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엄마백신

내가 인스타 하는 진짜 이유

by 엄마의 삶공부


제가 매일 한 일 중에서 일부는 인스타('인스타그램'을 줄여서 '인스타'라고 씁니다)에 꾸준히 업로드되고 있습니다. 맨발 걷기 890일째 했다고 인증샷을 올립니다. 맨발걷기 하면서 영어도 함께 했다고 영어 외운 것 녹음한 것도 올립니다. 토요일 아침 리부트 스터디한 것도 올리고, 일요일 고전 독서토론한 것도 올립니다. 부모님과의 일상도, 가족과 함께 지내며 느끼는 소소한 행복도 공유합니다. 딸과 소통하며 엄마 동지로 함께 성장하는 모습도 올립니다. 살아가면서 배우고 경험하는 것들과 경험을 통하여 얻어진 생각들을 글로 써서 브런치에 올립니다. 브런치에 쓴 글을 인스타와 블로그에 다시 공유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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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들어다 보면 나를 단박에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심지어 어떤 생각을 주로 하며 살아가는 사람인지도 대강 알아차릴 것입니다. 내가 더 잘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그것을 위해 하루하루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도 파악될 것입니다. 가족과는 어떻게 소통하는지도, 교사로서의 삶도 어떻게 살아내고 있는지 짐작될 것입니다. 어쩌면 내가 어떤 인성을 가진 사람인지도 대강은 알아버릴 것입니다. 내 인스타 그램의 피드만 들여다 보아도. 인친(인스타 친구)으로 더 가깝게 지내면 더욱 그럴 것입니다.







인스타를 시작한 지는 2년이 다 되어가네요. 2달 모자라는 2년입니다. 제가 인스타를 꾸준히 하게 된 이유가 있습니다. 인스타를 계속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소통하기 위해서입니다.



딸과 나누는 안부 인사 ;

제일 먼저 소통하고 싶었던 대상은 제 딸이었습니다. 물론 마음을 깊이 나눠야 하는 소통은 필요할 때마다 전화로 합니다. 제가 인스타 하는 이유는 엄마인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딸에게 보여주고 싶은 이유라고 하면 맞겠네요. 딸 안심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엄마가 잘 살고 있는지 알면 딸도 마음 편하게 자기 할 일 할 수 있을 거라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혼자 살아가는 엄마가 어떻게 사는지 잘 알 수 없으면 괜스레 마음이 쓰일 거잖아요. 인스타 피드로 미리 엄마 잘 살고 있다고 알려주는 거지요. 딸이 자기 에너지를 남편과 아이들 챙기고 자신도 잘 챙기는 에너지로 온통 썼으면 좋겠거든요. 엄마 걱정일랑 말고 살아갔으면 좋겠거든요. 엄마 생각하면 믿음이 가고 안심이 되는 그런 대상이었으면 좋겠거든요. 이 보다 더 나이 들고 사실 평생 엄마인 저는 내 딸에게 그런 존재였으면 좋겠거든요. 딸은 요즘도 자주 제 인스타에 들어와서 엄마 사는 모습 보고 갈 테지요. 제가 매일 올리는 피드는 딸에게 안녕을 전하는 엄마의 안부입니다.



이웃사촌보다 더 가까운 인친

그렇게 시작된 인스타그램이 이제는 제게 이웃사촌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3000명 가까운(현재 2721명) 팔로워가 생겼습니다. 제가 요즘 뭘 하며 사는지, 오늘 뭘 했는지 우리 부모님은 몰라도 인친들은 알고 있습니다. 무슨 생각하고 사는지도 피드 글을 통해 알고 있습니다. 무엇에 열중해 있는지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도 해 줍니다. 날씨가 추워지면 맨발걷기 조심해서 하라고 걱정도 해 주십니다. 손주 무슨 책 읽어줄지 잘 모르겠으면 이 분야 전문가 인친에게 바로 DM으로 문의합니다. 얼마나 친절하게 알려주고 정보도 듬뿍 주시는지요! SNS에서 만나 이웃이 되었습니다. 오프라인 세상에서 만나는 사람들보다 더 돈독하게 서로의 이웃이 되어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웃사촌보다 더 가깝고 든든한 이웃이 저의 인친입니다.


