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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작 유 Apr 09. 2022

가르칠 때 사용하는 만능치트키 - 2편

가르침에 대한 나의 세 가지 신념, 왜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가르치는 것은 ‘내가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의 방법론이 되었다. 나는 이것을 ‘Why-How-So What(왜-어떻게-그래서 뭐)’ 방법이라고 부른다. 이 방법은 어떤 종류의 가르침에 대해서도 바로 적용해서 써먹을 수 있다. 거의 만능 치트키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나는 팀원들에게 논문 스터디를 가르친 적이 있다. 그들은 석사나 박사 과정을 밟은 적이 없었고 논문 스터디를 통해 어떤 분야의 최신 동향을 파악해본 일이 없었다. 나는 가장 먼저 가르침의 첫 단계인 Why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금까지 우리 회사가 계속 성공을 이어나갔던 배경에는 현세대 제품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2년 뒤의 제품, 더 나아가 4년 뒤의 제품에 대해서 열심히 준비해왔기 때문이다. 우리 부서 또한 마찬가지이다. 지금 잘하고 있는 것에만 만족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 몇 년 뒤 부서에 있어 매우 중요해질 기술을 조기 발굴하고 이를 준비할 수 있어야 한다. 바로 이것이 논문 스터디를 해야만 하는 이유이다.”


그다음 단계인 How에 대해서는 먼저 논문을 검색하는 방법과 논문의 일반적인 구조와 논문에서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찾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이어서 나는 ‘배경-결과-아이디어’로 구성된 한 장 정리 양식을 만들었고 딱 한 장으로 하나의 논문을 정리하도록 지도했다. 마지막 단계로 모든 사람이 한 달에 한 건의 논문 스터디를 하도록 계획을 세워 성공적으로 논문 스터디를 진행했다.


또 다른 예로 나는 내 딸이 다섯 살이었을 때 다음과 같이 숫자를 가르쳤다. 먼저 Why에 대해서는 이렇게 대화로 유도했다.


“예서야, 너는 장난감 가게에서 뭐 사고 싶어?”

“콩순이 장난감도 사고 싶고, 시크릿쥬쥬 장난감도 사고 싶어.”

“그럼 예서가 콩순이 장난감, 시크릿쥬쥬 장난감을 사려면 가게 아저씨에게 뭘 줘야 하지?”

“돈!”

“맞아 돈을 줘야 해. 바로 이것이 숫자야. 예서가 숫자만 알면 혼자서도 가게에 가서 장난감을 살 수 있어.”

그다음 How에 대해서는 이케아에서 산 ‘물라’라는 주판놀이 제품을 가지고 다음과 같이 숫자 세는 법을 가르쳤다.

“자, 이것 돌 하나가 백 원이야. 알았지?”

“응!”

“그럼 하나씩 세어보자! 백 원 하나. 백 원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이런 식으로 반복해서 한 개에서 열 개까지의 개념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So What에 대해서는 집에 있는 예서의 물건을 가지고 오라고 해서, 장난감 가게 상황극 놀이를 했다. 주판놀이의 돌 열 개, 즉 백 원짜리 열 개를 예서에게 준 다음, 천 원을 가지고 장난감을 사는 과정을 연습해보았다.


“이거 토끼 인형 사고 싶어요!”

“네, 고객님, 이거 비싼 건데 300원이에요. 100원 세 개 주세요.”

“네, 여기 있어요! 세 개 맞죠?”

“네네, 고객님 확인되었습니다. 여기 토끼 인형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나는 내 딸에게 숫자를 가르쳤다. 그 결과 딸이 직접 돈을 정확하게 셀 수 있을 정도로 숫자 감각이 발달되었고, 계산대 점원에게 돈을 직접 낼 수 있는 정도로 성장했다.


이와 같이 가르침을 행하는 모든 활동에 대해서 나는 가능한 Why-How-So What 만능 치트키를 적용해서 가르치려고 한다. 만능 치트키를 사용하면, 내게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가르침의 행위가 정말로 단순하고 쉬운 행위로 느껴진다. 또한 가르침의 효과가 사용하지 않을 때보다 몇 배는 더 향상된다.



유인성(아이작유) 작가

<셋으로 된 모든 것은 완벽하다> p105-108 중에서 


아이작의 신간이 나왔습니다! (23년 10월 3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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