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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의 삶공부 Aug 22. 2021

#1. "삶은 전쟁, 어떻게 싸우라는 거지?"

고전에서 챙기는 깨달음 하나


5년째 하고 있는 고전 독서토론 모임이 있다.

매주 일요일 아침 2시간씩 줌으로 만나 공동탐구를 해 나가는 독서토론 모임이다.

요즈음 읽고 있는 책은 헤로도토스의 역사. 제 V권의 일부분(85장~끝)을 읽고 독서토론을 했다



고전 읽기는 여전히 안개다.

혼자 읽을 때는 분명히 안갯속이었다. 무슨 말인지 거의 알아차리지 못한다.

어렴풋이 보이는 게 무엇인지 전혀 알아차릴 수가 없는 지경이다.

독서토론을 하면서 안개가 조금씩 걷히는 경험을 한다.

독서토론 2시간이 끝날 즈음에는 안개가 걷힌 세상이 모습을 드러내어 준다.

늘 선명한 세상은 아니지만 그래도 알아볼 정도의 뷰는 된다.

오늘도 그만큼 보이는 전망에서 깨달음 하나를 챙겨본다.



삶은 전쟁이다.
어떻게 싸우라는 거지?



책 내용을 약간 언급하자면


아테나이 장군들이 페르시아를 두고 전쟁을 할지 말지 의견이 엇갈린다.

밀티아데스는 싸우자는 쪽이었다. 싸움의 결정권이 있는 폴레마르코스를 찾아가 지금 함께 힘을 모아 꼭 싸워야 하는 이유를 설득한다. 밀티아데스는 폴레마르코스를 제 편으로 만들어 싸움에 나선다. 페르시아 대군과 맞서서 밀티아데스는 승리하고 렘소스를 점유하게 된다. 그 유명한 마리톤 전투를 설명하고 있는 부분이다. 승리한 이후의 그의 삶의 모습도 쭉 그려진다.





우리가 고전을 읽고 공동 탐구하는 이유도 결국 삶에 어떻게 적용할지에 초점이 맞추어진다.

이런 전투의 원인, 진행과정, 결과, 그 이후의 삶의 태도를 보면서 지혜를 건지자는 것이다.








삶은 전쟁이다.


이건 누구나 이해되는 말이다. 특히나 코로나 이후 급변하는 세상을 보면서 삶이 정말 전쟁임을 실감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전쟁을 우리는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 문제를 놓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집단지성의 힘으로 이런 지혜를 나누어 가진다.





1. 싸워야 하는 시점인지 아닌지를 알아차려야 한다.


내가 처한 상황이 전쟁과 같은 상황인지 아닌지를 알아차리는 지혜부터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싸워야 할 상황인데 물러나 있거나 물러나서 지켜보아야 할 상황인데 섣불리 싸우려 하는지 말이다. 이 타이밍을 알아차리기도 너무나 어렵다는 말이다.


이 선택을 할 때 내가 기준으로 삼는 건 ‘선한 결정’인지 아닌지이다.

내가 생각하는 ‘선한 결정’이란 나에게 먼저 도움이 되는 일이어야 하고 상대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을 말한다. 선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 때는 싸우기로(행동하기로) 결정한다. ‘선한 결정’ 일 때는 용기를 엄청 내어야 하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선한 결정이라 생각되어도 결정 그 이후의 실천이 두려워 선택을 미루는 경우도 많다. 이래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코로나 이후 급변하는 세상이 두렵고 답답하고 궁금했다. 알고 싶었다. 공부하면 알아지겠는데, 공부를 해야 하는데 머뭇거려졌다. 예전에 해 온 공부가 아닌 전혀 다른 공부이니, 특히 디지털 공부가 대부분이니 너무 어려울까 봐 겁부터 났다. 나에게 좋은 결정이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다.


왜 내가 이 공부를 꼭 해야만 하는 거지?’

