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엄마의 삶공부 Apr 27. 2022

'루틴'이라는 마법


어제저녁도 퇴근하면서 나랑 실랑이를 벌였습니다.

‘운동하지 말고 그냥 집으로 갈까?’

‘저녁에 아이들 줌으로 만날 텐데 그것 좀 더 준비할까?’

그냥 집으로 가야 하는 그럴듯한 정당한(^^) 이유도 찾아내면서 나를 설득합니다.


일단 문구점으로 향했습니다.

오늘 꼭 사야 할 물건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마음이 시키는 대로 바로 집으로 향하면 안 될 것 같아서 시간을 버는 셈입니다.


문구점에서 살 물건을 고르면서 다른 마음에게 살짝 말을 붙여봅니다.

‘요즈음 살짝살짝 운동을 생략하잖아.  다 알고 있어.’

‘줌 독서방 준비한다는 게 핑계였잖아. 처음엔 이해가 되었어. 지금은 그렇게 준비할 게 없잖아. 그런데도 자꾸 핑계를 대려고 하잖아.”

‘다 알고 있어. 이제는 네 말 안 들어줄 거야.’

‘그냥 일단 맨발 걷기 장소로 가보자. 가서 하기 진짜 힘들면 40분이라도 걷자.’

‘걸으면 영어공부도 할 수 있잖아. 영어공부도 자꾸 생략하고 그러잖아.’

‘하고 나면 기분 좋고 뿌듯하고 그런 것 너 다 알잖아.’



나를 꼬시고 달래고 얼러고.......ㅎㅎㅎ

이렇게 해서 어제도 맨발 걷기를 해 내었습니다.

맨발 걷기 시작한 지 3년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매일 루틴을 실천하기가 어렵습니다.

운동 시작한 지가 30년도 넘었는데 아직도 자동적인 루틴은 되지 않는 게 운동입니다.






♥루틴은 우리를 바로 세우는 뼈대다!


100% 공감합니다.

루틴만 될 수 있다면 시간이 쌓이면 결과물이 나오니까요.

좋은 습관일수록 루틴으로 될 때까지가 정말 힘든 것 같습니다.


운동하는 습관이 그렇습니다.

적당하게 먹고 과식하지 않는 습관이 정말 어렵습니다.

저녁 시간 할 일 하나라도 제대로 하고 자는 게 정말 어렵습니다.

새벽 시간도 그 시간에 일어나서 할 일 몰입해서 하는 것이 정말 어렵습니다.

하루에 단 30분이라도 독서하는 습관을 들이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매일 꾸준히 글쓰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통주저음을 배경 삼아 이따금 가슴 떨리는 아리아가 연주된다.


*집으로 바로 퇴근하지 않고 매일 맨발 걷기 꾸준히 하는 게 가슴 떨리는 아리아의 통주저음인 줄 알고 있습니다.

*맨발 걷기 하면서 영어공부 꼭 집어넣는 이 행위는 분명히 통주저음입니다.

*새벽에 일어나 줌으로 공부하면서 글쓰기 하는 이 루틴이야말로 가슴 떨리는 아리아를 예고하는 통주저음이 연주되는 단계입니다.

*매일 아침 우리 반 아이들과 지키는 루틴인 미덕 필사와 독서하는 이 시간은 아이들과 제가 합주하면서 통주저음을 내고 있는 시간입니다.

*저녁에 줌으로 만나 제자들과 독서하는 매일의 이 루틴도 함께 감동적인 아리아를 만들어 가는 통주저음의 행위입니다.


일상의 자잘한 반복(루틴)이 없다면 통주저음으로만 끝날 것입니다.

그것이 얼마나 감동을 주는 아리아의 선율이었음을 아무도 알아채지 못할 것입니다.

나 자신조차도.

가슴 떨리는 아리아의 선율로 끌어올리는 것은 통주저음의 배경이 있어야 가능한 일인 것 같습니다.

일상의 자잘한 루틴을 실천해 내어야 가능한 일인 것 같습니다.



통주저음을 쏙 뺀 한 방에 짠 감동을 주는 아리아가 어디 있을까요?

상상을 해 봐도 뭔가 이상합니다.

