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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nald Dec 31. 2022

2022 연말 결산

월간 (다시) 시드니 12월호

독서

올해 총 17권의 책을 읽었고 이 중 종이책이 9권, 나머지 8권을 이북으로 읽었다. 이사할 때 책을 이고 지고 다니는 게 부담스럽기도 했고 이제 도서관 이용도 불가하니 전자도서관을 이용해 볼 겸 이북리더를 구입했는데 절반 정도를 이북으로 읽었으니 꽤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주로 삽화나 사진이 들어간 에세이를 종이책으로 구입했고 소설을 이북으로 많이 읽었다. 종이책이 주는 즐거움을 완전히 포기할 순 없어서 내년에도 종이책과 이북 비율은 비슷한 정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사랑했던 작가 : 천선란. 올해 처음 『노랜드』로 천선란 작가를 만났는데 『천 개의 파랑』으로 사랑에 빠졌고 얼마 전 예스24 북클럽에서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를 다운로드해 두었다.

과거의 나에게 읽어줄 책 : 룰루 밀러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너무 소중했던 사람 혹은 어떤 것들이 더 이상 예전과 같지 않을 때 느꼈던 절망감,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어떤 단계를 지나 오히려 그것으로부터 멀어졌을 때 찾아오는 해방감과 안도감, 자유로움을 생각나게 해 줬던 책.

좋아하는 사람에게 선물해준 책 : 오래전에 함께 텍온텍을 방문했던 베프에겐 정멜멜님의 『다만 빛과 그림자가 그곳에 있었고』를, 최근 독립 소식을 알린 친구에게는 마포농수산쎈타님의 『밥 챙겨 먹어요, 행복하세요』를 선물했다.

주로 독서했던 장소 : 예전에 살던 동네의 한가한 도서관. 채광이 좋은 곳에 놓인 커다란 4인용 테이블을 나 혼자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늘 책을 읽겠다는 명목으로 방문하지만 사실 딴짓하는 시간이 더 많지만.

독서와 함께 한 음료 : 바깥에선 뜨거운(!) 라떼, 집에선 핸드 드립.

연말에 읽을 책 : 연말-연초 연휴에 읽으려고 주문한 두껍고 무거운 행복(이민진 작가의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음식』)이 얼마 전에 도착했다.

올해 독서에 아쉬웠던 점&내년의 독서 목표 : 읽은 책의 권수가 현저히 줄었다는 점. 내년에는 올해의 두 배 정도만 읽어도 좋겠다.



영화

올해 총 10편의 영화를 관람했고 이 중 3편을 동네 쟈근 영화관에 보았다. 관람한 영화는 적었지만 블록버스터, 독립 영화, 한국 영화를 고루고루 즐겼고 이 중 2번 관람한 영화는 <헤어질 결심>이 유일하다. 동네에서 <우연과 상상>, <애프터 양>, <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 같은 독립 영화를 상영해주는 쟈근 영화관을 발견한 게 즐거움이었다.


올해의 영화 : (당연히)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박찬욱과 정서경, 그리고 탕웨이의 조합으로 즈는 그저 행복했네요. 그리고 <우연과 상상>으로 이 감독의 영화는 꼭 봐야 해! 리스트에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추가되었습니다.

올해의 영화적 모먼트 : 청룡 영화제에서 정훈희 님의 안개를 듣다가 두 손에 얼굴을 묻고 운 탕웨이.


드라마

넷플릭스와 애플티비를 통해 총 7개(시즌 무관)의 드라마를 시청하였다. 사랑했던 드라마 <그레이스 앤 프랭키>가 시즌 7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고 웰 메이드 한국 드라마의 선전으로 어느 해 보다 K-드라마를 열심히 챙겨본 한 해였다. 아래는 좋았던 작품들의 한 줄 평.



파친코 : 이게 영화야 드라마야

그레이스 앤 프랭키 : 드라마는 종영되었지만 나의 n차 관람은 계속된다.

작은 아씨들 : 정서경! 김고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 본방사수. 박은빈 배우가 다했다.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김밥이 먹고 싶어지는 부작용.

테드 라쏘 : 코트 주머니 속의 따끈따끈한 손난로 같은 드라마

콜 마이 에이전트 : 여러분, 모두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 프랑스 원작을 봐줘.


이것저것

올해의 덕질 : 박소담 배우, 김고은 배우, 정서경 작가님 /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두 배우의 매력을 올해 작품(영화 <특송>과 드라마 <작은 아씨들>)을 통해 재발견할 수 있었고 (그동안 몰랐는데) 나 무쌍 좋아하네.

