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받는 방법

열일곱 번째 배움

by Isen


주는 일의 기쁨을 알게 된 후로 삶이 훨씬 나아졌다. 가려져 있던 감정과 의미와 관계들이 드러나게 되었다. 그저 줄 때의 기쁨은 참 컸다. 그런데 주는 일에 신경을 쓰다 보니 놓치고 있던 것이 있었다.


나는 받는 일에 서툴렀다.

은연중에 내게 정말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거절해야 한다고,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왔다. 때로는 주려는 사람을 무안하게 만들기도 했다.


어떻게 하면 잘 받을 수 있을까?를 생각해 봤다.

그전에 잘 받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잘 받는다는 것은 주는 사람이 기쁨을 느끼게 받는 것, 뿌듯한 마음이 들게 받는 것이 받는 이로서 줄 수 있는 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줄 때, 주는 내 마음을 더 기쁘게 해 준 이들의 모습을 떠올려봤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받는 일에 특별한 방법 같은 것은 없었다.

받는 사람이 그저 고마워하고, 주는 이를 칭찬해 주고, 받은 것을 기쁘게 누려주면 나는 더할 나위 없이 기뻤다. 나에게는 받는 사람이 마냥 좋아해 하는 모습과 초롱초롱한 눈빛, 환한 미소가 가장 기뻤다.


잘 받는 방법을 고민할 것이 아니었다. 이건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었다. 그저 진심만이 통하는 관계의 연장선, 서로의 감정이 닿는 일이었다.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고 진심으로 감사하는 것이 전부였다.

그래서 결국 잘 받는 일도 주는 일이다. 고마운 마음과 나의 기쁨을 전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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