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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의 삶공부 Apr 21. 2022

독서도 환경이 먼저입니다.



줌으로 작년 제자들을 만나 독서를 한 지 2일째 였습니다.

저녁 8시 10분이 독서 시작입니다.

8시에 줌을 열었습니다.

원래 8시 5분에 열려고 예고를 했었거든요.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줌도 학교 등교랑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헐레벌떡 시간 임박해서 학교 오는 친구들도 있지만

조금 일찍 와야 마음이 편한 아이들도 있습니다.


열어놓은 줌으로 조금 일찍 들어오는 아이들은

친구들과 가벼운 수다도 떨고 선생님과 이야기도 나누면서

독서할 마음의 준비, 환경의 준비를 줌 속에서도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야 마음 편하게 독서를 하고 싶은 아이들도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운동을 하고 독서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도 몸이 도와주면 마음 주인의 말을 훨씬 잘 들어준다고 생각하거든요.

독서는 마음도 쓰지만 몸도 뒷받침해 주어야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루 종일 운동 제대로 못 한 아이들이 많을 텐데,

한참 크는 나이인데, 짧게라도 운동하면 매일 하는 운동이니까 건강을 유지하고 자라는데도 도움이 많이 될 텐데...‘

엄마 같은 마음으로 고민이 되었습니다.



검색하고 골라서 앉아서 하는 스트레칭을 준비해 놓았습니다.

“얘들아, 우리 짧게라도 운동하고 시작하자. 그러면 더 독서가 잘 될 것 같아”

“선생님, 우리 건강 박수해요.”

아이들은 바로 건강박수를 주문합니다.

작년에 아이들과 늘 했던 운동이 ‘건강박수’였거든요.

“그래, 그럴까? 선생님도 좋아.”

제가 준비해 놓은 것 그대로 두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걸로 선택해서 3분 정도의 운동을 마쳤습니다.



사실 건강박수가 짧게 하지만 운동효과가 더 있으니까 하고 싶었거든요.

손바닥에는 신경이 다 모여 있어서 뇌를 깨우기도 좋으니까 건강박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거든요.

아이들이 피곤하고 그래서 편한 운동 선택할까 싶어서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준비했거든요.

작년 하던 것 그것 건

강박수하자고 말해 주었을 때 얼마나 반갑던지요.

‘아싸, 잘됐다.’ 싶어서 얼른 유튜브 검색해서 화면 공유해서 건강 손뼉 치고 시작했습니다.


독서하기 전 저의 멘트도 빠뜨리지 않았습니다.

“너희들이 지금 얼마나 멋진 일을 해 내고 있는지, 이미 얼마나 멋진 아이들인지!”

“자, 오늘도 정성 들여서 독서하자. 책 속의 보물을 찾듯이 온 마음을 다해서 독서하자.”

“돈 1000만 원 버는 시간, 선한 돈 버는 준비를 하는 시간이다. 파이팅!”

이런 멘트를 작년에도 매일 독서하기 전 말하고 독서를 시작했거든요.


작년 쓰던 타이머(칠판용, 큰소리 나는 것) 그대로 가져와서 15분을 맞추었습니다.

음악도 매일 독서할 때 들려줄 음악으로 세팅했습니다.

준비 완료되었을 때

“자, 시작!” 말해주면 독서가 시작됩니다.



줌 화면으로 아이들 보고 싶어서 

친구들도 그렇게 하는 게 좋겠다고 해서

핸드폰으로 음악을 털어놓고 줌으로 친구들을 보면서 했습니다.

“띠디디디~ 띠디디디~ 띠디디디~”

타이머 소리 세 번쯤 울리면 독서하는 시간 15분이 끝난 겁니다.

이 울림도 세 번 정도 울리고 껐습니다. 계획된 행동입니다^^


이제 독서록 쓰는 시간입니다.

다시 10분이 세팅되었습니다.

독서록 쓰는 것 까먹었다고 하는 아이가 있어서

다시 설명해 주고 한 번 더 중요한 내용을 짚어주었습니다.



타이머 10분, 카운트가 시작되었습니다.

다시 10분, 끝나는 음이 세 번 울리면 타이머를 끕니다.

독서시간이 끝이 났습니다.



독서록 쓰는 시간에는 ppt 화면 띄워서 

이미 다운로드하여서 준비해둔 것으로 화면 공유해서 들려주었습니다.

