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봐야 월급쟁이 직장인
나는 프로덕트 오너(Product Owner, PO)다. 나라마다, 회사마다 명칭의 차이는 있다. 어떤 곳은 프로덕트 매니저(Product Manager, PM)로, 어떤 곳은 프로덕트 오너로 부르지만 정체성은 같다. ‘제품 또는 서비스를 세상에 내놓는 일을 하는 사람’ 정도로 정의하면 될까. 여기저기서 프로덕트 오너와 프로덕트 매니저는 이름만 다를 뿐 같다고 보기도 다르게 보기도 하며 또는 종속 관계로 보기도 하지만, 다시 말해 본질은 같다. 나는 회사에서 프로덕트 오너라고 불린다. 그리고 내가 그렇게 불리길 원한다. 오너(Owner)라는 단어가 주는 무거운 책임감이 있다. ‘제품 책임자’, ‘제품의 시작과 끝을 책임지는 사람’ 나는 그 무거운 책임감을 즐긴다.
사실 프로덕트 오너라는 직무가 우리나라에서 통용되기 시작한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굳이 비슷한 직무를 찾아보라면 ‘기획자’인 듯 싶다. - 회사의 전략을 제품 또는 서비스로 녹일 방법을 고안하고 문서로 표현하며 이해 관계자들을 설득하는 사람 – 기획자의 업무는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해서 기획안이 통과되면 어느 정도는 마무리가 되었을 것이다. 프로덕트 오너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통과된 이후가 진정 시작이다. 개발팀을 꾸리고(아, 개발을 함께 해달라고 개발자들을 설득하는 일이 있구나.. 나만을 위한 전담 개발팀이 있다면 참 좋으련만..) 개발에 필요한 요구사항과 정책 등을 정의하며 계획된 타임라인에 맞게 개발 조직을 리딩하여 모든 개발 과정을 마친다. 마침내 론칭된 제품은 프로덕트 오너에 의해 그 사명을 다해 소멸될 때까지 라이프 사이클(제품수명주기)이 관리된다. 적다 보니 숨이 찬다. 아! 가장 앞으로 돌아가보자. 기획안을 만들려면 회사의 전략이 먼저 내려와야 하는데.. 회사의 전략이..? 그렇다. 프로덕트 오너는 회사의 전략을 수립하는 데에도 기여해야 하며 때로는 본인이 제품을 기획하기 위하여 전략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프로덕트 오너(Product Owner). 그렇다. 전략, 기획, 개발(리딩), 조직관리, 제품수명주기 관리 등 (코딩 빼고) 모든 것을 해내는, 나는 책임이 엄청나게 많은 (Owner인데 권한은 없고 책임만 많은) 월급쟁이다. 한번 더 말하지만 나는 이 무거운 책임감을 즐긴다.
나는 올해 5살이 된 스타트업의 프로덕트 오너로서 제품과 서비스를 열심히 만들어내고 있다. 많은 동료 PO들과 PO가 되고 싶은 미래의 동료들에게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한다. PO로서, 그리고 월급쟁이 직장인으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