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이 심하게 막히길래 일찍 나왔더니 이날은 또 하나도 막히질 않아 회사에 너무 일찍 도착해버렸고, 이럴 때는 모다? 아침 산책!
여름 내내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던 날씨가 3월까지 이어졌고 연일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다. 어떤 날은 집을 나서자마자 쏟아지는 빗줄기에 홀딱 젖어서 그 길로 퇴근하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는데 5분 후, 거짓말처럼 비가 그치더라.
홍수 피해 뉴스가 끊이지 않던 때라 간간이 파란 하늘이 얼굴을 내밀 때면 조금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게 되었다. 당황스러울 정도로 쨍한 하늘과 먹구름/소나기의 콤보가 쉼 없이 반복되던 나날들.
원래 있던 약속을 며칠 전에 취소한 뒤, 주말 내내 집에서 뒹굴거릴 생각에 설렜다. 음악을 낮게 틀고 뜨거운 커피를 내려서 창밖을 바라보며 지난 주말에 시작해서 아직 못 다 읽은 책을 읽을 예정이었기 때문에.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에너지가 충전돼서 요리도 하게 된다. 독립생활 6년 차의 결과로 미역국 하나는 기깔나게 끼리는 사람이 되었고.
그렇다고 집에만 있기에는 서운하니까 좋아하는 팟캐스트 들으며 동네 한 바퀴를 돌기로 한다. 집에서 5분만 나가면 관광지다 보니 조용한 산책길은 아니지만 눈길을 사로잡는 스폿들과 북적이는 인파가 주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다.
안 그래도 궁금했던 책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가 북클럽 친구 피드에 올라왔고, 책을 다 읽고 아직 흥분이 채 가라앉지 않은 목소리로 책 이야기하는 친구를 보며 급발진하여 프롤로그 읽어보고 바로 결제했다. 정말이지 주말 이 시간 너무 소중해.
친구의 친구 생일 파티에 초대되어 저녁을 먹으러 다녀왔다. 항상 자취생에게 마음 써주는 친구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푸짐하고 다채로운 한상에 매번 감탄하게 된다. 오늘도 잘 먹었습니다-
선거 전부터 투표를 하기 위해 일부러 주말에 (아이를 포함한) 온 가족이 거리가 먼 시티로 나오는 일정을 잡는 친구들과 부재자 신고조차 하지 않은 친구들을 보며 마음이 복잡해졌다. 바깥에서 지내면 얼마나 쉽게 한국의 여러 가지(신경 쓰기 싫고 피곤한 것들)로 부터 멀어질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지만 그 사실 하나만으로 실망스러운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이었고.
선거 당일에는 퇴근길에 시티에서 순대국밥을 후다닥 때리고 개표 방송을 보기 위해 집으로 서둘러 발걸음을 돌렸다. 선거 결과는 다음날 아침에 알 수 있었는데 SNS에서 '오늘은 맛있는 거 챙겨 먹으세요'라는 말에 평소처럼 출근해서 열심히 일하고 퇴근 후에는 부지런히 집밥을 챙겨 먹었다.
하고 있는 일이 내가 좋아하는 것 중 7번째 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왜냐하면 주말이나 일을 쉬고 있는 기간에는 정말 일 관련된 것들에 거의 시간을 쓰지 않기 때문인데 가장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아본 적도 없지만 이렇게 스위치를 켜고 끄는 게 가능하단 건 좀 장점이 아닐까 요즘 종종 생각한다.
그래서 제가 바쁜 이유는 대부분 1~3순위를 파느라 바빠서 이지만, 그래도 가끔 이런 걸 보면 또 즐거운 건 사실이라서요.
달링허스트에 있는 빌즈에 갔더니 gochujang이 들어간 치킨과 흑임자 라떼 같은 메뉴가 있길래 신기하다 했는데 알고 보니 빌즈가 한국에도 있단 소식을 얼마 전에야 알게 되었다. 한 입 먹어보고 나도 모르게 "이거 맛있어!"를 외치게 한 팬케이크가 정말 소문대로 맛있었다.