화면 공유해도 친구들을 모두 볼 수 있는 방법을 한 아이가 알려주어서 너무 고마웠습니다.

화면 공유해서 더 음질 좋은 음악 들으면서 친구들의 얼굴도 봐 가면서 함께 공부하는 걸로 세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이렇게 저렇게 시도해 보면서 아이들의 생각을 계속 물었습니다. 

“한 번 봐봐. 선생님이 이렇게 하려고 하는데 괜찮아?”

“음악 끄면 좋은지 어떤지도 한 번 봐줘.”

“음악 켜 주세요.”



“독서록 인증하는 것 할까 하지 말까? “

“한다면 단톡방에 할까? 선생님 개인 톡으로 보낼래?”

이런 것들도 아이들과 조율했습니다.



“선생님, 우리 독서록 쓰고 나서 소회의실 가서 독서록 쓴 것으로 이야기 나누고 갑시다.”

이런 예쁜 제안까지 먼저 해 줍니다.

사실 그러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많았겠어요.

아이들 힘들까 봐

시간 너무 많이 뺏을까 봐

그런데 아이들이 먼저 하자고 하니까 이 소리가 얼마나 반갑던지요.

얼마나 기특하던지요!



4명씩 소회의실 가서 독서록 쓴 것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왔어요.

무슨 책을 읽었는지?

필사한 보석 문장은 무엇인지?

왜 그 문장을 필사했는지?

소회의실 갔다 온 후 3명 정도 다시 나눈 생각들을 공유해 보았습니다.






이렇게 아이들과 제가 독서환경을 세팅해 가면서 

독서습관 들이기를 다시 실천하기 시작한 이틀째입니다.


작년 했던 그 환경 그대로를 세팅해서 주니까

아이들은 기억을 불러와서는 제자리를 빨리 찾습니다.

‘아, 지금 독서하는 시간이구나. 독서해야겠다.’

이런 마음의 준비, 몸의 준비를 하는 것 같습니다.


이이들과 만들어 가는 환경이라서 더 뿌듯합니다.

줌이라는 환경으로 바뀌니 수정할 환경도 다시 적용해 볼 환경도 있습니다.

아이들에게서 아이디어를 구하고 아이들의 생각을 물어보니까 좋은 생각을 말해 줍니다.

물어보기도 전에 미리 생각도 했나 봅니다.

어떻게 하면 줌에서 독서하는 이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을까?‘

이런 멋진 고민을 하고 있었던 아이들이니 얼마나 멋진지요!



아이들이 준 아이디어를 적용하면 더 책임을 지고 잘해 냅니다.

제가 아무리 좋은 생각이라고 결정하고 가지고 갔더라도

아이들의 생각을 존중해주고 적용해 보면 더 좋은 아이디어인 경우가 많더라고요.

일단 아이들의 생각을 받아들여서 해 보고 나서 아이들이 취사선택을 하도록 하면 좋은 선택을 하더라고요. 무조건 고집하지도 막 나가지도(^^) 전혀 않더라고요.



자신들의 생각이 받아들여진다고 생각해서 그런지

자신들의 눈높이에도 맞으면서 친구도 생각하고 선생님까지 생각하는 지혜를 쏙 쏙 잘 끄집어냅니다. 벌써요! 선한 결정인 거잖아요!

친구의 생각이 좋다고 생각하면 친구들도 금방 받아들여 줍니다. 그리고 함께 실천해 봅니다. 

이게 함께 성장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서시간은 25분~30분 정도였지만 아이들이 내어준 아이디어를 적용해 본 독서록 쓴 후의 시간도 어쩌면 더 의미가 있었습니다.

독서하면서 든 자신의 생각을 친구들에게 들려주고 공유하고 스스로 비교해보는 시간이었으니까요. 이 시간에 생각이 더 많이 자랄 것이니까요.

이런 시간까지 더해서 40분이 걸렸습니다.

독서시간이 모두 40분인 셈입니다.

25분 독서하려고 만났는데, 자연스럽게 감쪽같이 40분을 독서시간으로 사용했습니다.

정말로 멋지고 선한 연대입니다!!^^ 



독서시간이 모두 끝나고 헤어지기 전 저의 짧은 멘트가 또 이어졌습니다.

“이미 멋진 사랑하는 아이들아, 오늘도 수고했다. 너무 멋지다! 너무 빛난다! 이 시간에 이렇게 줌으로 만나서 매일 독서하면서 멋진 자신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이 몇 사람이나 될까?! 잘 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란다!”


