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엄마의 삶공부 Mar 22. 2022

'자율'은 '믿음'에서만 싹트고 열매 맺는 씨앗입니다



어제는 진단평가를 치는 날이었어요.

5교시까지 시험을 쳐야 하니까 8시 50분부터 시작을 해야 한다는 학교 전체 일정이 전달되었습니다. 

고민이 하나 생겼지요. 아침에 학급에서 실천하고 있는 미덕과 독서를 둘 다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둘 다 중요한 일인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질문을 던지면 나의 뇌는 총출동하여 내 고민을 해결하려 매달립니다.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칠 수 없었습니다. 그게 ‘독서’입니다.

아침에 독서는 꼭 하자. 30분이나 35분부터 시작해도 10분 독서는 할 수 있겠더라고요.

그럼 나머지 독서록 쓰기와 미덕 쓰기는 언제 하지?

이래서 못하고 저래서 안 하고 그러면 좋은 습관으로 길러지는 것도 늦을 텐데....


독서하는 것부터 아침에 하고

나머지는 아이들에게 스스로 해 보라고 해 보자. 

시험 치는 중간중간 시간이 남을 테니까 그 시간을 활용하라고 해 보자. 

진단평가니까 그렇게 어려운 시험도 아니니까 시험 치면서 미덕 쓰기도 독서록 쓰기도 해 낼 수 있을 거야.



이렇게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하면

독서도 할 수 있고

미덕 필사, 

독서록 쓰는 것도 

모두 다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해 보기도 전에 우리 반 아이들이 잘해 낼 것 같아서 

그냥 뿌듯하고 잘 해낼 아이들이 자랑스럽고 고맙더라고요.







교실을 아예 독서실처럼 만들어 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독서할 때는 늘 교실을 독서실처럼 바꿔서 하거든요. 

독서하는 환경도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독서실처럼 환경을 세팅하는 거거든요. 


아침에 아이들이 등교해서 독서실처럼 만들어진 자기 자리에 앉았습니다.

먼저 온 아이들에게는 미덕을 쓰고 있으라고 했어요. 

8시 30분에 아이들이 모두 오면, 혹시 늦게 오는 아이까지 생각하면 35분쯤은 독서를 시작하면 되겠더라고요.



8시 35분에 타이머 10분을 누르고 독서를 시작했어요.

45분에 독서가 끝나고 나서 아이들에게 제 생각을 말했습니다.

“선생님은 오늘 아침에 못 챙긴 미덕 필사도 독서록도 다 해보고 싶거든.”

“오늘은 자율의 미덕을 갈고닦는 날로 한 번 해 보자.”

“중간중간 시간이 좀 남을 거야. 시험지 선생님에게 내어놓고 자투리 시간에 우리가 아침에 못했던 것들을 해 보면 어떨까?”

“미덕도 필사하고 독서록도 쓰고 잘해 낼 수 있을 거야.” 

“너무 힘이 들면 안 해도 괜찮아. 무리해서 하면 안 되니까.”



그렇게 제 생각을 슬쩍 말해주고 시험을 쳤습니다.

영어 듣기 평가를 시작해서 5교시까지 시험을 쳤습니다.

중간중간 자투리 시간이 확보되었을 때 아이들은 독서록도 쓰고 미덕 필사도 하고....

그렇게 실천하는 모습이 얼마나 어른스럽고 대견하고 고맙던지요.

아무도 힘들다고 말하거나 하면서 찡거리거나 하는 사람 없이

의젓하게 해 내는 모습이 진짜 멋지던걸요!


“수고했다. 이렇게 스스로 잘해 내는 아이들은 세상에 없을 거야.”

“자율 미덕이 얼마나 어려운 미덕인데, 그걸 해 내는구나!”

“자율 미덕이 반짝반짝 다이아몬드가 되었네.”

“잘해 낼 것을 알고 있었지만 선생님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잘해 내는 아이들이구나. “

“뭐든지 스스로 잘해 낼 멋진 아이들이구나!” 

“이렇게 멋진 아이들과 생활하는 선생님은 얼마나 복 받은 사람인지! “

“선생님 너무 행복하네. “


제게 해 주었던 말이 이런 칭찬 말이 전부였습니다.

진심으로 이렇게 보였으니까요.

그냥 이 말이 저절로 나오더라고요.

얼마나 눈부시던지요!


이런 칭찬으로도 심에 안 차서 오트밀 사탕 하나 주면서 입에 얼른 넣고 마스크 안으로 먹으라고 주었습니다. 그 작은 오트밀 하나 받으면서도 고맙다는 말을 하면서 행복하게 먹네요.


이 칭찬으로 부족하다 싶어서 외적 보상을 더 해 주고 싶었습니다.

물론 내적 보상(칭찬의 말)으로도 충분히 잘해 내는 아이들이지만.


“5교시 과학 시험은 얼른 집중해서 해 보자”

“피구 하는 시간 확보되면 피구 하러 나가자.”


이 말에 아이들이 집중해서 얼른 시험을 치더라고요.

피구 하려는 생각 때문에 대강 시험 볼게 아닌가 하는 의심보다 

기분이 좋으면 시험을 더 열심히 잘 볼 거라는 아이들에 대한 믿음이 먼저였거든요.


제 믿음(예상)이 맞았습니다.

집중해서 빨리 시험을 쳤고 20분 이상의 자투리 시간이 확보되었습니다.

