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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후 Nov 28. 2020

아이에게 해주는 것의 절반만 엄마 자신에게 해주면



대개 엄마들은 자신이 받아보지 못한 것, 그래서 자신이 갖고 싶은 것 아이가 누릴 수 있게 해 주려고 노력다. 면서 완벽하게 만족스운 아이 반응을 기대고는 실망한다.


너는 모든 걸 다 가졌으면서 왜 그 모양이야?
나에게 감사해하지도 않고, 오히려 불만이야?
너는 왜 행복해하지 않아?



받아보지 못한 사랑을 아이에게는 주고 싶어서 애써 웃으며 친구 같은 엄마 되려 다가가는데... 누려보지 못한 여유를 주고 싶어서 장난감도 한가득 사주고 여행도 데리고 다니며 추억을 만들어주려 하는데... 내가 아플 땐 병원에 못 가더라도 아이는 콧물 하나에 병원부터 데려가고 꾸벅꾸 졸면서 불침번을 서는데...


때론 흐뭇하기보다도 다 가진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막상 질투가 난다. 나는 고생하고 자랐는데 얘는 편하게 큰다면서...

왜 고군분투하면서도 엄마의 마음에는 여전히 비가 내릴까.



누가 그렇게 해달랬어요?
난 그걸 바란 적이 없어요

                              


아이는 황당하고 억울할 따름...

아니 그럼 대체 누가 원한 거지?  그것을 꿈꿨을까?


아...

멀리서 찾을 것도 없이, 이 글 처음에 말했듯,

엄마인 나 자신이 바라는 것이었. 내 마음이 그걸 꼭 해줘야만 한다고 강하게 외쳐댔.




부모가 되면 자신의 내면아이가 느끼는 결핍아이에게 투사하는 경우가 많.


예를 들어,

렸을 때 하고 싶은 걸 대로  못하 엄마가 시키는 대로 살아야 했기 때문에 유를 갈망하는 내면아이가 누군가에게 있을 수 있다.

엄마가 된 내면아이는 결코 자신의 아이를 억압지 않고, 뭐든 다 하게 면서 키울 것이라는 그런 다짐 하게 될 수 있다.

나와 다르게키우분명 행복해질 것 같다는 믿음으로.. 



내면아이란?

이미 성인이 된 각 개인의 내면에 남아있는 과거의 유아기적 모습.
어린 시절에 경험한 내용은 정신세계 속에 남아 현재의 삶과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상담학 사전)



자신의 상처를 다루기는 아프고, 대신 타인의 상처를 어루만진다. 대리 만족하기도 하고, 스스로 잘하고 있다는 보람을 느끼기도 한다.


그런데 이것은 지극히 판타지일 뿐.


어린 시절을 지나오면서 받은 상처가 컸다면 어떻게든 보상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다.

내면아이는 계속 멋진 꿈을 키워왔.

그러나 이를테면, 뭐든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면서 는 것이 실제로 어떤 것인지는 잘 모다. 막연히 핑크빛으로 좋아 보이기만 다. 왜냐하면 그것의 실제 구구절절한 현실을 경험해보지 않았으니까.

아이에게 너무 많은 결정권을 주고 키우는 것에 어떤 단점이 있는지, 너무 많은 것을 받으며 자라는 아이가 어떤 느낌을 갖는지 사실 다.

판타지에 휩싸여 있으면 아이와 교감하지 못한다.


내가 예전 힘들었다는 건 확실하더라도 지금 아이의 상황이 어지는 모르는 일이. 아이의 마음은 아이에게 직접 듣지 않고서는 확인할 길이 없. 육아는 아이의 반응을 보면서 결정해나가는데...

아이는 이미 만족스러울 수도 있, 전혀 다른 것을 원하고 있을 수도 있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자녀는 지금 부모에게 받고 있는 것이 아닌 부모가 주지 못하는 그것을 갈망하기 마련이. 어디에나 빈 틈은 있고, 결핍은 피할 수 없기 때문에...

그러니 부모로서 면아이가 느끼는 빈 틈이 아니라 아이의 진짜 빈 틈을 볼 수 있어야 다.




따라서 보다 행복한 육아를 위해서는 째, 자신에게 결핍된 것은 지금이라도 자신에게 채워주어야 한다.

만약 자유로운 삶을 누리고 싶다면, 지금의 나에게 보다 많은 선택권을 주고 그 선택을 아껴주면 된다. 아이에게는 성장에 필요한 간섭을 적당히 해주고 말이다.


만약 못다 한 공부에 대한 열등감이 있다면, 지금의 나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고 얼마든지 아쉬움을 채워줄 수 있다. 또는 이제라도 내려놓을 수도 있다, 나에게서. 나를 위해서.


