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 완벽과 이상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내려놓는 것도 완벽하게 내려놓으려고 애쓴다.
그런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진실과 거짓, 정의와 부조리, 진리와 무지, 실존과 소멸... 그 중간 어딘가에 걸쳐 있다.
마음은 언제나 말끔히 비워지지를 않고,
상처 난 빈틈은 아무리 해도 메워지지 않는다.
선한 의도로 상처를 주고, 별 의미 없이 도움을 준다.
가끔은 죽은 듯 살아가고, 살아있는 듯 죽어간다.
그러니 전부 내려놓으려 애쓸 필요 없다.
그저 자신의 손에 들고 있는 게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아차리는 것"으로 충분하다.
우리의 삶에는 무거워도 들고 있어야 하는 것들이 많다. 분명 내려놓을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바꾸려고 애쓸 필요 없이 알아차리고 토닥여주면 그제야 조금 안심이 된다.
조금 덜 무거워진다.
때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머무름이다.
새로운 도전이 아니라, 초라함 속에서 반짝임을 발견하는 일이다.
결핍으로 내면을 깊이 채워나가는 일이다.
더러운 것과 함께 살아가는 과정이다.
그러니 조금은 손에 꼭 부여 쥐고,
조금은 속물스럽게,
약간 위태롭고 부끄럽게
흔들리며 살아가자.
지금까지도 불완전한 모습으로
살아왔지만, 큰 탈없이 지내왔듯이
우린 앞으로도 괜찮을 것이니까.
지금까지 살아온 것만으로
이미 충분히 용기 있는 거니까.
*이미지 출처 @lgnwvr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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