회사 업무에 빠르게 적응하는 걸 상반기 일 순위 목표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다른 것들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는데 두 달이 지나고 나서야 새로 산 카메라를 처음으로 바깥에 들고 나왔다. 두 달 만에 만난 카메라가 너무 반가웠고 이제 사진 찍을 여유가 생겼구나 싶어 조금 감격스러웠던 날. 예전에 사용하던 카메라에 비해 기능이 다양하다 보니 결국 주말마다 매뉴얼을 펼쳐놓고 하나씩 기능을 익혀가고 있다.
그동안 잘 메고 다니던 오래된 백팩(이라 쓰고 애착 가방이라 부르는)을 더 이상 못 쓰게 되었는데 문득 사진 찍으시는 분들은 어떤 가방 메고 다니시나 궁금해졌다. 새 카메라는 무게가 상당해서 무조건 백팩을 메는 게 정답인데 카메라 가방을 검색해보니 죄다 못생겨서 조금 좌절했다. 쿠션감 좋고 깔끔한 카메라 백팩 알고 계신 분은 제보 부탁드리겠습니다.
요즘엔 직접 내린 핸드 드립 커피와 동네 카페의 꼬순 라떼를 번갈아가며 마신다. 금요일, 가보자고-
관계마다 적정한 거리랄까 안전거리 같은 것이 다른데 서로 생각하는 거리감이 비슷하고 누구든 그 선을 과도하게 넘지 않고 서운해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평화는 보장되는 것 아닐까.
퇴근하고 집에 오면 플랫 메이트랑 문 닫고 방으로 들어가지 않고 각자 키친 테이블이나 커피 테이블에서 자기 할 일 하며 시간을 보낸다. 적당한 이야기와 인기척, 백색 소음의 쓰리 콤보. 생각보다 빨리 편안해진 것 같아 다행이다 싶고.
요즘엔 아침에 일어나면 주섬주섬 스웻부터 찾아 입게 되는데 옷장을 열면 카디건에 은은하게 배어있는 선크림 향과 옷걸이에 걸려있는 수영복에서 나는 수영장 냄새를 맡으며 '그래도 여름이었네.. ' 한다.
최근의 모험은 궁극의 소이/아몬드/오트 밀크를 찾아 모험을 떠난 것. 일단 마음에 드는 것을 발견하면 하나만 패는 성격이라 기간 내에 최대한 다양한 우유를 마셔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예전에 무당 아몬드 우유가 맛있다는 팀 동료의 말에 처음으로 아몬드 우유(오리지널)를 샀다가 이렇게 밍밍한 걸 대체 무슨 맛으로 먹는담 했었는데 이젠 아몬드 우유 언스위튼을 마시며 세상 깔끔하고 고소한 맛이라고 말하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얼마 전에 회사 근처 공원을 돌았던 게 좋기도 했고 예전처럼 통으로 시간을 빼기가 어려우니 틈틈이 시간 날 때마다 걷기로 했다. 매일 아침 20분, 점심 후에 15분 정도를 걷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닝 비행운을 봤으니 오늘은 좋은 하루가 될 거예요.
언젠가 SNS에서 중국식 고추 기름면(?) 레시피를 본 적이 있는데 재료 구하기가 번거롭다는 핑계로 결국 시도는 해보지 못한 메뉴가 있다. 그런데 오늘 저녁 먹으러 중식당에 갔다가 마침 비슷한 메뉴가 보이길래 시켜봤는데 기대했던 맛이었고 다음엔 또 다른 메뉴를 도전하러 재방문해볼 예정이다.
출근길에 집 근처에 커다란 공원이 있단 걸 알게 되어서 이북리더기를 들고 나왔는데 미셸 자우너의 『H마트에서 울다』를 읽다 보니 어느 순간 공원에 앉아 눈물 줄줄 흘리는 사람이 되었고 책 내용에 명동교자가 등장하자 갑자기 명동교자 가고 싶은 사람이 되어버렸다.