예전 <스카이캐슬>이라는 드라마에서 끝까지 서울의대 타령하는 할머니에게 손녀 예빈이는 이식의 말을 했다.

그렇게 서울의대가 가고 싶으면 할머니께서 세요!


김미경 강사님 강연 짤 중에도 비슷하게 유명한 부분 있었다.

아이가 커서 의대 가는 것 기다리느니 엄마가 지금 수능 다시 보고 의대 가는 게 빠르다고요!

난 머리가 나빠서 안된다고요? 내 아이 머리도 똑같아요!!


작년 <나 혼자 산다>라는 예능에는 어려서부터 한 번도 제대로 성공하지 못했던 줄넘기 2단 넘기를 어른이 되어 드디어 성공한 한혜진 씨의 에피소드가 나왔다. 쌩쌩이가 뭐라고... 너무 멋졌다.




그리고 나는 어려서 친구들 다 하는 피아노를 배워보지 못한 과거를 떨치기 위해 서른이 넘어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다. 딸아이가 초등학생이 되어 피아노를 시작하기 전에 말이다. 막상 해보면 생각보다 별 것 아니지만, 나를 위해 무언가 해다는 만족감으로 마음이 가득 찼다. 결핍된 마음을 나를 통해 직접 돌본 것이다.


아이는 엄마의 삶에서 아무것도 가로막지 않았고, 애초에 아무것도 소원하지 않았다. 엄마가 자신을 위해 꾸준히 성취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이야말로 좋은 가르침이 될 거란 생각이 든다.




째, 나의 내면의 목소리와 내 아이의 실제 목소리를 구분해서 들어야 한다.

내면의 목소리가 그동안 머릿속을 꽉 채우며 내게 지시해왔기 때문에 구분이 쉽지만은 않.


거리두기는 의문을 가지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아이가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할 때, "안 돼!"라고 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그게 왜 안 되는데?'라고   번만 물어보자. 아이에게 어떤 것을 해주기 전에 '왜 그래야 되는데?' '누굴 위해서?'라고 한 번만 물어보면 좋겠다.

잠시 멈추고 생각해보면 해야 될 것도, 안 될 것도 없는데 단지 불안해서... 습관적으로... 당위적으로 행동하는 많다. 정말위험하거나 명분이 있는 경우는 드물.


특히 습과 진로에 관해 부모의 불안감이나 열등감이 투사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것만큼 아이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일이 없듯싶다.

아이는 엄마의 불안과 열등감을 해결해 주기 위한 존재가 아니. 엄마의 불안은 엄마 스스로를 통해 해소하거나, 스로 안고 감당하며 살아가야 한다.


아이는 자신의 목소리로 채워진 삶을 살아야 행복다. 나중 사회에 나가서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당당하게 낼 수 있도록 엄마는 잘 들어줘야 한다.



째, 아이에게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감과 감사하는 마음을 키워준.


마음 아프더라도 아이는 스스로의 한계를 체험하면서 자라야 더 크고 건강하게 자란다. 자신이 원해서 선택한 것에 책임지는 법을 알고, 그 선택에 만족하고 감사하는 법도 알면 좋. 마음 채우는 연습하면서 자라야 결핍을 대물림하지 않는다.


비록 무한한 사탕이 있는 핑크빛 세상이 아니더라도, 빈 틈 많은 세상 속에 어울려가며 아이는 자란다. 모두가 각자의 목소리를 내기만 한다면 세상이 얼마나 시끄러울까... 그보다는 크고 작은 목소리들 간의 조화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필요가 있.


인지적으로 감사 연습이 가능한 건 초등학생 나이쯤부터한다. 아이가 가지고 있는 것들에 대해, 혹은 아이가 원하는 것을 가지지 못했더라도 그럼으로써 배울 수 있었던 것들에 대해 얼마든지 감사할 수 있.


다만 억지로 만들어내서 감사하게 시거나 강요할 성질의 것 아니다. 부모가 감사하는 태도를 보여주고, 너그러운 미덕을 발휘하면 아이는 저절로 우게 된다.



아이가 태어난 이후로 엄마인 내 삶의 속도는 그전보다 10배는 더 느려졌다.

비록 느리지만 여전히 나아가고 있다.

여전히 자라면서...

아이를 돌보는 틈틈이 스스로 돌봐가면서  아직 한참 더 자라야 한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여러모로 기쁘고 아픈 일이다. 그 누구보다 자신에게 가장 솔직한 사랑으로, 엄마와 아이가 성장하는 삶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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