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 위임의 중요성
적절한 시기에 권한위임은 참으로 중요한 것 같다.
그 타이밍을 놓치면 자칫 의사결정 '겁쟁이'가 될 수도 있음을 느낀다.
경영학도로서 Empowerment의 장단점, 효율성, 부작용, 주의사항 등 여러 가지를 들어왔지만 그때는 현실감이 없었다. 오늘은 사회생활(정확하게는 회사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이 권한위임의 타이밍을 놓치는 과정에 대해서만 떠들어보자.
스타트업을 시작하게 되면 보통 하나의 과업을 가지고 시작하겠지.
내가 대표니까 그 하나의 과업을 내가 책임지고 시작하겠지.
물론 내가 대표니까 나는 이 과업을 100점으로 만들 수 있지. 난 100점짜리 직원이니까.
그런데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 과업이 하나가 더 생겼지.
나는 두 개의 과업을 동시에 해낼 역량이 충분하지. 나는 대표니까.
그런데 두 개를 하다 보니 하나당 90점짜리 결과를 얻게 됐지. 어쩔 수 없지.
이런, 동시에 해야 할 과업이 3개가 되었지. 그래도 난 다 100점짜리로 만들 수 있지.
동시에 3개는 무리였나 보다. 하나당 80점짜리 결과를 얻게 됐지. 음.. 어쩔 수 없지.
그래서 사람을 채용했지. 그런데 의사결정권은 아직 줄 수가 없지.
난 대표라 100점짜리 직원인데 이 사람은 나만큼 못할 것이기 때문이지.
과업 하나를 시켜보니 90점 정도였지. 역시 100점인 나보다 못하니 중요 결정은 내가 해야만 되지.
이렇게 시작된 대표의 자만심(?)은 결국 모든 과업들의 의사결정권을 놓지 않는다.
과업이 쌓일수록 본인이 만들어낼 점수가 깎인다는 걸 눈치채지 못한다. 다른 사람에게 넘기게 된다면 비록 100점은 아닐지라도 본인보다는 낫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시간이 흐른다. 과업은 엄청나게 많아졌고 의사결정을 해야 할 일들도 산더미처럼 쌓인다.
아직도 대표는 본인이 다 손대야 100점인 줄 착각하고 권한위임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산더미처럼 쌓인 이 사안들을 어떻게 다 본담? 무엇을 먼저 봐야 한담?
쉽게 결정할 수가 없고 그렇게 하루하루 밀리게 되고 중요한 의사결정의 시한은 계속 넘어가게 된다.
그렇게 의사결정 '겁쟁이'가 된다.
내가 리딩하는 개발 프로젝트에 여러 직무들이 존재한다. 디자이너, 프런트엔드엔지니어, 백엔드엔지니어, 테스터엔지니어, 인프라엔지니어 등등
이들의 직무적 전문성을 존중하면서 스스로 내릴 수 있는 결정들은 독려하고자 한다. 그런데 이것도 참 어렵다. 자칫 의사 결정과 책임이 두려워 팀원에게 미루는 의사결정 '겁쟁이'로 비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진부한 결론.
권한 위임의 중요한 포인트는 끊임없는 소통과 피드백이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