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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 가족의 비행 Jan 26. 2023

FIRE) 파이어족의 딜레마 : 필요한것은 멘탈이다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지만, 앞으로의 나는 누구인가?

파이어족에게 필요한것은 사실 경제적인게 가장 크다는것은 당연하다. 재정적 독립 & 조기 은퇴의 약자이니. 하지만 거기에만 집중하다가 가장 중요한것을 대비 하지 못해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파이어족을 포기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있다.   


뭐하시는 분이세요?


사람을 만나면 자신을 소개해야한다. 모르는 사람이라면 어떤 사람인지 한마디로 표현해야하고, 아는 사람이라면 요즘 뭐하는지를 한마디로 표현해야한다. 


파이어족은 이게 어렵다. 


'파이어족이에요'는 적당한 답이 아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파이어족이 뭔지 모르기 때문이다. 사실 알아도 마찬가지이다. 그거 그냥 돈많은 백수랑 비슷한거 아닌가요? 라고 해도 엄밀하게 따져보면 틀린말도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나는 백수이다'라고 자랑스럽게 말하는것도 쉽지 않다. 왜냐하면 파이어족은 원래 그런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에게 나를 표현하는게 어려운게 아니고, 나 스스로 내가 누구인지 납득시키는게 어렵다. 

파이어족의 단순하지 않은 근원적인 문제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파이어족의 자격인 경제적 독립을 갖춘사람은 매우 성실하고 사회적으로 인정받아온 사람일 확률이 높다. 애초에 파이어족들은 근로에서 고수입이 전제되어야 자산을 모을수 있으므로 고학력에 수입높은 직업을 유지한 사람이 많고, 계획적으로 지출을 통제하고 투자에도 적극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노력하여 달성한사람이기에 의지력과 실행력이 뛰어난 사람이 많다. 


이런사람이 스스로를 어느날 갑자기  


'백수입니다' '응 그냥 놀아' 라고 답하기는 의외로 어렵다. 남에게 뿐 아니라 스스로에게도 그렇다. 

파이어족은 근원적인 딜레마를 가진 모순적인 집단일수도 있다.   


경제적 자유를 이루면 그 다음은? 나는 스스로를 무엇이라고 규정할것인가?


더 적나라하게 말하면 

'명함이 없이 살 준비가 되어있는가?'


파이어족이 되려면 이 질문에 스스로 답을 잘해야한다. 경제적 자유를 이루는것도 험난한 과정이지만, 돈이 부족해서가 아닌, 이 질문에 스스로 답을 못해서 결국 직장으로 되돌아간 사람들도 꽤 있다는걸 보면 더더욱 그렇다.  


파이어족이 되면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

파이어족이 되겠다는 사람들 물어보면 팔할은 비슷한 답이 돌아온다. 

"글쎄요... 일단 내맘대로 좀 늦잠자고, 여행도 다니고.. 세계 일주? 해외 살기도 해볼거같아요. 매일 운동도 시간을 늘려서 하고... "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그냥 회사를 안가면 할수 있는일을 나열하라는게 아니다. 그건 백수다. 이제 회사원으로 규정된 내가 사라진후, 새로운 무언가로 나를 어떻게 규정할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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