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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의 삶공부 Aug 23. 2021

44390원어치 돈 공부!

관심 안경을 끼면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더 잘 보인다고


남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누나가 엄마 폰 사용료 내느냐고? 엄마 폰 값이 밀려서 채권 추심을 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단다. 딱 들어봐도 너무 무서운 단어에 깜짝 놀랐다. 그랬네. 엄마 폰 값이 자동 이체되는 통장을 요즈음 사용하고 있지 않아서 그 통장으로 폰 값이 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깜빡 잊고 있었던 것이다. 몇 달째 폰 사용료가 빠져나가지 않았고 그런 서류를 받았던 것이다. 얼른 돈을 입금하고 나머지 서류도 다 정리하고 나니까 놀란 가슴이 진정되었다.



예전 같았다면 나의 불찰에 약간 화가 나거나 죄 없는 폰 회사를 원망하며 잠시 에너지를 뺏겼을 것이다. 


생각이 전환되면서 내 폰 사용료가 궁금해졌다. 얼른 들여다보고 싶었다. 

‘어쩌면 폰 사용료 중에서 새고 있는 돈이 있을지도 몰라.' 

'이걸 내가 밝혀내고 말 테다.' 

'혹시 있다면…… 오예!.’


이런 기대감까지 들면서 갑자기 수사관이 된 심정이었다. 숨어있는 범인을 찾아야겠다는 마음으로 KT에 전화를 했다. 폰 사용료 중 절약할 수 있는 부분이 없는지 알아보고 싶어서 전화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한참을 상의해 본 결과 3가지의 숨어있는 돈을 찾았다. 그러면 그렇지!





먼저 

데이터 무제한 사용을 110기가바이트로 해도 되겠단다.


차라리 잘됐다. 사실 데이터 무제한은 맨발 걷기 운동할 때 영어 공부하고 다른 공부 하려고  신청한 건데……. 

요즘에 부쩍 알고리즘 따라온 유튜브를 통제하지도 못하고 보고 있었거든. 몇 번 마음먹고 고쳐 보려고 해도 잘 안 되어서 나에게 실망하고 있었는데…….

제한해 두면 영어공부나 다른 공부를 하기 위해서 유튜브 시청 시간을 조절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이 기회에 내가 봐야겠다고 선택하지 않은 유튜브는 아예 시청하지 않기로 습관을 고쳐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일석이조네! 

이렇게 해서 찾은 돈이 무려 11000원! 




다음은 

약정기간 만료로 25%가 절약되겠단다.


KT 나쁘다.(^^) 이건 가압자에게 약정 만료일 전에 맞추어서 꼭 알려주어야 하는 사항 아닌가? 아니면 자동으로 약정기간 만료되면 25%의 요금을 낮추어 주든가. 가입자가 신청하지 않으면 그대로 요금을 슬쩍 챙기다니……. 이건 아니라고 본다. 따지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내가 가입할 때 이런 항목을 잘 챙겼어야 했나 싶어서 반성 쪽으로 마음을 정리했다. 다음에 이런 것까지도 꼭 잘 챙겨야겠다는 교훈도 얻으면서.

여기서 찾은 돈이 17250원! 


폰 사용료만으로 절약할 수 있는 돈이 한 달에 3만 원 가까이 된다(정확하게는 28250원!)






이렇게 일이 진행되니까 더 촉이 세워졌다. 

‘분명히 더 있을 거야. 다시 찾아보자.’


인터넷 사용료?

결합상품?

여기에 뭔가 또 숨어있는 돈이 있을 것 같다는 예감? 



인터넷 사용료를 결합상품으로 사용하고 있다. 

폰+노트북+집전화+TV 이렇게 4개가 결합된 상품이라서 싸게 사용료를 낸다는 조건으로 가입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몇 년이 흘렀다. 왜 이걸 챙겨보려고 하지 않았을까? 집전화는 거의 사용도 안 하고 있는데? TV는 예전에 있을 때 부가서비스 해 놓은 것도 있을 텐데? 지금은 TV도 없으면서 왜 여태까지 이러고 있었을까? 파 보면 바로 나올 것 같은 예감이 들어서 얼른 전화를 했다.




예상했던 대로 TV에서 많은 돈이 매달 나가고 있었다. 


15040원이나! 

오랜 세월 이렇게 큰돈이 매달 새어나가고 있었는데 몰랐다는 말인가? 돈에 대한 무감각,  해도 너무 했다는 생각에 또 반성을 했다.



전화기는 어떤지 여쭤 봤다.


 1100원, 매달 사용료로 나간다고 했다. 거의 사용하지는 않고 있지만 혹시 폰이 안 될 경우를 대비해서 그냥 두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정도는 일단 보류하기로. 집전화에서 혹시 지나치는 게 더 없는지 다시 여쭸다. 발신자 표시 서비스 이걸 해지하면 어떻냐고 했다. 이것도 매달 1100원이라고 했다. 헐~~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발신자 표시 서비스를 신청해서 받고 있었던 것이다. 사용하지도 않는 전화에.


오늘 이렇게 해서 찾아낸 돈이 무려 44390원!!

세상에나! 한 달에 거의 5만 원 가까운 돈이 그냥 세어나가고 있었던 거야? 1년이면 얼마야? 60만 원 가까운 돈이다. 너무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지금에라도 찾았으니 얼마나 다행이야! 헤어진 가족 상봉한 것보다 더 반갑다!  


‘이걸 당장 미니스탁에 투자해야지!’

마음 같아서는 한 달 5만 원 가까운 돈이니까 1년이면 60만 원이다. 이걸 다 투자할까 싶었지만 매달 이 마음 이대로 잘 챙기면서 꼬박꼬박 5만 원은 미니스탁에 투자하는 돈은 확보한 셈이다. 신난다!


미니스탁은 적은 돈으로 주식을 할 수 있는 상품이다. 아낀 돈은 무조건 미니스탁에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다. 놓치기 쉬운 푼돈도 차곡차곡 오래 모이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돈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이제야 마음으로도 깊이 이해된다. 내가 응원하고 있는 기업, 가치를 만들어 내는 기업 5군데를 선택해서 만원씩 5만 원을 투자했다. 온 마음으로 응원을 보내면서!





간단한 금융지식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일상에서의 실천력


이 세 가지 만으로도 금융문맹에서 탈출하고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존 리의 부자 되기 습관에서)  




요즈음 내가 끼고 있는 관심 안경은 돈 공부라는 안경이다.

수단 방법 안 가리고 돈을 절약하고 돈을 모으겠다는 투지가 절대 아니다. 성격상 목숨 걸고 하는 그런 것 전혀 못하는 사람이다. 지금까지의 나의 생활습관을 점검하고 허튼 곳에 낭비되는 돈을 아껴서 그것을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돈 공부라는 관심 안경을 끼니까 이렇게 돈이 곳곳에 숨어있을 줄이야! 너무 신기하다. 

‘왜 예전에는 이런 돈이 안 보였지?’ 

‘이런 돈을 왜 귀하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앞으로 어떤 돈이 어디에 더 숨어있을까?’ 

설렌다. 기대된다. 

59살 할미, 오늘도 즐겁게 행복하게 돈 공부하고 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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