“책 읽고 친구들과 서로의 생각도 나누면서 함께 도우면서 성장할 거니까 더 많이 더 빠르게 더 멋지게 성장할 거야. 탁월한 사람이 되어서 세상에 선하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될 거야! 친구들과 함께 손잡고 나아가면 더 빨리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단다. 

생각하는 독서 하면서 자신을 잘 챙기고 살아갈 거니까. 

자신을 잘 챙기는 그 에너지로 친구들과도 생각을 나누니까 친구들을 돕는 일이고, 친구들의 도움을 받는 일이고! 이게 함께 성장해 간다는 뜻이야! “



“당연히 선생님도 멋진 할머니 되고도 남지! 더 빨리, 더 멋지게! 멋진 너희들과 함께 하는 덕분에! 너희들의 도움받아서! 그러니 얼마나 고마워!” 

선생님에게까지 도움을 주고 있다는 자부심이 생길 것입니다.



단톡방에도 이런 근거 있는 칭찬을 올려놓습니다. 

굿 나이트 인사를 마지막으로 하고 카톡방도 마감합니다.




이런 것들이 모두 제가 세팅하는 독서환경입니다.

독서습관을 들이기 위해서 먼저 독서환경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갈수록 듭니다.

주어진 환경 속에서 어떻게 하면 독서를 할 수 있는 더 나은 환경으로 세팅할지를 고민해 보는 것 같습니다.








매일 아침 우리 교실 환경은 더 철저하게 독서환경으로 세팅합니다.

아이들 마치고 집에 가기 전에 미리 교실을 독서환경으로 세팅해 놓습니다.

아침에 등교하면 독서할 수 있는 환경이 스탠바이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아이들 한 사람의 에너지까지 평온해지고 차분해졌을 때 독서를 시작하려고 아이들에게도 도움을 구합니다. 저도 제 에너지 관리를 먼저 합니다.

조금 더 일찍 가서, 좀 더 평온하게, 교실도 상쾌하게, 커튼 하나까지 신경 써서 세팅이 마쳐지면 그때 독서가 시작됩니다.


가장 중요한 저의 환경, 아이들의 환경, 저와 아이들의 에너지 교류하는 환경에 가장 신경을 쓰는 것 같습니다.

독서할 때 더 많이 칭찬해 주고 구체적으로 칭찬해 줍니다. 

개별적으로 한 사람 한 사람 칭찬해 줍니다.

아이들의 에너지를 업 시켜주고 행복한 기분으로 독서를 하게 하면 기억에 저장될 때는 

“독서가 이렇게 좋은 거구나! 이렇게 행복한 거구나! 나에게 가장 좋고 친구들도 돕고 선생님도(사랑하는 사람) 돕는 일이구나! 결국 함께 성장하는 일이구나!”


이렇게 뇌에 각인시켜서 

좋은 기분으로, 행복한 기분으로 설레는 기분으로 독서를 하도록 좋은 세뇌를 시키는 것입니다. 환경의 세뇌입니다.


뭐니 뭐니 해도 제가 책을 정말 정말 열심히 즐겁게 재미있게 푹 빠져서 읽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독서록도 열심히 써서 아이들 보이는 곳에 놓아둡니다.

이게 제일로 중요한 환경이라고 생각하니까요.



한 달이 끝나면 실천한 것들에 대한 되돌아보는 시간도 갖습니다.

이미지 프리즘 카드로 ‘나에게 4학년 3반이란?’으로 말하게 했더니

그게 좋았는지 자꾸 하자고 합니다.

이번 달은 나에게 독서습관이란?‘으로 해 보려고 합니다.

내 생각을 정리해서 친구들 앞에서 말해보고 친구들의 생각도 들으면서

독서가 이래서 더 좋은 거구 나를 다시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것들이 계획된 저의 독서환경 가꾸기입니다.



가정에서도 이런 독서환경을 잘 마련해 주시는 어머님들이 계시더라고요.

엄마랑 책 읽다가 잤다는 아이들도 있고

집에서 책 읽고 독서록도 썼다면서 검사를 해 달라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책 읽으라고 말하기 전에

우리 가정은 나의 집은 독서하기 좋은 환경인지도 점검해 보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이런 환경 점검하면서 풀리지 않던 것이 풀릴 수도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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