“우주가 무수히 많은 곳에서 무수히 많은 방식으로 아름다운 건 얼마나 경이로운 일인가. 그러면서도 우주는 활기차고 사무적이다.” - 메리 올리버
주말 아침을 호주 비요뜨로 시작했는데 너무 달아서 만나자마자 헤어질 뻔한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고. 네, 메리 올리버님과는 아무 관계없습니다만.
아침 공원의 최대 장점은 역시 왕 큰 개들을 왕 많이 볼 수 있다는 점인데 저 멀리서 해맑은 표정으로 오는 친구를 발견하고 쫑긋 선 귀와 순간 정지한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국제 강아지의 날(3월 23일)에 아침부터 귀여운 광경을 목격하고 기분이 좋아졌다.
커다란 나무를 집처럼 사용하시는 분을 발견. 콜라를 줄이기 위해 요즘은 혼자 탄산수를 마시기 운동을 하고 있다.
이민진 작가의 『파친코』보다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이 더더 좋다는 평을 볼 때마다 궁금함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데 이 날 애플 TV에서 <파친코>가 공개되는 날이었으니 조만간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도 재출간되고 이북도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출판사여, 듣고 계신가요?
어느 날의 육개장과 맥주 한 잔.
새 카메라를 들이며 기존에 사용하던 렌즈를 너무 소홀히 관리했던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고 그래서 구입한 지 5년도 넘은 단렌즈에 끼울 UV 필터를 뒤늦게 구매했다. 그게 어언 한 달 전의 일인데 이제 좀 끼워볼까 하고 모처럼 주말에 자리 잡고 앉았더니 그제야 사이즈가 틀렸다는 사실을 알아버렸고.
네, 그렇게 멍청 비용을 지불하고 새로 UV 필터를 구입했고 이번에는 다행스럽게도 알맞은 사이즈를 구입하여 무사히 렌즈에 장착하였다는 기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윌 스미스 때문에 다른 오스카 내용이 묻혀버린 느낌이지만, 샤론 스톤의 레전드 룩을 오마쥬한 젠데이아가 너무 아름다웠고.
덕후 중의 찐 덕후 한스 짐머가 라이온 킹 이후로 27년 만에 오스카 음악상을 수상했단 소식이 너무 웃기고 반가웠다. 한스 짐머가 소설 『듄』의 엄청난 팬이라 편집 작업 끝난 후에도 드니 빌뇌브 감독에게 계속 작업물을 보낸 이야기 무척 좋아합니다.
처음에 이 건물을 보고 정말 신기하게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봐도 봐도 여전히 신기하고. 시드니에 H마트는 없지만 대신 하모니 마트는 있다는(?) 소식을 전해드리며.
스스로를 긍정맨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생각해보니 이번에 돌아올 때 생활에 대한 걱정은 한가득이었지만, 일에 대한 걱정은 1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동안 해왔던 일이기도 하고 일은 그냥 일이니까, 금방 적응할 수 있을 거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적지 않은 경력이라도 새로운 시스템 앞에선 경력자도 그저 초보자일 뿐이었고.
숫자를 보는 일이 많은 직무인데 아직 지난 히스토리와 배경을 전부 꿰고 있지 못하다 보니 실수가 실수인지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래서 검증에 검증을 하느라 주어진 시간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소요해야만 했다. 일에 대한 걱정은 별로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다행히 적응을 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단 건 알고 있었기에 최대한 불평하지 않고 꾸역꾸역 업무를 쳐내느라 3월 내내 엄청난 야근을 했다.
예상치 못했던 시작부터, 그리고 어쩌다 보니 마지막까지 힘들었던 3월이 끝나가고 있어서 너무 좋다는 생각을 하며 3월 31일에는 셀프로 에어프라이어를 선물해줬다. 4월은 조금은 덜 힘들고 조금 더 즐거운 한 달이 되길 기대해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