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내가 하기 나름이다
"모든 사람에게는 경탄할 만한 잠재력이 있다. 자신의 힘과 젊음을 믿어라. '모든 것은 내가 하기 나름이다'라고 끊임없이 자신에게 말하는 법을 배워라."
– 앙드레 지드
첫 회사 입사 첫날, 선배가 던진 한마디였다.
게임 기획을 체계적으로 배운 적이 없던 나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기획을 설계하곤 했다.
"기획은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설계 방식이 시스템 구조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 말이 마음에 박힌 이후 막무가내로 팀장님께 시스템 기획을 가르쳐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주말 동안 스터디 카페에서 팀장님께 개인 교습을 받으면서 내가 설계하는 시스템 방식이 그동안 보편적인 구조와 다르고, 이미 그 방식에 익숙해 바꾸기 어렵다는 피드백을 들을 수 있었다.
"내가 그동안 쌓았던 나의 방식 대신 보편적인 구조로 바꿔야 할까?"
앙드레 지드의 대꾸: "모든 사람에게는 경탄할 만한 잠재력이 있다. 네가 그것을 맞출 필요는 없다."
그 순간 깨달았다.
나는 기존의 시스템 구조로 시스템을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해본' 것이었다. 선배의 한마디가 내 가능성을 미리 차단해 버릴 뻔 했다는 것.
그리고 나에게 안 맞는 기존 시스템 구조를 따르기보다 내가 쌓았던 방식을 토대로 시스템 구조를 설계하기로 다짐했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뭐든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 장녀라서 동생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하고, 여자라서 더 완벽해야 하고, 첫째라서 실패하면 안 된다는 부담감.
그 결과 나는 늘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난 공부를 잘 못해" (한 번 성적이 떨어졌을 때)
"난 사교성이 부족해" (새로운 환경에서 어색했을 때)
"난 리더십이 없어" (팀 프로젝트에서 실수했을 때)
하지만 생각해 보니, 이 모든 판단들은 한 번의 경험을 전체로 확대한 것이었다. 공부 한 번 못했다고 평생 못하는 게 아니고, 한 번 어색했다고 사교성이 없는 게 아니었다.
이 모든 자기 비하는 누군가 정한 틀에 나를 억지로 맞추려 했기 때문에 생긴 일이 아닐까?
게임에서 캐릭터는 레벨 1부터 시작한다.
아무도 처음부터 강하지 않다. 하지만 플레이어는 그 캐릭터가 성장할 것을 믿고 계속 플레이한다.
그리고 자신의 성향에 맞는 트리로 성장 구조를 변화시킨다.
나는 왜 나 자신에게만큼은 그런 믿음을 주지 않았을까? 그리고 왜 남들이 정한 길을 그대로 따라가려고 했을까?
지금의 나의 시스템 기획은 전체적인 시스템과 콘텐츠 연결 구조를 고려한 설계로 호평을 받는다.
처음 막무가내로 시스템 기획을 가르쳐 달라고 했을 때, 내 시스템 설계 방식을 알게 된 팀장님의 말이 지금도 기억난다.
"원래 시스템을 구성하는 구조를 미리 설계 후 조립하는데, 너는 반대로 하고 있어. 너의 방식이 편하면 굳이 다른 사람 방식을 따라서 설계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
"나도 할 수 있었구나."
앙드레 지드의 대꾸: "모든 것은 네가 하기 나름이었잖아."
생각해 보면 같은 상황에서도 내가 나에게 하는 말에 따라 결과가 달랐다.
"나는 안 될 거야"라고 말할 때:
시도조차 하지 않음
조금만 어려워도 포기함
다른 사람의 도움도 요청 안 함
"모든 것은 내가 하기 나름이다"라고 말할 때:
일단 시작해 봄
어려워도 방법을 찾아봄
배우려고 노력함
같은 나, 같은 능력인데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다.
지드가 말한 "경탄할 만한 잠재력"은 거창한 재능을 의미하는 게 아니었다. 작은 시도를 계속할 수 있는 힘,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믿음, 그것이 진짜 잠재력이었다.
지금 내가 맡고 있는 인디 게임 프로젝트들을 보면 신기하다.
예전의 나라면 과도한 기대감에 "나는 못해"라고 미리 포기했을 일들을 지금은 자연스럽게 해내고 있다.
차이는 단 하나였다. 내가 나에게 하는 말.
"나는 이걸 잘 못할 것 같아."
앙드레 지드의 대꾸: "잘 못하는 게 아니라 아직 안 해본 것일 뿐이야. 모든 것은 네가 하기 나름이다."
모든 사람 안에는 정말 놀라운 잠재력이 있다. 차이는 그 잠재력을 믿고 꺼내 쓰느냐, 아니면 스스로 의심하며 묻어두느냐일 뿐이다.
오늘부터 나에게 다른 말을 해보면 어떨까?
"나는 안 돼" 대신 "아직 안 해봤을 뿐이야."
"나는 부족해" 대신 "천천히 배워가고 있어."
"나는 못해" 대신 "모든 것은 내가 하기 나름이야."
지금 당신이 "나는 못해"라고 생각하고 있는 일이 있나요?
그 일에 대해 오늘부터 어떤 다른 말을 해주고 싶은지 댓글로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