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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산 박규선 Aug 12. 2023

사주는 좋다는데 왜 사는 건 이럴까?(2)

사주명리학, 사주팔자 지피지기

신문기사 내용을 인용합니다.


미국 텍사스주(州)에 위치한 정원에서 잔디를 깎던 여성이 하늘에서 떨어진 독사에게 공격당한 후 매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탈출하는 일이 발생했다. 해당 매가 공중에서 사냥감이었던 뱀을 떨어뜨린 뒤, 이를 다시 채간 것으로 추정된다.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남부 텍사스주(州)에 거주하는 페기 존스(64)씨가 지난달 25일 겪은 일을 소개했다.

남편과 함께 텍사스에서 2만 4천㎡ 넓이의 녹지를 소유한 존스 씨는 오후 시간에 정원의 잔디를 깎고 있었다.

이때 존스 씨는 갑작스럽게 뱀의 공격을 받았다. 1.5m 길이의 이 뱀은 다름 아닌 하늘에서 존스 씨에게 떨어졌다. 뱀은 곧바로 존스 씨의 왼쪽 팔뚝을 휘감았고, 놀란 존스 씨가 팔뚝을 흔들며 뱀을 떨쳐내려고 시도했지만 뱀은 오히려 더 강하게 존스 씨의 팔뚝을 휘감은 뒤 그의 얼굴까지 공격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뱀은 존스 씨의 안경에 부딪혔고, 존스 씨도 뱀에게 물리지는 않았다. 뱀의 공격이 계속되던 도중, 뜻밖의 ‘제삼자’가 등장해 상황을 급변시켰다. 바로 하늘을 날던 매가 날아와 존스 씨를 공격하던 뱀을 채어간 것이다. 뱀이 워낙 강하게 존스 씨의 팔뚝에 감겨있었던 탓에 매의 시도는 3~4차례 지속됐다. 이 과정에서 존스 씨 팔뚝 전체에 매의 발톱이 박히고 긁히는 등 큰 상처가 났다. 그는 “팔뚝 전체가 피로 뒤덮였다”라고 떠올렸다.  존스 씨에게 떨어진 뱀은 독사였던 것으로 판명됐다. 뱀의 공격으로 깨진 안경 표면에서 독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존스 씨는 “뱀과 매에 공격받은 뒤에도 살아남았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나는 세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밝혔다.    출처 [파이낸셜뉴스] 



그가 스스로 말했듯이 그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다. 그런데 그와 비교해서 나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뱀의 공격을 받은 적이 없다. 왜 하필이면 독수리가 뱀을 물고 가다 그에게 떨어트렸을까? 그 재수 없는 와중에도 다행스러운 일이 벌어졌지만, 그런데 운은 누가 더 좋은 것일까?  


마른하늘에 날벼락(낙뢰)을 맞는 일은 여름에 흔히 일어난다. 그 넓은 지역 중에 하필이면 내가 있는 곳에 벼락을 때리다니 일부러 조준하지 않고서야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다. 벼락 맞은 사람, 그것도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사람은 정말 재수가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 어떤 이는 벼락을 맞고 죽는가 하면, 그 와중에 어떤 이는 기적처럼 목숨을 건지기도 한다.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다. 그런데 과연 정말 운이 좋은 것인가? 벼락을 맞지 않은 사람이 대다수인데...


주희는 [주역본의]에서 동즉변화(動卽變化)라고 했다. 움직이면 좋든 나쁘든 변화가 생긴다는 뜻인데, 변화라는 것은 나에게는 길흉으로 나타난다. 길흉이라는 단어가 주는 뉘앙스를 벗어버리면, 길흉(吉凶)이라는 것은 나에게 득(得)이 되면 길(吉)이요, 실(失)이 되면 흉(凶)이라는 뜻이다. 나에게 길은 어떤 이에게는 흉이 되기도 한다.


비 오는 날은 우산장수에게는 길이지만 종이장사에게는 흉일 뿐이다. [주역] 계사전에는 이를 "길흉자 실득지상(吉凶者 失得之象)"이라고 하여 "득즉길 실즉흉(得卽吉 失卽凶)"의 의미로 표현하고 있다.

 

 우리는 움직임으로써 변화를 만들어낸다. 움직임 없이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길흉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변화가 일어난다는 의미이다. 변화가 없다는 것은 죽었다는 의미이니 길흉은 항상 우리 곁에서 일어나는 역동적인 삶의 모습일 뿐이다.


길흉, 즉 변화는 받아들이는 사람의 자세에 따라 어떤 이에게는 길이 되고 어떤 이에게는 흉이 된다.


내가 움직인다는 것은 내 주변을 서성거리는 음양과 오행을 만나 서로 상호작용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호작용을 통해 변화가 만들어지는 것이며, 그 변화가 내게 득이면 길이 되고 실이면 흉이 되는 것이다.

