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서점에 다녀왔다
지난 주말 아내와 아이랑 광화문 교보문고에 다녀왔다. 가족 전체가 서점에 간 것은 정말 오랜만이다. 나 또한 서점에 오랜만이었는데, 3시간 동안 머물며 베스트셀러와 신간, 그리고 인문 외국어 소설 경영경제 과학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이 책 저 책 살펴보는 그 시간 자체가 정말 행복했다. 나는 활자중독 같은 것을 가지고 있는데, 딱히 생산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한다. 요즘 드물게 일간지 신문도 구독하고 있다. 지난 9월 아이언맨 구례 대회를 준비하며 대회 직전 3주 정도는 글 읽고 쓰는 시간, 신문 읽는 시간조차 부족하여 읽지 못한 신문들을 분리배출일에서야 폐지 수거함 앞에서 급히 훑어보고 버리고는 했는데, 신문들이 나날이 쌓여가는 그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무척 스트레스였다. 이런 내가 모처럼 해방되어 마음껏 서점에서 책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고 또한 몇 권을 ‘바로드림’으로 구입하였다. 진심으로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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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어 교육 서적 코너를 둘러보는데, 굿모닝팝스와 EBS 라디오 영어회화 교재들이 보였다. 가족여행과 내년 보스톤 마라톤 여행 등 준비할 겸 그리고 영어 공부 자체의 행복도 느낄 겸 오랜만에 영어 회화 책이나 사볼까 생각하던 참이라 특히 눈에 띄었다. 예전 학생 시절 취업을 위해 토익 공부할 때나 은행에서 연수를 위해 토플, GMAT을 공부할 때와는 다르게 그 어떤 의무감 없이 영어 공부라니. 중학교 때 처음 오성식 아저씨의 굿모닝팝스를 들으며 행복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오호, 오랜만에 굿모닝팝스를 사볼까, 아니면 단계별로 나뉘어 있는 EBS 라디오 교재를 구입해 볼까.’ 즐거운 고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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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분 동안 고민 끝에 라디오 교재가 아닌 유튜브 등으로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영어회화 단행본을 구입하였다. 다시 생각해 보니 매달 교재를 구입하면서까지 매일 일정시간 학습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겁을 먹은 것이다. 겁쟁이 철인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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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벽 운동도 마찬가지였다. 오늘의 프로그램은 가벼운 보강 반복 동작 후 아주 느린 페이스로 50분 조깅하는 것이었는데, 호기롭게 70분 조깅을 조금 더 빠르게 달리고 1000m 빠른 달리기도 하였다. 내심 1000m나 400m 질주를 몇 개 더 할까 마음먹었지만 이내 그만두었다. 혹시라도 오늘 오버페이스 했다가 내일과 주말 프로그램을 제대로 못하면 어떡하나 겁을 먹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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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쟁이 철인아빠
오늘도 달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