감동이 예견되는 그 전 단계, 통주저음의 단계를 이미 숨죽이며 감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따금 가슴 떨리는 아리아가 연주되는 그 순간에 우리는 빵 터지는 감동과 희열을 경험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시 통주저음이 시작되어도 불평하지 않고 또 그 연주를 해 내는 것 같습니다.

다시 가슴 떨리는 아리아의 선율이 있음을 이제는 알게 되었으니까요.


그래서 통주저음의 단계를 기꺼이 경험해 내는 것 같습니다.

아리아의 감동적인 선율이 예견되는 시간을 언제까지고 기다릴 수 있습니다.

통주저음의 배경을 꾸준히 연주하면서.







♥하루 동안의 시간에도 오만가지의 가능성이 꿈틀거린다.


나에게 주어진 시간 속에 내가 어떤 루틴을 집어넣는지 점검해 봅니다.

오늘 뭐할까, 내일은 또 뭐할까 들쑥날쑥하는데 에너지 뺏기지 않으려 합니다.


아예 시스템을 만들고 하루를 세팅해 두었습니다.

적어도 이 시스템 안에 들어간 것은 저절로 실천이 되니까요.

나 혼자 하는 시스템보다는 남들이 감시하는 시스템이 더 안전하더라고요. 

루틴으로 만들기에는요.


*혼자 공부하던 새벽 시간에 줌 공부방에 참여한 것도 그렇고

*혼자 글쓰기 하던 새벽 시간에 우리 반 어머님들께 글을 발행하는 것도 그렇고

*우리 반 아이들과 매일 독서하는 아침 시간 25분이 그렇고

*독서 후 매일 하는 건강박수 2분이 그렇고

*저녁에 줌으로 제자들과 독서하는 지혜의 방이 그렇고

*매주 토요일 아침 시간 줌으로 자기 계발과 미래 공부하고 것도 그렇고

*일요일 아침시간 고전 독토 모임이 그렇고

*교사 하브루타 스터디도 그렇고

*514 챌린지도 그렇고

*매달 엄마들과 만나서 하브루타 독서토론하는 것도 그렇네요.


이렇게 강제적으로 시스템을 만들어 놓으니 적어도 이 루틴은 무너지지 않습니다.

시스템 덕분에 하게 됩니다.


아기 키워놓고 공부하려고 마음먹으시거나 뭐라도 배우려고 하시면 

이런 시스템의 힘을 이용해 보세요.

강추합니다. 

시스템 안에 들어가 있으면 어떻게든 해 내고 이게 루틴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혼자 시스템 만들어 놓은 것은 가끔 실수해도 나름대로 지켜집니다.

맨발 걷기 하고 영어 공부하는 시스템입니다.

맨발 걷기를 하면 영어공부는 늘 하게 되니까요.

이것조차도 다른 사람과 연대한 시스템이 있어야 더 잘 지켜질 것 같습니다.

알아보면 분명히 찾아질 것입니다.

정보가 늘려있고,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을 테니까요.

고민을 고민으로만 그친 게 아니라 실천을 하고 있을 테니까요.




♥나이가 들면 연속성이 새로운 것을 이긴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속성이 새로운 것을 이기려면 연속성을 지속하고 살고 있어야 했습니다.

신체적 나이만 먹는 연속성은 잘못하다가는 꼰대 소리 하는 사람이 될까 봐 겁납니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경험하고 깨달은 수많은 연속성의 루틴이 오랜동안 쌓여야 새로운 것을 이길 수 있는 연속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나이에서야 겨우 일상의 위대함을 어느 정도 파악했습니다.

일상이 위대해지는 비법도 어느 정도 깨달았습니다.


‘루틴이 마법’ 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마법은 짠하고 하루아침에 이뤄주는 지니의 요술램프가 아님을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수리수리 마수리를 끊임없이 외치면

어느 날 지니가 나타날 것이라고 믿고 외치는 주문이 있어야 함을 알기 때문입니다.

일상의 ‘루틴’이 요술램프가 열리게 되는 주문임을 확신하고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이 주문보다 더 신비로운 다른 주문을 아직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미래 뜨는 직업 0순위, 커뮤니티 크리에이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