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연일지

PART-3

by issac park

누군가 어렵고 아파하는 것을 알면서도 지나쳐버린다면 집안에 우환이 들어온다고 늘 자식을 못 미더워 하시던 아버님 말씀이 생각난다 넉넉치못한 살림이라도 덕이란 힘을 볕으로 들이지 못하면 꾸려갈수 없다고 믿으며 한손은 늘 빌려주는 불편을 감내하시던 아버님 말씀이 추석이 다가오면서 상현달처럼 떠오른다

지금이라도 갈수만 있다면 빈 몸으로 달려가고 싶다 자승자박의 짐을 풀어버리고 안기고 싶은 아버님이시다


이제 몇칠 있으면 보름달이 뜨면 가좌부를 틀고 앉아 계시는 저하늘이 고향이며 어머님이 사시는 곳이다 점점 익어가는 9월을 향하여 아버님의 그리움도 보름달처럼 커져간다


아버님


아버님 곁을 떠나면서 조금씩 조금씩 죄를 지으며 살았습니다


아무도 모르는 빚 였지요



이제는


아버님 생각하면서 아무도 모르게 조금씩 조금씩 죄를 갚으며 살고 싶습니다


그래야


세상 끝에서


아버님 만나도 용서를 받을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버님


저 혼자 진 빚이지만


혼자서는 다 갚을수 없을 것만 같습니다


어머님 고스란히 남아있고


아이와 아내의 눈빛도 치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버님


세상이 더 넓어지고 깊어진 것 같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빚이 고이고


힘들어가는 것이 그렇게 고마울수 없습니다


하나 하나 밝혀질 때마다 지은 죄를 하나씩 하나씩 갚아가는 것만 같았습니다



평생 걸어가 한번 만나는 사람이 처음보는 사람이며


평생 찾아 헤매도 못만난 사람이 방금 지나간 사람이라는 것을


접고 접힌 편지를 펴보면 보는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을 신신당부 하신 그 말씀


9월이 오면 만월처럼 찾아옵니다

아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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