퇴직할 때까지 인스타 계속하면 인친 만 명은 넘겠습니다. 더 좋은 찐인친도 늘어나겠지요. 나이 들어가면서 인친들과 소통하면서 지내면 혼자 살아도 지루할 틈이 없겠습니다. 80~100살 된 사람들이 인스타 하는 것 잘 못 본 것 같습니다. 저는 평생 인스타하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평생 인친들과 함께 성장하고 나이 들어가고 그런 삶이라고 예상해 보면 참 행복하겠습니다.






자기계발 공간입니다.


인스타만큼 자기계발 확실히 시켜주는 공간은 제게는 없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제 딸이 인스타 피드 보면서 엄마의 삶을 늘 보고 있습니다. 자식이 부모의 95% 이상을 닮는다고 하잖아요. 딸 잘 살면 좋겠는 게 엄마의 마음이잖아요. 그냥 제가 먼저 잘 사는 모습 보여주면 되겠다고 생각한 겁니다. 제 삶의 10%만이라도 좋은 부분이 있다면 딸이 자기도 모르게 닮겠지요. 딸을 명분으로 세울 때 저는 가장 동기유발이 잘 되는 사람이더라고요. 이런 점에서는 천상 엄마 마음입니다.



또 다른 응원군 인친분들입니다.

먼저 제가 좋은 사람이어야 인친 맺어 줄 거잖아요.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어야 저랑 인친 맺은 것 잘한 일이라고 생각할 거잖아요. 제 피드 방문이 시간 낭비가 아니었으면 좋겠거든요. 하나라도 배울 게 있는 사람(삶)이면 좋겠거든요. 당장 배울 게 없어도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은 보여주어야 할 것 같아서요.



인스타 계정 만들기 전에는 잘못 알고 있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인스타에서 활동하기 전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처럼 오해하는 부분이기도 할 겁니다. 자신의 삶을 포장해서 좋은 것만 보여주는 공간이라고, 멋지고 화려한 것 과장해서 보여주는 공간이라고 착각했었습니다. 행복한 모습만, 좋은 곳, 멋진 일 했을 때만 이벤트 하듯 사는 삶을 보여주어야 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해석한 인스타그램의 공간은 그런 곳이 아니었습니다. 그 반대였습니다. '나'라는 사람 그대로 보여주는 공간, 내 삶의 민낯 그대로 보여주는 공간. 사람 냄새 그대로 풍기는 공간이 인스타였습니다.



지금도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 제 눈에 더 잘 들어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찾아가서 응원해 주고 싶고 나도 배우고 싶습니다. SNS 공간이나 오프라인 세상이나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취향대로 모이는 것이잖아요. 저랑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제 피드에 찾아올 겁니다. 제 삶을 들여다 봐 주고 응원을 해 주고 그럽니다. 취향이 비슷하지 않거나 생각이 맞지 않으면 잠깐 인친은 될 수 있지만 찐인친이 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적어도 3000명 가까운 제 인친들이 제 삶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대충은 살 수 없겠습니다. 부담감 가는 삶이 아니라 선한 책임감을 감당하고 싶은 것이지요. 나의 잘 살아냄이 우리를 잘 살아가게 하는 일이기도 하니까요. 좋은 연대가 되어주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좋은 연대여야 함께 더 잘 성장할 수 있으니까요. 제게 인스타는 자기계발 확실히 시켜주는 참 좋은 연대입니다.






내 삶의 이력서입니다.


빅데이터 시대입니다. 내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데이트로 보이지 않으면 믿지 않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갈수록 데이트로 증명이 되는 세상이 되고 있습니다. 결과 데이터만 중요한 게 아니라 과정 데이터도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어야 더 확실한 증명이 됩니다.


