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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작 유 Mar 22. 2022

'셋의 원칙'이 통하는 과학적 이유

완벽하기 위해서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 많은 것들이 필요하지 않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도 없다. 단순하게 딱 세 가지면 충분하다!


나는 과학적 원인을 찾고자 셋과 관련된 논문, 책, 기사, 미디어를 구석구석 뒤졌고 세 가지 과학적 원인을 찾았다.

 

첫 번째 과학적 원인, 셋의 원칙이 설득력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EBS <다큐 프라임>팀은 한 가지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횡단보도에 사람들이 지나갈 때 서로 다른 수의 사람들이 아무것도 없는 하늘을 쳐다보며 가리켰다. 이때 지나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이 동조하는지가 관찰되었다. 한 두 사람이 하늘을 가리키자, 거의 모든 사람들은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런데 세 명의 사람들이 하늘을 가리키자, 수많은 사람들이 이에 동조되어 가던 길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이와 같이 심리학적으로,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세 명 이상이 되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그 행동에 동참시킬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셋의 원칙은 세 사람뿐만 아니라 세 단어, 세 문장, 세 정보, 세 요구 등으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UCLA 경영대의 수잔 슈 박사는 사람들이 설득을 위해서 가능한 많은 정보를 전달하려고 하지만 오히려 너무 많은 정보는 설득의 효과를 반감시킨다고 말했다. 그녀의 실험 결과, 제품에 대한 세 가지 정보가 고객에게 전달될 때, 제품 소개에 대한 고객의 만족도는 정점을 찍었다. 그런데 정보의 수가 네 가지 이상이 되면 오히려 고객의 만족도는 떨어졌다. 수잔 슈 박사에 따르면, 고객은 네 가지 정보를 전달받으면 회의적인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단 고객이 회의적인 자세를 취하면 더 많은 정보가 고객에게 전달되어도 고객은 계속해서 제품을 회의적이고 부정적인 관점으로 바라보았다. 따라서, 수잔 슈 박사는 최고의 설득을 위해서는 세 가지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한다.


두 번째 과학적 원인, 셋의 원칙이 기억력을 높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계속해서 주변의 환경과 상호작용을 하며 이 과정에서 외부의 정보들을 경험하고 이를 의식적으로 기억한다. 이때 사용되는 것이 ‘작업 기억(working memory)’이다. 작업 기억은 말 그대로 우리가 작업을 처리할 때 순간순간 일시적으로 정보를 기억하고 조작해내는 뇌의 기억 능력이다. 작업 기억의 용량은 사람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분명히 한계가 존재한다. 미주리대 심리학과 넬슨 코원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작업 기억의 한계는 세 가지 또는 네 가지 단위의 정보였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우리가 네 가지 단위 이상의 정보를 처리하려고 할 때 우리의 뇌에 과부하가 걸려 정보들을 제대로 처리하고 기억하기 어려워진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세 가지 단위의 정보가 작업 기억이 처리할 수 있는 안정적인 최대치이다. 사실 우리는 이것을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전화번호를 외울 때, ‘01023062510’와 같이 열한 개 단위로 기억하지 않는다. 우리는 ‘010-2306-2510’과 같이 세 개 단위로 정보를 기억한다. 이와 같이 우리는 복잡한 정보를 세 개 단위로 쪼갤 때 가장 효과적으로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로 인해 수많은 카피라이터, 정치인, 강연가, 강사, 작가들은 정보를 전달할 때 세 가지 단위로 전달한다. 


세 번째 과학적 원인, 셋의 원칙이 창의성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스승인 플라톤은 어떤 명제가 인간에게 지식이 되려면 다음의 세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한다고 말했다. 


첫째, 그 명제가 참이어야 한다. 

둘째, 사람들이 그 명제를 믿어야 한다. 

셋째, 그 명제가 정당화되어야 한다.


여기서 하나의 명제가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다른 참인 명제들과의 인과적, 논리적 관계가 규명되어야 한다. 즉, 지식이란 명제들 간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 탄생하는 것이다. 우리의 뇌는 끊임없이 패턴을 찾는다고 한다. 뇌는 여러 가지 정보들 그리고 명제들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와 의미를 발굴하며 이 과정에서 새로운 생각과 지식을 만들어낸다. 그런데 뇌가 패턴을 만들어내는 데 필요한 가장 작은 정보의 단위가 무엇일까? 그렇다. 바로 셋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귀납법이 있다. 귀납법이란 개별적인 정보들을 바탕으로 보편적인 정보를 찾는 방법이다. 귀납법은 수천 년간 인간이 지식을 얻기 위해 가장 많이 활용한 방법이었다. 아이작 뉴턴의 세 가지 운동 법칙을 포함해 거의 대부분의 과학적 법칙이 귀납법으로 얻어졌다. 그저께 해가 동쪽에서 떴고 어제도 해가 동쪽에서 떴고 오늘도 해가 동쪽에서 떴다. 귀납적으로 인간은 매일 해는 동쪽에서 뜬다는 지식을 얻을 수 있다. 국내 증시 코스피 지수는 2019년 12월 상승했고, 2020년 12월에도 상승했고, 2021년 12월에도 상승했다. 귀납적으로 증시 분석가는 매년 12월에는 매우 높은 확률로 증시가 상승한다고 분석할 수 있다. 귀납법을 위해 사용되는 개별적 정보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지식은 더 정당성을 얻는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 세 가지 개별적 정보들이 사용된다.


<셋으로 된 모든 것은 완벽하다> p10-12 중에서

유인성 작가. 



아이작의 신간이 나왔습니다! (23년 10월 3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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