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 벌써 3월이 지나간다. 1/4분기가 지나가고 있다고. 연초에 세웠던 계획은 잘 진행되고 있어? 올해도 작년, 재작년에 썼던 목표 그대로 적었다고? 보아하니 내년에도 같은 목표를 적을 것 같다고? 달성 못 할 거 뻔히 안다고? 얘, 왜 지키지도 못할 백지수표를 남발하니? 그것도 남도 아닌 너 자신한테... 지킬 수 있는 약속만 너하고 해.
그럼... 오늘 너 시간 괜찮니? 자, 오늘 언니가 목표를 꼭 이루게 하는 방법, 그걸 알려 줄게. 언니가 적어도 네가 너 자신과 한 약속은 꼭 지킬 수 있도록 도와줄게. 언니 한번 믿어봐. 오늘 얘기는 진짜 너에게 도움이 될 테니 잘 들어야 해. 자, 커피 먼저 한 모금 하고, 준비됐지? 자, 시작한다~
일단 목표에 대한 얘기에 앞서서 지난번 얘기한 똥, 된장 얘기 먼저 해보자. 지난번 성공에 관한 얘기 하면서 스토아 철학자 에픽테토스 오빠 얘기했잖아. 똥, 된장 구분을 잘해야 한다고.
“제일 먼저 따져봐야 할 중요한 원칙은 ‘이것이 과연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것이냐 아니냐’이다. 만약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내 이성으로 하여금 이것은 나와 아무 상관없는 것이라며 무시하도록 하라.” -에픽테토스
뜻대로 되는 문제는 된장, 뜻대로 안 될 문제는 똥이라고. 똥은 알아서 잘 피하라고. 그지? 기억나지? 그런데 우리가 만나는 문제들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게 똥인지 된장인지 잘 구분이 안 되는 것들이 있어.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애매하게 양다리 걸친 녀석들 말이야.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세상사의 중요한 부분들 대부분이 바로 이 똥과 된장 그 사이 어딘가에 있다는 거야. 그래서 윌리엄 B. 어빈이라는 스토아 오빠들의 완전 찐 팬인 이 오빠가 세상사를 이렇게 세 가지로 나눴어.
(* 윌리엄 B. 어빈의 분류와 그 의미를 따르되, 분류의 용어는 ‘언니’가 편의상 변용하였음.)
자, 첫 번째, “내가 전혀 통제 못하는 것”. 이건 뭔지 잘 알지? 예를 들면? 뭐, ‘네 부장이 좀 착한 인간이었으면 좋겠다’ 같은 거. 네 부장이 착해지고 말고는 네 맘 아니고 네 부장 맘이지? 그럼 이건 똥이야. 맘 비워. 굳이 기대하려면 네 부장의 다음 생을 기대해봐.
사실 이 “내가 전혀 통제 못하는 것”, 이 문제만 걸려내도 네 인생은 한 20kg는 가벼워질 거야. 스트레스의 절반이 싹둑 잘려나간다고. 그러니 똥 잘 걸러내고 살아. 이것만 잘해도 너 우리 스토아 오빠들이 잘한다 잘한다 오구오구 해줄 거야.
자, 이어서 두 번째, “내가 완전하게 통제 가능한 것”. 이건 좀 심오하게 들어가 보자. 자, 눈 크게 뜨고 들어. 네가 완전하게 통제 가능한 것으로 가장 쉬운 예를 들자면 바로 네 생각이야. 저녁에 애들 반찬을 뭘 만들지 생각해보자~하면 어때? 계란말이, 소불고기, 미역국, 그것도 아니면 라면.... 생각이 막 되지?
네가 지금 뭘 생각할지 그건 아무도 방해 못할 온전한 네 권한이야. 너에게 뭐가 제일 중요하고 뭐가 가치 있는지는 온전히 네 생각으로 네가 정할 수 있다는 거야. 이 생각만 잘 구워삶아도 네 인생의 이목구비가 한결 또렷해지며 빛나는 라인도 살아날 거야. 그러니 똥 덩어리들에 신경 쓰지 말고 이런 알짜배기 된장에 집중해.
자, 드디어 세 번째, “내가 부분적으로 통제 가능한 것”. 잘 따라오고 있지? 이 영역에 속하는 것들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오늘 언니가 너 생각해서 한 가지로 압축해서 얘기할게. 네가 그 간 살면서 네 다이어리 맨 앞장에 무수히 적어왔던 것들. 그것들을 달성하는 게 바로 이 세 번째 영역에 속해. 예를 들면 공무원 합격하기, 취업하기, 책 출간하기, 결혼하기 등등
우리 스토아 오빠들이 늘 강조하지? 네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라고? 목표의 “달성”이 완벽히 통제하기 어렵다면... 방법은? 바로, 목표의 “수립”에 집중하는 거야.
