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앞에 다시 앉았다.
거세게 흔들리던 잎도, 죽은 잎 뭉치도 이제 없다.
그것들은 있다. 이 자리에서 보이지 않게 되었을 뿐이다. 그래서 쉽게 없다고 말한다. 그런 셈이라면 모든 게 그대로다.
바람도 그늘도 나무도. 흙이 겹겹이 쌓이고 바람이 얇게 가냘프게 스쳐간다. 조곤조곤 어떤 이야기를 듣고 자그마한 질문을 건넨다. 소리는 커졌다가 사라졌다가 조용히 밀려오길 반복한다.
시간이 지나간다. 이런 와중에도. 그래서 결국은 이 자리에서 일어날 수밖에 없다. 아쉬움 한 점 없이. 매정하게 들리지만, 소망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