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로와 Jul 16. 2019

세차 그까이꺼

가심비와 가성비를 잡은 세차 방법을 찾다



1. 내 첫차와 두 번째 차는 부모님과 부모님 친구분이 타던 매우 낡은 중고차였다. 

처음 차를 받아왔을 때는 실내외의 먼지 한 톨 인정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세차를 했지만, 한 시간 넘게 뻘뻘 땀 흘리며 마친 차의 모습은 그냥 중고차일뿐이었다


2. 아이를 낳고 핑계 삼아 갖고 온 세 번째 차 역시 중고차였지만 2년이 갓 넘었었고 아직 광이 살아 있었다. 

초반에는 정말 열심히 세차를 했는데, 실내주차장이 없는 환경상 세차를 하고 이틀만 지나면, 다시 거지꼴을 면하지 못했다. 부지런히 타고 다니면 좋겠지만, 기름값, 주차비 아낀다고 주말에만 차를 타서 더더욱 세차에서 관심이 멀어졌다


3.나에게 세차는 하나의 의식 같은 것이었다. 

세차를 하러 나가는 게 그렇게 어려울 수가 없었다. 탈 때마다 더러워 죽겠는데, 세차하는 날과 그다음 날을 제외하곤, 차가 다시 더러워지니 말이다


4. 그렇다고 세차를 안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문을 열어야 하는데 손잡이가 너무 더럽고, 창문을 열면 먼지가 들어오고 나무에서 떨어진 열매가 열기에 녹거나 새똥이 묻거나 하면 (흰색 차량이라) 너무 잘 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딘가에 갔을 때 깔끔한 차에서 내리는 가족을 보면, 뭔가 더 좋아 보이곤 했다.


5. 하지만, 셀프세차는 너무 귀찮고 손세차는 너무 비싸다.

셀프세차를 하려고 생각하니 각종 용품들이 눈앞을 왔다 갔다 해, 쿠팡을 뒤지다가 장바구니에 담긴 가격과 개수를 보고 포기했다. 2주에 한 번씩 세차를 하며 관리한다면 모든 물품을 사겠지만, 세차를 하며 드는 시간과 체력과 비용 대비 차량을 타는 (깨끗하게 보관되는) 시간이 너무 짧았다. 집 근처의 16000원 - 25000원짜리의 손세차를 두 곳에 맡겼봤는데 이건 한 건지 안 한 건지 모르게 해 줬고 제대로 된 곳의 손세차를 맡기려고 보니 실내외 하면 5만 원이 훌쩍 넘는다.


6. 그래서 고민하다, 내 기준에서 가장 가성비와 가심비를 잡는 방법을 찾았다. 

동네에 마침, 주유소에서 셀프세차장과 기계식 세차장을 같이 하는 곳이 있었다. 우선 셀프세차장에 가서 고압수로 차 사이에 낀 나뭇잎과 차에 붙은 찌꺼기들을 불리기 위해 충분히 뿌려준다 (2분 30초 - 3000원) 이후 남아있는 찌꺼기들을 물티슈로 제거해준다. (100장에 1000원) 차를 그대로 옮겨 기계식 세차장에서 세차기를 돌린다 (5만 원 주유 시 4000원) 차를 다시 세차 후 닦는 곳으로 갖고 와 물기를 제거하며 물티슈로 디테일을 한번 더 정리해준다


7. 디테일은 아쉽지만 이 정도면 충분하다

유막 제거나, 광택, 철분제거 등의 세밀한 관리는 안되지만 이 정도면 차가 매우 매우 깨끗해진다. 물론, 차의 문틈 사이나 / 사이사이에 미흡하게 되는 곳들은 한번 더 물티슈나 수건으로 닦아내 준다. 그리곤 돌면서 스톤칩 같은 것에 파인 곳을 카 페인트로 메워준다 (안 해주면 부식된다) 셀프세차 고압수 - 미트질 - 고압수를 하면 대략 3천 원 - 3천 원 - 3천 원 코스로 =9천 원인데 위의 과정을 거치면 8천 원에 / 셀프세차 보다 힘도 덜 들고 시간도 적게 걸린다


8. 실내 청소는 택시들의 충전소를 찾으면 좋다

셀프세차장은 에어건이나 청소기 가격이 비싼 편이다. (대략 2분에 1000원) 그래서 예전에 LPG차를 탈 때 종종 가던 충전소로 간다. 그곳은 택시들의 성지로 청소기, 카메트 청소기를 모두 100원에 사용할 수 있다.게다가 에어건과 공기압 넣는 것은 아예 무료다.

단, 충전차량이 아니다 보니 눈치가 좀 보이고, 기사님들의 순환이 빨라서 자리를 오래 차지하고 있기는 어렵다.


9. 가성비와 가심비를 잡았다.

처음 이런 패턴으로 해봤는데 내가 생각하는 적정 가격선에서 내가 감안하는 원하는 만큼의 깨끗함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물티슈 공정이 내가 원하는 만큼의 깨끗함을 만들어 내기 위함인데, 시간이 조금 걸린다)


세차가 너무 귀찮고 어려우신 분들은,

이런 방법을 해보시는 것도 추천한다





작가의 이전글 다시 찾은 브런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