목표 달성은 완전 네 맘대로 되지 않는다 해도 목표 수립은 완전 네 맘이야. 그럼, 이 목표 수립은 뭐야? 세상사의 분류 중 두 번째, “내가 완전하게 통제 가능한 것”에 속하는 거야. 목표 수립에 신중을 기하면 네 목표의 달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게 줄어들어. 완전한 통제가 어려웠던 목표 달성을 통제가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내릴 수 있다는 거지? 어떻게 가능하냐고? 바로 목표를 조작하는 거야. 약간의 속임수를 쓰는 거지.
“무슨 일을 하든 간에, 목표는 낮게 잡아라. 그리고 자신이 반드시 이길 수 있도록 게임의 규칙을 조작하라.” -팀 페리스
자, 너 더 이상 네 목표 앞에 실패하고 싶지 않지? 올해 세운 목표들 올해 KO 시키고 내년에는 정말 새로운 목표를 적고 싶지? 그럼 목표를 최대한 달성하기 유리하게 목표를 조작하는 거야. 자, 두 가지 방법이 있어.
“목표의 내면화”와 “목표의 시스템화”.
뭔 말인가 싶지? 자, 언니가 차근차근 얘기해줄게.
먼저, 목표의 내면화야. 스토아 철학자 오빠들이 늘 강조하는 ‘통제 가능한 것에 집중하라’는 원칙에 따른 거야. 너 육아휴직 때문에 지금 대리만 8년째라고 했지? 자, 과장 승진을 예로 들어보자. 올해 네 목표가 ‘올해 안으로 과장 승진하기’야. 그런데 승진은 네 노력만으로 안 되지? ‘네 노력’ + ‘운 좋게’가 결합해야 가능하다고 했지? 자, 이걸 어떻게 조작해야 네가 운과 상관없이 좀 달성하기 편해질까? ‘올해 안으로 과장 승진하기’ 이 목표를 한번 주물러 볼까?
자, “올해 안에 승진하기”를 외면적 목표라고 하면, 이걸 내면화 즉, 이 목표를 완전히 네가 통제 가능하도록 바꾸는 거야. 이 내면화를 하게 되면 “승진할 자격을 갖춘 사람 되기” 정도가 될 수 있겠네. 이렇게 하게 되면 “승진” 그 자체는 네가 완벽히 통제 못해도, 승진할 사람다운 업무 태도, 업무 방식은 얼마든지 너 자신의 권한으로 달성할 수 있는 목표가 되는 거지. 다시 말해 네 목표를 ‘승진하기’가 아니라 ‘승진할 수 있는 자격을 최선을 다해 갖추는 것’ 그것 자체를 목표로 삼으라는 거야.
이렇게 승진에 대한 목표 내면화로 목표를 조작(?)하면 몇 가지 좋은 점이 있지.
먼저 네 목표를 달성하는 데, 상사나 회사가 필요가 없어. 아까 얘기한 “운” 좋은 상황 따위는 기대하지 않고 네 스스로 네 노력으로 네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거지. 그래서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을 확 올려줘. 승진할 자격을 네가 갖추게 되면 자연스레 승진도 가능해지겠지?
설사 네가 “운”없이 승진을 못했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너는 “승진할 자격을 갖춘 사람 되기”라는 네 목표는 달성하게 되는 거야. 넌 실패한 게 아닌 게 되는 거라고. 그래서 방구석에서 3일 울 거 하루만 울고 금세 털고 일어날 수 있어. 실패의 상처가 덜하다는 거야.
또 하나 좋은 점, 불안하지가 않아. 너 승진해야겠다 맘먹으면 얼마나 머리 아픈지 아냐? 상사 한마디 한마디에 신경 곤두서고, 동기 녀석 일 잘했다 칭찬이라도 들을 새면 저 녀석에게 밀리기 전에 나도 뭔가 나서서 해야 하나 싶고. 올해도 승진 못하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 두려움이 오히려 역으로 목표 달성에 독이 되지. 그런데 네 목표를 “승진할 자격을 갖춘 사람 되기”라고 정하면 주변 사람 의식 훨씬 덜해도 되지. 덜 불안해. 의연하게 출근해서 네 할 일 하는 거야. 마음의 평안도 얻고 일도 잘하고 그러면 혹시 아냐? 승진도 하게 될지.
