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1학기를 마치며...

1년 같은 1학기...

by songofsongs

세월이 간다는 것이 느껴지는 한 학기였다.

이전보다 훨씬 빨리 고갈되는 느낌이 들었다.


1) 계속 꾸준히 이야기하고, 성장과 성숙의 방향을 제시하려고 했다.

역사를 담당하다 보니, 거의 비공식 국어선생님이라고 장난으로 학생들에게 이야기하며 교과서 속 익숙하지 않은 용어를 설명하고는 했다.

나도 한글 속 한자어는 청소년기에 어려웠는데, 이제는 시험기간에도 아예 책을 펴보지도 않는 시대가 점점 오는 것 같다.

시험 보는 중간에 질문이 있는지 학급을 들어가 보면 질문에 9할이 단어에 대한 질문이다.

심지어 요약본도 제공한다. 다음 1학기에는 오픈북으로 단어 시험을 보는 방법을 고민해 봐야겠다.


2) 학교폭력은 오늘도 진화한다.

2-1) SNS는 정말 만악의 근원이다.

지난 학기에는 관심받고 싶어서 학교폭력을 신고하는 학생이 있었다. 이 학생은 자신의 SNS를 아무나 한테 보여주지 말라고 보호자가 이야기했다며, 학교폭력 담당자인 나에게 자신의 계정 프로필을 보여주는 것을 거부했다. 참고로 이 학생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제3의 SNS 계정을 만들어서, 타인을 사칭했음을 결국 인정했다.

이 학생은 지속적으로 자신이 학교폭력 피해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자신이 자행한 sns계정 관련 일을 사실대로 말하지 않아서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가) 제3의 계정을 사용해서 ‘피해 관련 학생의 사촌언니’라고 이야기하며 갈등관계에 있는 학생이 부담감을 느끼도록 dm 메시지를 보냈다.

나) 그리고 학교폭력 신고접수가 되고 난 직후에는 당시 담임 선생님께는 친언니라고 울면서 믿어달라고 거짓말을 했고,

다) 사안 담당자인 나에게는 인근 중학교의 학생이라고 울면서 말했다.

가끔은 이렇게 소름 돋는 일을 겪다 보면, 왜 이렇게 까지 학생이 행동하고 이 행동을 보호자는 지지해 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모든 게 가정이 무너져서 그런 것 같다. 앞으로 양극화가 더 심화될 텐데, 내년이... 그 이후가 더욱 우려스럽다.


2-2) 학년이 높은 학생이 학년 낮은 학생을 찾아가는 것만으로 학교폭력이 성립할 수 있다.

이것을 이해시키는 것은 정말 어렵다. 자전거를 잃어버린 학생을 돕겠다며 낮은 학년 교실을 찾아간 학생에게 제목의 내용을 설명했다. 가정이 깨진 한 학생이 바득바득 악을 쓰며 나에게 기어올랐다. 어이가 없었다. 내가 정한 룰이 아니기 때문이다. 교육청 또는 교육부에서 나온 자료를 근거해서 이야기했는데, 아동학대라 하고, 협박이라고 한다. 현타가 왔다. 앞으로 그 학생이 어떤 잘못을 하고, 일탈을 해도 지도하는 것을 포기했다. 교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2-3) 높은 학년의 학생이 낮은 학년의 학생을 시켜서 SNS로 메시지를 보내게 해서 학교폭력이 발생했다.

어처구니가 없었다. SNS로 메시지를 보내 부담을 느끼도록 만든 학생은 학교폭력이 걸리지 않았다. 다만 부담을 느끼게 한 학생은 이전에 SNS 관련 갈등이 있었기 때문에 학교폭력 가해 관련 학생으로 신고를 당했다. 이 사안에서 가해 관련 학생도 결국은 혐의 없음이 나왔다. 비밀의 숲에서도 황시목 검사가 선배 검사에게 하는 대사에서 유사한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 대사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들은 결국 자기 자신을 되돌아볼 기회를 박탈당했다. 그로 인해서 더욱더 거리낄 것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갈 것이다.


3) 학생들이 이제는 정말 양극화되어 있다.

어떤 학생들은 긍정적인 의미로 이런 학생이 존재할 수 있나? 는 생각이 드는 학생들도 있다.

가) 자신의 삶을 루틴을 지키며 적절히 채워가며, 심지어! 주변 학생들을 챙긴다.

나) 자신의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해소하며, 주변 학생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다.

다) 학교라는 작은 사회 안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주변 학생들과 소통하며 즐겁게 지낸다.

가히 소설 주인공도 이런 성품이면 너무 소설이라고 할 정도의 학생들이 존재한다. 이런 학생들을 볼 때면 부모님이 대단하다고 생각이 든다. 항상 행복하고 보람찬 삶을 살아가길 기원한다.


어떤 학생들은 그들이 어쩔 수 없는 상황과 조건으로 파괴되어 간다.

가) 청소년기에 양육을 담당할 가정이 거의 완벽하게 풍비박산이 난 경우, 다른 학생에게 자신의 상처를 빌미로 상처를 입히는 사례가 종종 존재한다. 제일 안타깝다.

나) 가)와 같은 조건으로 스스로 무기력하게 살아가며, 때때로 사고를 치는 경우이다. 이럴 경우 평소에는 매우 안쓰럽지만 선을 아득히 넘는 사고를 칠 때에는 뭐라 해줄 말이 없다. 씁쓸하다.

다) 올해 새삼 깨닫는다. 아무런 이유 없이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은 거의 없다. 교사가 알지 못하는 이유와 배경이 분명히 존재할 뿐이다.


4) 학생생활기록부에 읽지도 않고 중요하지도 않은 내용이 너무 많다.

창의적체험활동-자율활동(각종 교육- 학생이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를 교사가 아주 자세히 필요이상으로 적어야만 한다.) 학생들이 출결을 잘해주면 너무 고맙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지옥이 시작된다.


5) 심리적 불안, 발달지연, 과잉행동장애, 주의력 결핍 등의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적어도 한 학급에 3-4명씩 존재한다.

학교에 산후조리원 빼고 거의 모든 기능이 존재한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 이외에 병원과의 연계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별도의 부서에서 교사의 업무로 규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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