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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라리스의 바다 Jul 22. 2022

썸머 필름을 타고!

꼭 그런 스타일로 연기했어야 했나요

일본의 청춘영화 <썸머 필름을 타고! It's a Summer Film!>(마츠모토 소우시, 2020)를 봤다.

     

일본은 옛날부터 10대 학원물이 많았다. 이런 장르는 보통 학교에서 동아리 활동을 하다가 겪는 에피소드를 다룬다. 농촌의 학교가 등장하는 경우도 많고. (생각해 보니 굉장히 많다!) <스윙걸즈>(야구치 시노부, 2004) 같은,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영화부터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이와이 슌지, 2001) 같은 어두운 영화까지. <러브레터>(이와이 슌지, 1995) 같은 멜로물부터 <배틀 로얄>(후쿠사쿠 킨지, 2000) 같은 서바이벌 무비까지 많은 영화가 흔적을 남겼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줄거리는 명쾌하다. 여고생들이 방학 때 영화를 찍는 영화다. 여기에 사랑과 질투, 노력과 좌절 같은 성장 키워드가 붙는다. 일본에는 앞서 수많은 (괜찮은) 일본 학원물이 있었고, 영화 촬영에 관한 영화만 해도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요시다 다이하치, 2012)라든지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우에다 신이치로, 2017) 같은 영화들이 있으니까, 중간만 해도 꽤나 즐거울 것 같았는데...     


생각보다 재미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설정은 이상하고, 전개는 뜬금없었네요.


가장 괴로웠던 건, 연기 톤이다. 주인공(문근영을 닮기도 했고, 심은경을 닮기도 한)은 충분히 매력적인 배우였는데, 연기와 대사와 표정은 이상했다. 마치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그대로 걸어 나온 것 같았다. 그래서 실사영화를 찍은 게 아니라,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그대로 따라 한 것처럼 오버스러운 연기였다. (이건 연출 책임이다) 혹시 일본 영화는 아예 애니메이션에 먹힌 걸까? 이렇게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걸까? 만약 그렇다면, 현대 일본 영화는 (많이 보진 않았지만) 좀 암울하다. 단지 일본 내수시장에만 머물게 될 수도 있다. 


나는 소년소녀 영화를 좋아한다. 


우리나라에는 10대 청춘물 영화가 거의 없어서 (독립영화에는 많다. 하지만 대부분 어두운 상처를 가진 영화들이 대부분이었다) 일본의 학원물 장르가 부럽기도 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좀, 많이, 아쉽다. 여러 가지로 재밌을 수 있었는데 말이다. 특히 마지막 장면 같은 경우도 그렇다. 참신한 설정일 수도 있지만, 너무나, 음, 일본스러웠다. 노골적으로 드러내 놓고는 자기들끼리 좋아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애정한 영화들은 애정한 만큼 속상한 마음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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