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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작 유 Apr 01. 2022

내 삶을 바꾼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법 - 2탄

딱 세 가지에 집중합시다

나는 세 가지 우선순위를 정할 때 세 달 곧, 한 분기 동안 지속 가능한 일을 선정한다. 그 이유는 세 달이란 시간이 우리 몸의 모든 세포가 새롭게 교체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세 달의 시간 동안 나 자신이 새롭게 변화되는 만큼, 나는 세 달이 지나면 우선순위 리스트를 새롭게 교체한다. 예를 들어 2021년 2분기 나의 세 가지 우선순위 리스트는 다음과 같았다.


1. 왓이프 챌린지

2. 행복한 칼퇴 문화 만들기

3. 자녀들의 말에 “우와!”로 반응하기



왓이프 챌린지

왓이프 챌린지는 ‘만약 ~하면 어떨까?’라는 의미의 What if 질문을 자유롭게 던진 뒤 재미있겠다 싶은 질문에 무엇이든 도전하는 것이다. 왓이프 챌린지의 규칙은 딱 하나 있는데, 한 번에 단 하나에만 도전하는 것이고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진행하는 것이다. 내가 도전한 왓이프 챌린지는 타자 속도 2배 만들기였다. 유튜브를 보다가 우연히 분당 2000타의 속도로 타이핑을 하는 우리나라 타이핑 속기 1등 ‘FishFast’의 영상을 보았다. 그 영상을 보는 내내 나는 감탄을 멈출 수 없었고, 영상을 본 뒤, “나도 그렇게 글을 빨리 쓸 수 있다면, 작가 활동을 할 때나 회사에서 보고서를 쓸 때 매우 편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해서, 5월 11일부터 타자 속도 2배 만들기라는 왓이프 챌린지를 시작했다. 내 한글의 평균 타이핑 속도는 분당 350타 정도인데 만약 내가 이 속도의 2배인 한글 700타 이상을 찍으면 이번 왓이프 챌린지가 성공이 되는 것이다.


나는 한글 타이핑을 연습하기 위해서 그리고 내 한글 타자 속도를 측정하기 위해서 Taza라는 무료 어플을 다운로드 받았다. 5/11부터 30~40분 정도 시간을 내어 이 어플들이 제공하는 정규 연습 프로그램(자리 연습, 단어 연습, 짧은 글 연습, 긴 글 연습)을 따라 연습했다. 그리고 어플에 들어 있는 장문 타자 연습을 통해 측정된 평균 속도를 매일 모니터링했다.


첫 10일 동안 짬짬이 타자 연습을 꾸준히 해온 덕에 하루마다 평균 10타 정도의 속도가 붙었다. 그래서 한글의 경우 최고 470타까지 실력이 향상되었다. 그런데 현재의 방법을 고수해서는 절대로 분당 500타 속도에 도달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아무리 집중을 해도, 심지어 컨디션이 좋을 때여도 짧은 글과 긴 글을 통틀어 500타 이상의 기록을 달성할 수 없었다. 나는 구글에서 ‘타자 빠르게 치기’ 관련 검색되는 모든 글들을 찾아 읽었고, 이를 통해 타자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비법들을 찾기 시작했다. 그 결과 두 가지 비법을 찾았다. 첫 번째 비법은 타자를 칠 때, 음절을 단위로 순식간에 타자를 입력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랑하는 그대’를 친다고 했을 때, ‘ㅅ-ㅏ-ㄹ-ㅏ-ㅇ-ㅎ-ㅏ-ㄴ-ㅡ-ㄴ-ㄱ-ㅡ-ㄷ-ㅐ-’로 각 자음과 모음을 하나의 단위로 연결해서 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그-대’로 음절 단위로 연결해서 빠르게 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 음절마다 정확한 타자의 위치가 머릿속에 숙지되어 있어야 했고, 이것이 내 손에서 빠르게 튀어나오도록 꾸준히 손가락 연습을 해야 했다.