“단계별로 증거가 남기 시작하면, 과정의 충실함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 투명성을 기반으로 성실함의 가치가 재정의 될 것입니다. 무임승차가 사라지고 일의 단계가 줄어들겠지요.”

-그냥 하지 말라, 송길영, p167.-


빅데이트가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 한마디로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참 무서운 세상입니다. 불로소득 바랄 생각 하지도 말라는 말인 것도 같습니다. 하지만 참 공정한 세상이기도 합니다. 결과에만 치중해서 사는 삶이 아니라 과정이 충실히 쌓인 결과만이 가치가 있다는 말이기도 하니까요. 수단 방법 안 가리고 좋은 결과만 만들어내는 삶을 살면 안 된다는 것으로 해석이 되니 좀 더 진지해집니다. 숙연해집니다.


“나의 메시지를 섬세하게 만들고 쌓아가는 작업을 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냥 하지 말라, 송길영, p233.-


그래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도 한마디로 말해주고 있습니다. 데이터를 충실하게 쌓아가는 과정이 꼭 있어야 한다고요. 인스타는 나의 데이터를 쌓아가는 공간입니다. 인스타는 나의 빅데이트가 될 공간입니다. 가장 자주 방문하고 가장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니까요. 몇 개월 동안 인스타 활동 뜸했던 기간이 있었습니다. 특별한 일은 없었는데, 단지 인스타에 머무는 시간이 너무 시간 낭비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이었지요. 그래서 피드도 안 올렸던 거고요. 그때 저는 여전히 평소처럼 열심히 살았거든요. 하지만 데이터로 보이지 않으니 그동안의 저의 삶을 보여줄 방법이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그 기간 동안의 나를 해석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제는 스스로의 흔적도 남기고 성장의 기록을 채록하는 것이 곧 나의 프로파일이 될 것입니다. 그 성장 과정이 나의 자산으로 환산될 것입니다. 일종의 사회문화적 자본이니까요. 그리고 그게 나의 업이 될 테니까요.

-그냥 하지 말라, 송길영, p235.-



사람의 평균수명이 갈수록 늘어나서 제 나이대도 100살 이상은 살 거라고 예상합니다. 저는 63살이면 정년퇴직합니다. 퇴직하고도 37년 이상을 더 살게 됩니다. 퇴직 후 또 다른 직업을 가져도 충분한 기간입니다. 차근차근 사회문화적 자본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 성장의 기록을 인스타에 남기는 것이고요. 내 인스타의 기록이 곧 나의 프로파일이 되어줄 것이니까요. 이런 성장의 과정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나의 업으로 탄생하겠지요. 이렇게 성장의 기록을 데이터로 쌓아가면서 차근차근 성장한다면 앞으로 몇 개의 직업도 저절로 만들어지겠습니다. 시간과 그 시간에 공들인 경험이 곧 나의 자본이고 내 업으로 연결될 것이니까요.







꾸준히 보여주는 삶이 관종의 삶이 아니라 나를 당당히 알리는 삶이라 생각됩니다. 진실된 삶, 정성을 다하는 삶일 때 당당할 수 있으니까요. 매일의 살아냄이 데이터를 쌓아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데이터가 쌓일수록 내 삶의 이력서는 풍성해지고 더 신뢰할 만한 사람이 되는 것이니까요. ‘나’라는 상품을 구매해 갈 곳, 나를 찜해 줄 사람으로부터요. 나는 평생 삶의 현장에서 건강하게 일하고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고 싶으니까요.


세상 참 많이 변했다고 합니다. 각박해졌다고도 합니다. 바뀐 세상에 어떻게 적응하고 응용해서 살아가느냐에 따라서 참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선한 공동체입니다. 이런 사람들이 이끌어가는 세상이라면 참 믿을만한 세상일 것 같습니다. 갈수록 살아볼 만한 세상일 것 같습니다. 인스타는 제게 이런 공간입니다. 제가 인스타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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