올해의 팟캐스트 : 비혼세 / 영노자와 함께 웃음을 담당하는 팟캐가 하나 추가되었다. 그냥 듣다 보면 게스트도 내용도 서서히 파악되는 게 팟캐스트지만 반고정이 많음에도 매번 자기소개해주시는 게 참 다정하다. 그중 최애의 반고? 당연히 캥작가님이고 “안녕하세요~ 캥작갑니다~” 들을 때마다 이미 너모 반가워.

올해의 잘한 일 : 시드니로 돌아온 것, 계약파기 하고 이사를 한 일, 월간 (다시) 시드니로 2022년을 기록한 것

올해의 건강 : 1월에 대상포진을 앓았다. 6월에 이사를 하고 나서 손목 통증/시림이 무척 심해졌는데 너무 늦지 않게 원인(베개 높이)을 발견한 게 천만다행이었다. 코로나는 아직까지 잘 피했지만 두 차례의 감기로 혹독하게 고생했고 최근에는 알레르기와 비염으로 병원을 드나들었다. 1월에 대상포진을 앓자마자 무언가에 홀린 듯 비타민과 각종 영양제를 구입했는데 생각보다 매일 챙겨 먹는 게 쉽지 않았다. 새해에는 건강 보조제를 잘 챙겨 먹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의 운동 : 시드니에서 살며 수영과 자전거로부터 멀어졌다. 뚜벅이라 매일 열심히 걷긴 했지만 올해는 주 1회라도 꾸준히 체력을 쌓는 습관을 들이고 싶다.

올해의 감각 : 내 삶이 온전히 내 손 위에서 굴러간다는 안정감과 내가 나로 산다는 느낌. 주변에 휩쓸리지 않고 가능하면 에너지와 시간을 아껴서 그것들을 좋아하는 것을 하는데 할애했다.

올해의 깨달음 : 그래서 결국 책임도 내 몫이라는 점. 스스로를 잘 챙기고 돌보자는 생각을 여러 차례 했다.

올해의 사진 : 헨즈 트립으로 갔던 아발론 비치에서 찍은 사진

올해의 습관 : 매일 아침 드립 커피 내리기

올해의 처음 : 이사하며 처음으로 새 매트리스를 구매해봤고 내손으로 처음 생물 연어도 사보았다. 3n살 인생 아직도 처음 해볼게 이렇게 많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감탄스러웠다.

올해의 소비 : 이북리더, 에어 프라이어, 매트리스, 카메라, 아이폰

올해의 요리 : 연어장 장인님의 연어장

올해의 구독 : 울리스 배달 구독 / 무료 배송 금액을 맞춘다는 명목하에 때로는 과소비를 부르는 구독이었지만 대신 소중한 손목을 지켰으니 만족. 내년에도 종종 이용 예정이다.

올해의 카페 : 맛있는 커피와 차이라떼, 그리고 만족스러운 원두. 삼박자를 모두 갖춘 동네 카페.

올해의 밥집 : 시티 중국집의 고추 짬뽕과 탕슉(찍먹파임. 당연함)

올해의 스낵 : 1/2 행사할 때마다 일단 장바구니에 하나씩 담은 프링글스 빨간통과 도리토스 오렌지색

올해의 디저트 : 주말 마다 참새 방앗간 들르듯 사 먹은 gram의 크림 듬뿍 팬케이크.


올해는 국제 이사와 새로운 일을 동시에 시작하면서 한 발 한 발을 조심스럽게 내디딘 한 해였다. 새로운 환경에서 다시 둥지를 트는 와중에 여러 문제에 맞닥뜨리기도 했지만 정신없이 바빴던 업무와 (위의) 좋아하는 것들이 나를 단단히 잡아주었다. 되도록 모두 오케이를 외치던 우당탕탕 적응기를 지나 후반에는 안정감이 주는 달콤함에 익숙해져 조금 엉덩이가 무거워진 면이 있는데 내년에는 새로운 사람 만나는 것을 조금 더 열심히 하고 좋아하는 것들을 더욱 부지런히 좋아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보너스, 숫자로 보는 결산

책 : 17권 (종이책 9/이북 8)

영화 : 10편

드라마 : 7(시즌 무관)

이사 : 3회

비행 : 1회

콘서트 : 1회

전시 : 1회

핸드폰 +1

카메라 +1

식물 +2


영어 +3

한국어 -1

nunchi?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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