그리고 또 하나, 이게 가장 중요한 건데, “올해 안에 승진하기”라는 목표는 구체적이지 않지. 목표를 딱 들었을 때 뭘 해야 하나 각이 안 나와. 별을 따야지~ 하고는 별만 목 빠지도록 보고 있는 격이지. 그런데 “승진할 자격을 갖추기”라는 목표를 세우면 이건 좀 그림이 그려지지? 네가 뭘 해야 할지. 보고서 쓰는 것을 열심히 연습해본다거나 출근을 좀 일찍 한다거나, 부장에게 미친 척 웃으며 먼저 인사를 건넨다거나 등등.
이 목표의 내면화로 너는 너를 별만 보며 “꿈만 꾸고 있는” 사람에게 머물게 하지 않고 그 “꿈을 이루고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거야. 이게 얼마나 너 자신에게 자부심과 확신을 주는 건지 모르지? 네가 목표를 세우고 네 스스로 실천하고 네 의지대로 달성하는 일련의 과정을 쭉~ 한번 겪어봐. 너 자신이 완전 영웅 되는 기분일 거다.
자, 여기까지가 목표의 내면화 얘기고.... 목표를 잘 구슬리는 또 다른 방법. 이번에는 목표의 시스템화야.
자, 목표를 잘 구슬리는 방법으로 두 가지가 있다고 했다고 했지? 목표의 내면화는 얘기했고, 이번에는 목표의 시스템화야. 시스템이라고 거창하게 얘기했는데, 그냥 쉽게 말해서 목표를 잘게 쪼개서 매일 자주 반복할 수 있도록 하는 습관을 만드는 걸 말해. 통제하기 어려운 거창한 목표 달성을 매일 작은 목표로 잘게 만들어서 스스로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즉 하기 쉽게 만드는 거지.
너, 글 쓰는 것 좋아하지? “책 한 권 출간하기”라는 목표를 한번 생각해봐. 네가 만약 저 목표를 세웠다면? 넌 너 자신이 순간 굉장히 자랑스러울 거야. 책 한 권 써내는 “작가”라는 호칭도 생기고, 뭔가 분위기 있잖아? 그냥 애 엄마가 아니라 뭔가 한 꺼풀 아우라가 생기는 거지. 근사하지. 그런데 오늘 하루 너 몇 자 썼냐? 어제는? 그제는? 한 글자도 쓰지 않고 숱한 날을 보낸 체 넌 여전히 “난 언젠가는 책 한 권 출간할 사람”이라는 꿈을 가지고 있지. 아니, 꿈에 의지하고 있지.
이젠 그 목표를 시스템화해봐. 예를 들면 “매일 글 세 줄만 쓰기” 같은 거. 시스템화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최대한 시시하게 만들어야 해. 완전 먼지같이 가볍게. 식은 죽처럼 만만하게. 그래야 네가 스트레스받지 않고 매일 그걸 실행할 수 있어.
“목표를 높이지 마라. 시스템의 수준을 (어렵지 않게) 낮춰라.”-제임스 클리어 「아주 작은 습관의 힘」
글 쓰는 게 힘들어? 딱 세줄만 쓴다 생각하고 자리에 앉아. “딱 세 줄이다. 세줄 넘게 쓰면 때치!” 그렇게 자신에게 얘기하면서 딱 세줄만 써봐. 신기하게 그게 다섯 줄 되고 열 줄이 되고 한 페이지도 되고 그러는 거야. 안 하는 것보다 시시하게라도 하는 게 낫잖아? 큰 걸 시도하면 그만큼 저항도 큰 법이야. 너 자신이 저항하려야 할 수 없도록 네 그 큰 목표를 아주 한심한 수준으로 쪼개고 또 나눠. 그럼 이 시스템도 너를 꿈만 꾸고 있는 사람이 아닌 매일 꿈을 이루고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줄 거야.
자, 언니가 목표를 어떻게 주무르는지 잘 들었지?
목표의 내면화와 시스템화.
잊지 마. 이 두 가지 방법이 내년에는 네 다이어리에 지키지 못한 재탕삼탕 곰국 같은 목표가 아닌 정말 신선하고 새로운 목표들로 채워지게 해 줄 테니까. 지금이라도 안 늦었어. 올해 다이어리 맨 앞장을 펼쳐봐. 수많은 ‘운 좋게’가 필요한 목표라면 그 목표들을 조작해봐.
네가 온전히 지킬 수 있는 약속이 되도록.
네가 반드시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하는 사람이 되도록.
더 이상은 네가 통제 불가능한 것들에 네 삶을 낭비하지 않도록.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온함을 주시고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을 바꿀 수 있는 용기를 주시고 그리고 이를 구별하는 지혜도 주소서.”- 라인홀드 니버의 기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