피구공 주면서 아이들 스스로 협동하면서 잘 놀고 오라는 자율 미덕을 꺼낼 기회를 또 주었습니다. 

자율 미덕을 잘 꺼내어서 실천할 경험을 허락해 주었습니다.





교실에서 운동장 피구 코트 그려진 곳이 훤히 다 보입니다.

아이들 신나서 뛰어 나가는 모습도

스스로 경기 규칙을 만들어서 게임하는 모습도 

시간 다 되었다고 손짓하니까 바로 끝내고 들어오는 모습도 얼마나 빛나던지요!

미덕이 다이아몬드가 되어 반짝이는 순간은 정말 눈이 부십니다. 

얼마나 멋지고 예쁘던지요!







자율은 

스스로 자신을 감독하고 통제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자율을 통해 일을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자율 미덕 카드에 쓰여 있는 세 문장을 다시 음미해 봅니다.

‘스스로’라는 말에 꽂힙니다.


‘스스로’란 나 자신을 기꺼이 믿는 믿음에서 출발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니까요.

믿음에서 뭔가를 선택할 수 있는 용기가 나오니까요.


스스로 해 보려면 먼저 깊이 고민해 보아야 하니까 

자꾸 스스로 해 보는 경험을 통해서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간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스로 뭔가를 잘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잖아요.

아이들을 창의적인 아이로 키우고 싶잖아요.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려면 창의성이 정말 중요하다고 하잖아요. 

이 창의성을 어떻게 길러주면 되는 건가요?


스스로 잘하는 아이,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아이(창의적인 아이)로 키우는 출발점이 믿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믿음’이 자율의 싹을 틔우고 

자율의 싹이 자라면서 창의성의 잎사귀도 귀한 열매도 주렁주렁 맺힐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스스로 선택하도록 믿음으로 기회를 허락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모의 기꺼이 믿어주는 그 믿음이 아이들의 창의성을 자라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가장 좋은 해결책을 찾는 것이 삶의 창의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삶을 잘 살아내는 것이 제일로 중요한 창의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굳 아이이어=선한 해결책을 찾아서 잘 실천하는 사람이 창의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좋은 해결책을 찾아서 연습하는 과정이 삶의 창의성이 생기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을 믿으면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하려는 시간을 많이 가질 것입니다.

누가 해결 안 해 주니까 자기 스스로 해결하려고 많은 노력을 할 것입니다.

스스로 해결해 보니까 내가 뭔가 해낸 자신감,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되는 자존감,

자존감이 높아지면 더 자신이 좋으니까 자신을 더 잘 챙기는 실천을 하게 되고.....

  





부모가 할 일은

교사가 할 일은 


잘해 낸다고

역시 잘 해내는 아이라고

실패하더라도 

힘들었지? 공감 많이 해 주고 

다시 아이 스스로 해 볼 수 있도록 기회를 허락해 주고 응원해 주고 그런 역할만 하면 되는 게 아닌가 싶어요.


효과적으로 도와주는 게 우리 몫이 아닌가 싶어요.

효과적으로 돕는다는 게 이게 참 어려운 일이잖아요.

이게 ‘지혜’라고 말합니다.

‘치고 빠질 때를 잘 아는 촉?’

어쩌면 ‘영감’과도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신의 음성’이라고도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신의 음성은 그냥 들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진심으로 이 일을 잘 해결해 보고자 온 정성을 들일 때

온 정성을 다 쏟아서 해 내려고 할 때

내 힘으로 안 되는 것을 신의 도움으로 해결해 내는 그런 영감을 얻는 것이 지혜라고 생각합니다.


얼마나 진심으로 이 일을 잘 해결해 내고 싶은지

나를 돕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할 때

상대에게도 도움이 되는 해결책이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찾을 때 

영감의 소리는 들릴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감의 소리(지혜)를 들었다 싶으면

용기 내어 실천해 보아야 이게 영감의 소리였는지 아닌지를 알겠더라고요.


먼저 나의 선한 의도(아이들을 돕겠다는 마음)를 믿고

아이들을 기꺼이 믿어줄 때 

아이들은 스스로 해 내는 실천으로 이게 지혜로운 결정이었다고 

선한 해결책이었다고

영감의 소리였다고 증명해 주더라고요.


1%도 의심하지 않을 때 

아닌 0%도 의심하지 않을 때

아이들은 더 잘해 낸다고 생각합니다.

의심은 불안이라는 에너지가 실리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그대로 전해가니까요.


믿음은 마음이 평온함에서 생기는 능력이니까 

평온함의 에너지를 점검하는 것이 저의 할 일의 출발점인 것 같습니다.


다시 늘 출발점으로 되돌아오는 느낌입니다.

자율은 믿음에서 출발하고

믿음은 평온함의 에너지일 때 믿어진다는 것을


나를 믿게 되면 상대에 대한 믿음도 저절로 생기는 거니까

나 믿고 뭔가를 스스로 시도해 보는 자율의 미덕을 실천해 보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도.






아이들의 자율 미덕의 원석이 

다이아몬드가 되어 반짝이는 순간을 하루 종일 지켜보면서

교사로서의 나의 자율 미덕은 잘 갈고닦으며 살아가는지


그전에 

나를 얼마나 믿어주는지

나를 믿으려면 내가 얼마나 평온함의 에너지를 잘 챙기면서 살아가는 사람인지를 

스스로 점검해 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셀프 독서토론'으로 스스로 천재 만들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