   

같은 날 A는 동쪽으로 가고, B는 서쪽으로 갔다. A는 길을 가다가 귀인을 만나 큰 재물을 얻었다. B는 길을 가다 강도를 만나 있는 것을 모두 빼앗겼다. 움직임에 따라 변화는 달리 일어난다. 모든 일은 자신의 선택에 따른 결과일 뿐이다.


길을 가다가 우연히 아는 이를 만나 밥을 얻어먹었다. 그런데 만일 다른 길로 갔다면 배고픈 친구를 만나 밥을 사주었을지도 모른다.  


모든 변화는 자신의 선택에 의한 결과로 일어나는 인연이니 그것이 득이라 판단되면 길이요, 실이라 판단되면 흉일 뿐이다. 


내가 움직일 때마다 나와 음양오행이 만나면서 상호작용이 일어나고 변화를 일으킨다. 길흉(변화)이라는 것은 항상 내 주변을 서성거린다. 변화없는 삶이 없다는 것은 항상 길흉이 있다는 뜻이다.


주변에는 보이지는 않지만 끊임없이 대립과 화해라는 역동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변화를 일으키는 음양오행이라는 기의 흐름이 있다. 이 기의 흐름을 알 수만 있다면 東으로 갈지 西로 갈지 선택하는데 도움이 될 텐데.  


우리가 사주를 보는 이유, 무당을 찾아가는 이유, 신에게 기도하는 이유, 경제학 경영학 등등을 공부하는 이유가 다 그런 것 아닌가?


A는 길을 걷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 "에이 재수 없어" 그러고는 투덜대며 가던 길을 갔다.

B도 역시 같은 길을 가다가 그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  역시 "에이 재수 없어" 투덜대며, 혹시 다른 사람들이 걸려 넘어질까 하여 돌부리를 캐냈다. 그런데 그것은 어마어마한 금괴의 일부였다.  


변화라는 길흉은 받아들이는 자의 선택이다.


'사주팔자'대로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사주팔자'대로 이루어지지도 않는다.   


사주팔자는 지구의 순환 이치를 천간과 지지에 담아 놓은 것이다. 내게 주어진 사주팔자라는 좌표를 분석하여 내가 순리대로 가고 있는지, 아니면 역행하고 있는 지를 알아보고자 하는 인간의 지혜가 담긴 '지혜의 서'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과학조차도 100%가 없듯이 사주팔자를 분석하는 사주명리학도 100%의 확정성을 담보활 수는 없다. 다만 사주팔자가 담고 있는 잠재적 가능태를 통해 지혜를 이끌어내고자 할 뿐이다.  


그러므로 무엇인가를 맞추려고 하는 상담은 그다지 옳은 방법이 아니다. 100%의 확정성을 담보하고자 한다면 차라리 무당에게 양보하라. 맞추기를 원하는 상담자가 있다면 차라리 무당을 찾아가는 편이 낫다. 맞춘다는 것은 사주상담가의 장기자랑일 뿐 내담자에게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사주팔자를 통하여 피흉추길을 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족하다. 내게 실이 된다고 판단되면 그 길을 가지 않으면 되고, 가야만 할 수밖에 없다면 조심하면 된다.


사주에 흉하다고 정해져 있다고 해서 반드시 흉이 일어나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내 사주팔자에 나오는 대로, 정해진대로 지구의 기후변화가 그대로 흘러가 주지는 않는다. 같은 여름 午火라도 어떤 때는 감당할 수 없는 태풍이 몰아치고, 어떤 때는 무난히 넘어가기도 한다. 내 사주의 火가 길운이라고 해서 날씨도 내 運의 뜻대로 흘러가 주지 않는다. 사람들은 정해진 틀을 좋아하지만 세상은 호락호락  나의 틀대로 흘러가지는 않는다.


아무리 좋은 사주라 할지라도 도시 전체가 무너지는 지진 속에서는 의미 없다. 사주의 예측 범위보다 더 큰 변화 앞에서는 개인의 변화를 기록한 나의 사주는 무용지물일 뿐이다.


득실(得失)을 미리 알 수 있다면, 흉(凶)은 피하고 길(吉)은 받아들일 수 있다. 여기에서부터 똑같은 사주를 가지고 있는 쌍둥이도 득실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길흉이 갈리고 삶의 흐름이 달라진다.   


사주팔자는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다양한 관법이 존재하며, 관법에 따라 길흉이 갈린다.


변화란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길흉득실(吉凶得失)이 정해질 뿐이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가? 정답은 없다.


누군가의 인생을 판단하고 피흉추길을 상담한다는 것은 도덕적 양심에 근거를 두어야 한다. 그리고 사주상담가는 길흉을 따지는 기술적이고 술법적인 접근뿐만 아니라 인간애를 바탕으로 하는 인문학적 소양을 충분히 갖추어야 할 것이다.


易門仙院, 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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