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만든 작은 울림
기자라는 직업은 매일 글을 쓰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 글은 늘 나의 것이 아니었다.
원고는 데스크의 것이었고, 제목은 독자의 클릭을 위한 것이었다.
내가 쓴 문장은 곧바로 매체의 이름으로 흡수되었다.
글을 쓰면서도, 정작 내 목소리는 지워져 있었다.
그러다 퇴사 후, 모든 것이 멈췄다.
매체도, 원고 요청도, 마감 압박도 사라졌다.
대신 남은 것은 두려움이었다.
‘나는 더 이상 글을 쓸 자격이 없는 사람이 된 건 아닐까.’
그 공허 속에서, 나는 처음으로 브런치에 글을 올렸다.
브런치에 발을 들인 순간이 내 삶의 전환점이었다.
누군가의 지시나 필요 때문이 아니라,
오직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를 내 이름으로 남겼기 때문이다.
‘초보 창업자의 일기.’
글의 주제나 타이틀은 거창하지 않다.
그래도 쓰는 글마다 진실된 내가 있다.
창업자의 불안과 작가로서의 갈망이 교차하는 자리.
비로소 나는 내 목소리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처음엔 두려웠다.
누군가 읽어줄까.
혹은 아무도 보지 않으면 어떡하지.
하지만 놀랍게도, 글은 작은 울림을 만들었다.
짧은 댓글과 공감이 생각보다 큰 힘이었다.
그 말들이 내 하루를 지탱했다.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그제야 깨달았다.
브런치는 단순한 플랫폼이 아니었다.
다시 ‘작가’라는 이름을 되찾게 해 준 공간이었다.
기자에서 창업 준비자로,
다시 브런치 작가로 이어진 길.
그 길 위에서 나는 두 번째 인생을 열어가고 있었다.
삶의 궤적을 바꾸는 전환점은 언제나 거창하지 않다.
나에겐 단지 한 편의 브런치 글이 그랬다.
그 글이 있었기에, 나는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나는 계속 쓸 것이다.
이 글들이 모여 언젠가 한 권의 책이 되고,
새로운 브랜드의 출발점이 되기를 꿈꾼다.
확실한 건 하나다.
브런치가 없었다면 나는 여전히 출발선에 서 있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첫 문장이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음을,
지금 이 자리에서 고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