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D 다음 날에는 400미터 20회 반복 달리기
어제는 느린 페이스로 30000미터 훈련을 했기 때문에 오늘은 빠른 속도 감각을 만회할 겸 400미터 반복 프로그램으로 달렸어요. 2명은 400미터 88초인 척하는 86초, 30초 제자리 휴식, 5회씩 1세트, 세트 휴식 3분, 총 4세트로 400미터 20회입니다. 나머지 2명은 400미터 84초인 척하는 82초입니다. 오늘 어떤 분들이 함께 모여 달렸는지 비밀입니다.
참고로 88초인 척하는 86초는 86.5초~87.4초를 뜻하고, 84초인 척하는 82초는 82.5초~83.4초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84초인 척하는 82초를 잘못 이해하신 두 분께서는 첫 세트부터 80~81초로 달리시더니 2세트부터는 70초 대로 달렸다고 합니다. 두 분이 어떤 분인지는 비밀입니다.
하긴 86초 두 명도 85~87초로 잘 달리다가 가끔 83~84초 대로 뛰더니 마지막 세트 마지막 질주에서는 73초까지 올렸습니다. 점점 저희 모임이 입만 벌리면 구라 치는 입벌구 모임이 되는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되기도 합니다. 오늘은 반포종합운동장 트랙에서 달렸는데, 저는 집에서 가까운 곳이라 집에서 반포로 갈 때에는 따릉이 공유 자전거를 이용했고, 운동 마치고 집으로 복귀할 때는 가볍게 달리며 복귀했습니다.
84초인 척하는 79초로 뛰신 분 가운데 한 분은 평소답지 않게 2세트 마치더니 3세트까지만 하고 가겠다고 했습니다. 왜 그러시냐고, 무슨 일 있냐고 물어봤더니 너무 힘들어서 뛰기 힘들다고 하시길래 이상한 소리,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고 4세트까지 꽉 채우고 가시라고 말했더니 그제야 번쩍번쩍 거리는 바람막이를 주섬주섬 벗으셨습니다. 가만히 봤더니 나이* 스톰 핏 바람막이네요. 세상에. 저런 걸 입은 채 70초 대로 속도 올려 질주하니 심장 타들어갈 듯 뜨거우면서 힘들 수밖에요. 바람막이 벗어던지신 분은 언제 힘들었냐는 듯 나머지 세트 무난하게 70초 대로 꽂아 넣으시며 모든 인원이 오늘 운동 무사히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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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패딩이나 방풍 바람막이 같은 건 웜업이나 쿨다운 할 때나 착용하셔야 해요. 메인 포인트 훈련할 때는 입는 것 아닙니다. 영하 10도까지 상의는 긴팔 티 1장만 입고 뛰면 충분합니다. 그 정도까지 체온이 안 올라온다면 준비운동이 부족하거나 메인 훈련 강도가 너무 약하거나 아니면 열정과 의지가 없는 겁니다. 공기 안 통하는 방풍 바람막이 같은 옷은 메인 훈련할 때 입으시면 안 돼요. 바람막이 저분 요즘 말씀만 하시면 조깅이나 할 뻔했는데 마치면 뛰길 잘했다고 하시는데요. 가만히 보면 이제 귀엽기도 하십니다. 맨 정신에는 귀여워 보이지 않고 보는 사람도 살짝 맛이 가야 저분이 귀여워 보이십니다. 어떤 분인지는 비밀입니다.
오늘도 등 허리는 쭉 펼쳐서 바짝 세우고 무게중심을 위로 올리는 느낌을 유지하며 달렸습니다. 속도를 올릴 때에는 뒤로 밀며 발을 차거나 땅을 찍고 발목을 뒤로 젖히며 속도를 내는 것이 아니라 무게중심을 올리면 자연스럽게 보속(케이던스)이 오르는 느낌으로 속도를 올려야 합니다. 발목 각도는 직각을 유지하며 발목 부상을 방지하고 착지 때 내 몸의 탄성을 유지해 줘야 합니다. 코어 근육 강화와 고관절 활성화하는 지상 동작 반복 연습을 꾸준히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