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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수가없다

왠지 애매한데.

by 솔라리스의 바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2025)를 봤다. 보기로 한 영화는 최대한 정보 없이 보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쩔수가없다>도 무슨 영화인지 모르고 봤다. 봤는데, 재미있는 영화인지 재미없는 영화인지 애매하다. 웃긴 것 같은데 웃기지 않고 의미가 많은 것 같은데 잘 보이지 않는다.


1.

웃긴 것 같은데 웃기지 않다. 소소한 부분에서는 굉장히 재미있는데 전체적으로는 웃음이 나오지 않는 영화였다. 게다가 실직에 관한 영화라니, 실직은 지옥보다 무섭다는 걸, 안다. 그래서 함부로 웃기 어려웠달까.

<투씨>(시드니 폴락, 1982)의 주인공 마이클(더스틴 호프만 분)은 배우로 사는게 너무 힘들다.

2.

의미가 많다. 그래 보인다. 등장인물의 캐릭터와 면면, 장소들, 소품이나 그런 것들. 많은 인물이 나오는 만큼 많은 걸 품었을 텐데, 그게 쉽게 읽히진 않는다. (물론 관객인 내 탓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헤어질 결심> 같은 경우, 직관적 해석은 어려워도 굉장히 재미있었다. 의미가 중첩돼서 보이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번 영화는 산개하고 있었다. 좋은 재료들이 결합되지 않는 듯했다. (이건 소소한 웃음은 많았는데 전체적인 웃음은 없었다는 의미랑도 연결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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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어쩔수가없다>를 봤다. 욕을 하려고 해도 영화를 보고 욕을 해야지. 보지도 않고 욕을 하면 안 된다. 그리고 박찬욱 감독님이 아무리 이상한 영화를 만들어도 웬만한 영화들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기대만큼은 아니라는 거지 별루라는 뜻은 아닙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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