이것 배우면 내 가족, 내 자식 그리고 우리 반 아이들과 학부모님께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드니까 서둘러 다시 용기를 낼 수 있었다. 그렇게 ‘삶에 반한 언니야들!’의 리부터 스터디가 시작되었고 1년을 넘게 한 주도 빠지지 않고 공부해 오고 있다.


이 공부를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가 정확이 보여서 안심된다. 내가 할 공부가 뭔지 알게 되어서 신나게 그 공부를 해 나가고 있다. 공부해 갈수록 할 수 있는 일들이 더 많이 보여서 자신감이 생긴다. 더 어려운 공부가 있어도 할 수 있겠다는 용기도 생긴다. 갈수록 나에게 대한 믿음이 더 생기고 든든해진다.






2. 결과는 신의 몫! 과정에만 온 정성을 다하자.


분명히 선한 결정인데, 결과를 자주 염두에 둔다.

‘잘 될 수 있을까?

‘안 되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을 하지 말자는 것이다. 물론 이런 생각을 하는 건 정상이다. 과정이 어려우니까 힘드니까 자꾸 포기하고 싶기도 한다. 의심과 불안의 에너지로 다 사용하면 과정에 몰입할 수가 없다. 하지만 과정에 몰입하면 결과도 분명히 좋아진다.


우리 스터디팀에서의 공부도 처음에 너무 어려웠다. 낯선 디지털 공부, 변하는 세상과 관련된 생소한 책들이 다 그랬다. 지금은 별로 어렵지 않게 배우기도 하고 읽는다. 공부도 복리가 있나 보다. 공부한 내용이 쌓여서 더 이해가 잘 되고 어떤 것은 1년 꾸준히 공부하니까 문리가 트이는 경험도 하게 된다. 이제는 결정한 것은 뒤도 옆도 안 쳐다보고 앞만 보고 간다. 함께 연대해서 걸어가는 스터디팀원이 있으니까 제대로 걸어가진다. 잘못 걸어갈 때는 서로 챙겨봐 주니까.





3. 신은 내편이다!


(먼저 나는 신앙을 갖고 있는 종교인은 아니다.)

지혜를 모아 선한 선택을 하고

용기 내어 첫 발을 내딛고  

과정이 힘들더라도 온 정성으로 살아낸다면

(결과를 의심하거나 집착하지 말고 오로지 과정에만 최선을 다한다면)

신은 분명히 좋은 결과물을 나에게 안겨준다는 믿음이다.

내가 노력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으로 채워줄 거라는 철저한 믿음이다.

신의 안경은 도수가 높아서 내가 어떻게 사는지 낱낱이 다 들여다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감독관이 아닌 응원자의 도구로 사용되는 안경이라고 믿는다.





4. 좋은 결과는 선하게 나누자.


좋은 결과에 도취되는 사람들이 많다. 자기가 잘나서 이룬 결과라고 생각한다. 자부심을 넘어 오만에 빠질 수 있음을 지적한다. 밀티아데스도 마라톤 전투에서 승리했지만 그 후 오만에 빠진 모습을 보인다. 그의 최후 모습은 비참하기 짝이 없었다. 성공까지의 과정도 중요하지만 성공한 후의 태도 또한 변함없이 중요함을 일깨워 준다.


그리고 좋은 결과는 반드시 나누어야 한다.

따지고 보면 좋은 결과는 나 혼자만 노력해서 얻은 결과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리자는 말이다.

좋은 결과는 따지고 보면 나 혼자만 노력해서 얻은 결과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리자는 말이다.

누군가의 덕분으로 이런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말이다.

당장 드러나지 않더라도 누군가의 도움이 반드시 있었다는 말이다.


그러니 나누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식으로 나누든 물질로 나누든 선하게 나누자.

나누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것으로 또 채워진다는 것이다.

그러면 또 선하게 나누면 되는 것이다. 이것이 선순환의 삶이라는 것이다.








오늘 얻은 이 깨달음 하나를 마음에 새긴다.

삶의 전쟁터에 한 걸음 나설 때 어떻게 할 것인지를 자꾸 곱씹어 보며 생활할 것이다.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툭 튀어나와서 삶에 적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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