두 번째 비법은 단어 사이를 연결하는 스페이스가 나올 때 이를 빠르게 치는 것이다. 유튜버 ‘FishFast’뿐만 아니라 많은 블로거들의 말에 따르면 스페이스바 입력 속도가 타자 속도 향상 과정에서 가장 큰 병목 현상이었다고 한다. 나는 기존에 단어와 단어 사이의 스페이스를 별도의 문자로 인식했었다. 하지만 이제 앞 단어와 스페이스를 하나의 단어로 인식하여 타자를 치는 연습을 했다. 즉, ‘사랑하는 그대’를 칠 때, ‘사랑하는’ 치고 ‘스페이스’ 치고 ‘그대’를 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을 치고 바로 ‘그대’를 치는 것이다. 이틀 동안 나는 이 두 가지 비법을 중점적으로 연습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5월 22일, 처음으로 한글 500타를 돌파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이 두 가지 비법을 꾸준하게 적용하고 연습해서 매일 안정적으로 한글 500타 이상의 속도로 타이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한글 500타를 기록한 뒤 일주일 동안 아무리 노력해도 600타라는 벽을 깨기란 도저히 불가능해 보였다. 나는 타이핑 속도를 저하시키는 ‘요인’들을 하나하나 찾아서 이를 제거하는 방향으로 훈련을 했다. 나는 장문의 글을 타이핑하면서 반복적으로 실수하거나 빨리 쳐지지 않는 것들을 점검했다. 내가 발견한 가장 큰 딜레이 요인은 오른손 새끼손가락이었다. 오른손 새끼손가락을 가지고 0, ㅔ, ㅖ, [, ], “, ”의 문자를 쓸 때 오른손 새끼손가락이 잘 움직이지 않았다. 이 문자들 중에서 특히 ‘ㅔ’는 정말로 많이 쓰게 되는 문자이다. 기본 자리에서 오른손 새끼손가락으로 ‘ㅔ’를 치려고 하면 내 새끼손가락이 짧아 오른손을 약간 위쪽으로 비틀어야 했다. ‘ㅔ’를 친 다음에 바로 기본 자리로 돌아와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잦은 실수와 딜레이가 있었다. 나는 이 문제의 원인을 ‘짧은 새끼손가락’이라고 생각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약지로 새끼손가락을 대신해보았다. 약지는 충분히 길기 때문에 새끼손가락으로 치게 되는 모든 문자를 기본 자리 이탈 없이 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나는 오른손으로는 엄지, 검지, 중지, 약지만을 가지고 문자를 입력하고, 오른손 새끼손가락으로는 오른쪽 shift 키와 ?, / 문자만을 입력하는 결정을 했다. 첫 하루 동안은 좀 어색한 감이 있었다. 하지만 그다음 날부터 기본 자리 이탈 없이 문자를 입력하게 되어 전보다 더 편한 느낌을 받았다. 이틀 동안 열심히 이렇게 연습한 덕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고 이를 통해서 처음으로 600타 기록을 넘겼다. 또한 매일 같이 550타 이상의 속도로 편하게 타이핑을 하는 것이 가능해질 정도로 타이핑 실력이 향상되었다. 나는 계속해서 연습했고 오랫동안 타이핑을 해도 피로감 없이 타이핑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연습을 하면 할수록 오타 발생률이 점차 낮아졌고 나는 매일 600타 이상의 속도로 타이핑할 수 있게 되었다.


이후 조금씩 조금씩 타자 속도가 향상되었고 결국 챌린지 시작 52일 만에(5/11일~7/2일) 처음으로 700타를 넘겼다. 이후 며칠 더 안정적으로 700타 달성 여부를 확인한 뒤, 7/6일 “분당 700타 속도로 타이핑하기” 챌린지를 완수했다.



유인성(아이작유) 작가

<셋으로 된 모든 것은 완벽하다> p56-59 중에서


아이작의 신간이 나왔습니다! (23년 10월 3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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