로웠던 것인지 비웃는 것 같았습니다. 지난 주말 바다에 다녀온 이후로 아이가 아빠를 조금 더 좋아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내도 그렇게 생각했나 봐요. 아내가 말했습니다.

“봐라, 주말에 바다에서 그렇게 열심히 놀아주니까 애가 이렇게 좋아하잖아.”

맞는 말이긴 한데, 하나 동의 못할 부분이 있습니다. 저는 아이랑 놀아주는 게 아니라 그냥 놉니다. 진심으로 아이랑 함께 하는 게 가장 즐겁고 재미있거든요. 웃기고 별난 아빠라고 불릴지 모르지만 밥 먹고 있는 아이의 뒤통수만 봐도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습니다. 24시간 내내 아이와 아내랑 함께 있고 싶습니다. 가족과의 시간이 가장 좋습니다. 그렇게 친구 좋아하고 술자리 좋아하던 저였는데 아이가 세상에 나오고 나서 저는 더 이상 친구를 거의 만나지 않고 술은 정말 끊었습니다. 아내는 제가 이럴 줄 몰랐다며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종종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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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그런 생각을 합니다. 철인 3종과 마라톤이라는 운동은 아이의 아빠인 유부남에 최적화된 종목이라고요. 3종과 마라톤은 차량과 인적이 드물 때 자전거를 타거나 여름에는 더위를 피하고 겨울에는 바람을 피해 러닝을 해야 하니 이른 새벽 시간 활용이 중요한데, 아이 아빠는 저녁에 가족과 함께 해야 하기 때문에 새벽에만 오롯이 혼자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더욱 그렇습니다. 또한 팀 스포츠가 아니라서 혼자서도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는 종목입니다. 경험해 보니 가족과의 시간에 충실하고자 노력하는 보통의 아빠라면 시간과 장소 약속을 정해가며 사람들과 만나 운동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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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말에 3종 아이언맨 구례 대회가 있고, 10월 말과 11월 초에는 춘천마라톤과 JTBC 마라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9월 말까지는 러닝은 수요일, 일요일 포인트 위주로 진행하고 평일에는 자전거 위주로 하며 조깅을 곁들이는 정도로 달릴 생각입니다. 9월 말 이후에는 자전거는 잠시 쉬고 러닝 위주로 준비할 계획입니다. 수영은 꾸준히 해줘야 하는데, 잠깐 방심하는 사이 8월 동네 수영장 월 자유수영 등록이 마감되었습니다. 여름이라 인기가 많나 봅니다.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일일 자유수영 입장권으로 수영을 이어가야겠습니다. 이렇게 일기를 쓰듯 운동과 육아 후기를 남겨야겠습니다. 무엇이든 자신이 했던 것을 남기고 쌓아가면 거기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보고 듣고 생각하며 배우게 됩니다. 배우면 실천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고 실천하면 더 나아지려 노력하는 마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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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달리기 그리고 아이와의 전화 통화. 올해 7월의 마지막 아침도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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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400미터(90초)+400미터(114초) 5회 2세트 등

오늘 새벽 3000미터 2회, 200미터 5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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