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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작 유 Mar 30. 2022

글 잘 쓰는 사람이 되는 가장 간단한 방법 - 1탄

셋으로 된 모든 것은 완벽하다

어떻게 바쁜 직장 생활 중에 단순 글쓰기 취미를 넘어 여러 권의 책을 쓸 수 있냐고 여러 사람들이 물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내게 영향을 끼친 한 영화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다. 그 영화의 제목은 <파인딩 포레스터>이다. 

영화 <파인딩 포레스터> 포스터


나는 이 영화를 중학생 때 보았다. 이 영화는 뉴욕 할렘가 출신 흑인이지만 문학적 재능을 가진 고등학생 자말과 데뷔 작품으로 문학계에 등단한 뒤 퓰리처상까지 수상했지만 세상과 담을 쌓고 빈민가에 사는 은둔 작가 포레스터와의 우정을 다루었다. 포레스터의 집에 대해 괴기한 소문이 돌자 자말은 친구들과 몰래 포레스터의 집에 침입한다. 하지만 주인에게 들키게 되고 겁을 먹은 자말은 배낭을 둔 채 도망치게 된다. 그런데 포레스터가 가방 속 자말의 노트에 담긴 글들을 읽게 되면서 그의 문학적 재능을 알아보게 되었다. 그는 자말의 글쓰기를 도우며 문학적 우정을 이어나간다. 영화에서 포레스터가 자말에게 타자기를 통해 글 쓰는 법을 가르치는 장면이 나오는데 다음과 같다.


포레스터 : “시작해.”

자말 : “뭘 시작하죠?”

포레스터 : “쓰라고!”

자말 : “뭐 하시는 거죠?”

포레스터 : “글을 쓰는 거야. 키를 두드리기만 하면 되는 거야.”

(적막이 흐른다)

포레스터 : “무슨 문제 있니?”

자말 : “생각 좀 하고요.”

포레스터 : “아니, 생각은 하지 마. 생각은 나중에 해. 우선 가슴으로 초안을 쓰고 머리로 다시 쓰는 거지. 작문의 첫 번째 열쇠는 그냥 쓰는 거야. 생각하지 말고. 네 마음에 처음 떠오른 걸 그대로 써. 우선 타자기 펀치를 눌러라, 마음 가는 대로.”


영화 속 포레스터는 즉석에서 수분 만에 마음에 있는 생각들을 생각하지 않고 즉시 한 페이지로 옮겨 쓰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이 장면에서 나는 전율을 느꼈다. 영화가 끝나기가 무섭게 나는 노트와 펜을 꺼내 마치 포레스터처럼 내 안에 표현하고 싶은 것들을 자유롭게 적어냈다. 나는 인생 처음으로 노트 한 페이지 이상의 글을 쉬지 않고 써냈고 글을 쓸 때에 내가 자유로워질 수 있음을 느꼈다. 마치 모든 답이 이미 내 안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 영화를 본 이후 나는 줄곧 나를 영화 속 포레스터와 동일시하며 살아왔던 것 같다. 나 또한 포레스터처럼 즉흥적으로 그리고 직관적으로 글을 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나에게 글쓰기를 어떻게 하냐고 물으면, 나는 이렇게 자주 말했다(지금 생각하면 좀 부끄럽다). 


“손이 움직이는 대로 글을 쓰면 됩니다. 생각하지 말고 마음이 말하는 대로 손이 움직이면 됩니다. 저는 그렇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어떤가? 좀 그렇지 않은가? 나는 이렇게 말함으로써 나도 모르게 사람들에게 “나는 특별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던 것 같다. 


나는 브런치 계정을 통해서 ‘직관적으로 글쓰기’라는 주제로 칼럼을 연재하기도 했다. 나는 사람들이 내 칼럼을 통해서 누구나 쉽게 글을 쓰게 될 것으로 예상을 했다. 하지만 내가 의도한 대로 직관적으로 손이 움직이는 대로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글을 썼다는 사람들의 사례를 보지 못했다. 실패한 것이다. 


이때부터 나는 본격적으로 “어떻게 글을 잘 쓰는가?”에 대해서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가 진짜 어떻게 글을 쓰고 있는지에 대해서 정확하게 파악하기 시작했다. 


나는 작가이지만 동시에 회사원이다. 가정을 제외하면 나는 가장 많은 시간을 회사에서 회사 동료들과 보낸다. 회사 밖에서 책 집필을 하는 분량보다 회사 내에서 보고서를 쓰는 분량이 압도적으로 많다. 나는 내가 가장 많이 쓰는 글의 종류인 회사 보고서를 어떻게 쓰는지 관찰해보았다. “과연 나는 내가 그동안 사람들에게 말을 한 대로 직관적으로 보고서를 쓰는가?” 


To be Continued



유인성(아이작유) 작가

<셋으로 된 모든 것은 완벽하다> p42-44 중에서 


아이작의 신간이 나왔습니다! (23년 10월 3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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