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손잡이를 잡느냐가 인생을 바꾼다

에픽테토스와의 대화

by 루니
"모든 상황에는 두 개의 손잡이가 있다. 하나는 그 상황을 견딜 수 있게 해주는 손잡이고, 다른 하나는 그 상황을 견딜 수 없게 만드는 손잡이다."
– 에픽테토스


같은 상황, 다른 손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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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어떤 사람은 견디고 어떤 사람은 무너질까?

2024년 5월, 권고사직을 통보받았다.

아침 출근 후 회의실에 불려 가서 들은 한마디. "코드가 맞지 않아 같이 일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처음 며칠은 배신당한 기분이었다. '그동안 프로젝트 방향을 제시하고, 멘토이자 시스템 밸런스 기획자로 밤샘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고 생각했는데', '내 노력은 아무 의미가 없었나'. 보상받지 못한 기분, 버려진 기분이 밀려왔다. 잠도 오지 않고, 미래가 막막했다.

하지만 2주가 지나고 문득 생각했다.

'신이 나를 버릴 리 없다.' 그동안 힘들 때마다 길이 열렸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이것도 어쩌면 더 좋은 성장을 위한 기회가 아닐까?

그날부터 손잡이를 바꿔 잡아보기로 했다. '버려졌다'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의 기회를 받았다'로. '보상받지 못했다'가 아니라 '더 나은 곳으로 가기 위한 준비 시간'이라고.

그러자 신기하게도 감정이 바뀌었다.

배신감에서 수용으로, 두려움에서 평정으로. 상황은 그대로인데, 내가 잡은 손잡이가 달랐던 것이다.


에픽테토스와의 만남

그 시기에 만난 에픽테토스의 이 말이 마음 깊이 새겨졌다.

"이 상황을 어떻게 견뎌야 할까?"
에픽테토스의 대꾸: "모든 상황에는 두 개의 손잡이가 있다. 어떤 손잡이를 잡느냐는 네 선택이야."

순간 이해했다.

상황 자체는 내가 바꿀 수 없다. 하지만 그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느냐는 내가 선택할 수 있다.

견딜 수 없는 손잡이를 잡으면 무너지고, 견딜 수 있는 손잡이를 잡으면 버틸 수 있다.


게임의 난이도 설정처럼

게임을 기획할 때 흥미로운 점이 있다. 같은 콘텐츠라도 플레이어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도전'이 되기도 하고 '좌절'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어려운 보스전에서:

"이거 깰 수 없어, 너무 어려워" (견딜 수 없는 손잡이)

"어렵지만 패턴을 파악하면 깰 수 있어" (견딜 수 있는 손잡이)


똑같은 난이도인데,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포기와 도전으로 갈린다. 삶의 어려움도 마찬가지였다.


두 개의 손잡이

에픽테토스의 말을 곱씹으며 깨달은 것이 있다.

견딜 수 없는 손잡이:

"회사가 나를 버렸어"

"내 노력은 의미가 없었어"

"내 인생은 망했어"

→ 배신감, 분노, 절망


견딜 수 있는 손잡이:

"신이 나를 더 좋은 곳으로 보내려는 거야"

"이건 성장을 위한 기회야"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어"

→ 신뢰, 수용, 평정


상황은 같은데, 손잡이에 따라 감정과 결과가 완전히 달라졌다.

권고사직이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았지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내가 선택할 수 있었다.


손잡이를 바꿔 잡는 연습

그날부터 나만의 '손잡이 자문 루틴'을 만들었다.

매일 저녁:

상황 기록 - 오늘 힘들었던 일 하나 적기

손잡이 확인 - "나는 어떤 손잡이를 잡고 있었나?" 견딜 수 없게 만드는 손잡이: "이건 불공평해" 견딜 수 있게 해주는 손잡이: "이건 기회야"

손잡이 전환 - 다른 손잡이로 다시 잡아보기


예를 들어:

상황: 권고사직을 당했다

첫 번째 손잡이: "회사가 나를 버렸어, 배신당했어" → 배신감, 절망

두 번째 손잡이: "신이 더 좋은 곳으로 보내시려는 거야" → 신뢰, 평정


1년이 지난 지금, 예전처럼 상황에 쫓겨 이직하기보다 나를 더 생각하고, 원하는 방향을 찾기 위한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강사 활동을 시작했고, 인디 게임을 개발하고 있으며, 외주 업무를 통해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다.

물론 회사를 다닐 때만큼의 안정감과 보장된 수익은 없지만, 가족과 함께할 수 있으면서 하고 싶었던 도전을 마음껏 하고 있다.

아마 권고사직이 아니었다면 이 기회를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견딜 수 없을 것 같던 그 순간, 손잡이를 바꿔 잡았던 것이 나를 지금의 자리로 이끌었다.


선택의 힘

"상황이 너무 힘들어요. 바꿀 수가 없어요."
에픽테토스의 대꾸: "상황을 바꿀 순 없어도, 어떤 손잡이를 잡을지는 네가 선택할 수 있어."

에픽테토스의 말처럼, 모든 상황에는 두 개의 손잡이가 있다.

견딜 수 없게 만드는 손잡이와 견딜 수 있게 해주는 손잡이. 우리는 상황을 선택할 수 없지만, 손잡이는 선택할 수 있다.

권고사직이라는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을 '배신'으로 볼지 '기회'로 볼지는 내가 선택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선택이 나를 무너뜨리지 않고 견디게 해 주었다. 아니, 견디는 것을 넘어 더 나은 길로 나아가게 해 주었다.

어떤 손잡이를 잡느냐가 인생을 바꾼다. 상황은 같아도, 손잡이에 따라 끝이 되기도 하고 시작이 되기도 한다.


지금 당신이 견디기 힘든 상황이 있나요? 그 상황의 두 번째 손잡이는 무엇일까요? 댓글로 나눠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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