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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언파파 Feb 19. 2024

안양 장거리 실내 수영 대회에 참가하였다

3.8km 수영 대회

’난관에 부딪혀 놀라는 사람은 스스로를 무지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무지의 상태에서 벗어나려고 철학을 하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이야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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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잘 안다고 생각한 분야에서, 사실은 제대로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당혹스러운 경험. 이러한 놀라움이 철학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놀라움이란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것이 나타나 생기는 감정이 아니라 낯익은 것이 사라져 생기는 감정이다. 당연한 것이 더 이상 당연하게 느껴지지 않을 때, 놀라움이 시작되고 우리는 철학하고 탐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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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움이란, 대답이 충족되면 사라지는 호기심과 다르다. 놀라움은 우리를 늘 깨어 있게 만들어 준다. 놀라움을 느끼는 것은 우리가 살아 있다는 증거이다. 아무것도 놀랍지 않은 사람, 더 이상 무엇에도 자극받지 않는 사람은 사실 죽어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놀라움이라는 감정을 생생하고 살아 있게 하는 일, 이는 끊임없이 나 자신을 개방하고 새로움에 대한 탐구를 이어가는 것이다. 자기 계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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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하게 철학을 들먹이지 않아도 좋다. 단순히 좋아하는 운동 취미를 통해서도 우리는 이러한 탐구의 영역과 자기 발전의 계발을 게을리하지 않음에 이를 수 있다. 답은 간단하다. 대회에 참가하여 나 자신을 다시 한번 살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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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는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장거리수영대회가 있었다. 참가했던 종목은 3.8km. 3종 대회 풀코스에서의 수영 종목 거리와 동일하였고, 가을 이후 겨울 동안 나 자신이 얼마나 수영 연습을 하였고 어떤 수준에 위치하고 있는지 점검하기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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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2,500m 지점까지는 앞 선수를 뒤따르며 100m 당 1분 33초~34초 정도의 페이스를 유지하여 60분 이내 기록을 노려볼 만하다 잠시 생각했지만, 2,500m 이후 추월 과정에서 앞 선수를 놓치며 나 홀로 독주를 지속하며 페이스가 떨어졌고, 결국 여기서 시간과 힘 손실이 많이 발생되어 63분 정도의 기록으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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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선수를 뒤따르며 물 저항의 이득을 보지 않고는 나 혼자서는 60분 이내 기록 달성은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킥, 물 잡는 캐치, 물을 당기고 밀어내는 스트로크의 감각까지 그동안 익숙했던 나의 감각으로는 기록 향상에 한계가 있음을 다시 한번 절감하였다. 확실하게 내 주제와 분수를 알게 된 것이다. 경기가 진행되는 내내 다른 선수들의 역영을 물속에서 바라보며 끊임없이 놀라웠다. 전문 선수들이 아닌 동호인들끼리의 경기임에도 팔 모양, 발 모양 하나하나 나에게는 개선할 점 투성이었다. 보고 배울 것들이 너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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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은 경쟁을 통해 달성된다. 단순히 힘의 경쟁이 아니라 개성의 경쟁, 차이의 경쟁일 때 진정 생산적인 경쟁이 이루어진다. 목표했던 3.8km 60분 달성은 실패하였다. 100m당 1분 30초대 페이스 유지도 하지 못했다. 실패 투성이인 경기였지만 수영 대회가 항상 재미있는 것은 나에게 수영은 아직 배움 가득한 학습의 장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수영은 유산소 지구력 운동에서 기술의 정점에 있는 종목이다. 러닝이나 사이클 또한 기술과 자세가 중요하더라도 어느 정도는 힘과 정신력으로 버티고 해낼 수 있지만 수영은 물에 뜨는 기술, 물을 차는 기술, 물을 잡고 당기고 밀어내는 기술 없이는 제대로 된 전진 자체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영이 제대로 안 될 때에는 약이 오른다. 심폐지구력이나 근력 같은 것들이 부족하면 어느 정도 타고난 것이라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지만 기술이 부족한 것은 역시나 자존심 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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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은 아직 나에게 놀라움의 연속, 배울 것이 가득한 보물창고이다. 실력도 부족하고 준비도 부족했지만 역시 이번 대회 참가하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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