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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라리스의 바다 Feb 10. 2023

콘스탄틴

참여했던 모두에게 소중한 영화일 듯

러닝머신에서 땀을 흘리다가, TV를 틀었는데 <콘스탄틴>(프란시스 로렌스, 2005)이 방영 중이었다. 얼마 만인가, 콘스탄틴. 내가 좋아하는 배우 레이첼 와이즈(혹은 레이첼 바이즈)가 나온 영화. 하지만 한두 번 본 뒤로는 잘 찾지 않았던 영화이기도 했다.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키아누 리브스와 레이첼 와이즈는 <체인 리액션>(1996)에서도 함께 나온다. 나는 그 영화를 추운 겨울의 춘천에서 봤다. 

오늘-다 보지는 못했지만-영화를 곰곰이 뜯어보다가, 재밌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내가 뒷북을 울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지금은 명배우로 자리 잡은 사람들이 여럿 등장한다는 점이었다. 


우선 키아누 리브스가 그렇고, (<매트릭스> 시리즈가 끝난 뒤, 첫 블록버스터영화였다. 박스오피스모조에 따르면, 제작비가 1억 불이었다. 세상에나), 레이첼 와이즈는 <미이라> 시리즈를 끝낸 뒤, 한참 폼이 올라왔을 무렵에 선택한 영화였다. (물론 <어바웃 어 보이>에서 잠깐 나온 장면도 좋았지만.) 


짧은 전성기를 불태웠던 샤이아 라보프도 나온다. 그가 <트랜스포머>로 뜨기 전,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은 영화다. 


샤이아 라보프는 <트랜스포머> 시리즈와 <인디아나 존스 4>로 한창 바빴는데, 지금은 찾을 수가 없다.

그리고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에서 하얀 마녀로 등장하기 전의 틸다 스윈튼도 나온다. 가브리엘 '악동' 천사로 나온 그는 잘생긴 매력덩어리다. 


너무 근사하다.

감독인 프란시스 로렌스도 마찬가지다. 그에게 이 영화는 데뷔작이었다. 이후 <나는 전설이다>(2007), 그리고 <헝거 게임> 시리즈를 만들게 된다. 오호라.


<콘스탄틴>은 북미에서 크게 성공하진 못했다. 아니 실패했다. 1억 달러의 제작비가 들어갔는데, 7,600만 달러를 벌었으니 망한 셈이다. 하지만 해외에서 1억 5천만 달러를 벌었고, (우리나라에서도 170만 명이나 관람했다) 총 2억 3천만 달러 정도의 수익을 올렸다. P&A비용까지 고려하면, 아마도 똔똔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에 참여한 몇몇 사람들은 행복한 미래로 달리게 된다.


갓 경력을 시작한 감독이나, 큰 프로젝트를 끝내고 그다음 스탭을 띤 배우들, 이 영화를 기점으로 한 단계 올라선 배우들. 모두에게 의미가 있었을 것 같다. 누구든 전성기가 있는 법인데, <콘스탄틴>에서 키아누 리브스와 레이첼 와이즈는 한 인간으로서도 전성기였던 것 같다. 

배우가 자신의 생물학적 전성기 때 좋은 작품을 만나는 건, 대단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송강호 배우는 지금도 좋지만 <반칙왕>이나 <살인의 추억>에서 보여준 젊음의 힘을 따라갈 수가 없다.)


어쩌면 이 영화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지금쯤, <콘스탄틴>을 돌아보면서, '그래, 저 영화가 나에겐 어떤 변환점이었어' 내지는 '저 영화를 찍었을 때가 좋은 시절이었지' 혹은 '서툴렀지만, 열심히 작업했어' 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 물론 그들의 사생활까지는 알 수 없기에, 어쩌면 저 영화를 촬영할 무렵, 빚독촉을 받고 있었다거나 애인이 바람나서 매일 밤 울고 있었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나도 저 영화를 볼 때가 좋은 때였던 것 같다. 감독님. 감독님의 전성기는 언제인가요? 저는 저 때였네요.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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