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자리

by Isen

행복이 놓여있는 의자가 있다.

행복이 놓여있을 때 우리는 행복하다고 한다.

즐겁고 충만한 이 순간이 영원하길 바란다.


이내 행복이 사라지면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고통이다. 외로움이고 두려움이며,

끝없는 불안과 갈망이다.


그래서 이 의자를 치워버리기로 한다.

의자가 없으니 행복이 놓일 자리도 없다.

다만 평화가 깃든다.

더 이상 의자에 놓인 무언가에,

내 삶이 그것에 따라갈 필요가 없어진다.

의자를 치우고 나서

비로소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생기면

아, 나의 주위, 지금 여기에는

언제나 평화와 사랑이

너무나 충만히 차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나는 수없이 의자가 다시 놓이려 하는 것을 지켜본다.

저항하지 않는다.

그저 내 속에서 일어나는 그것을 지켜본다.

그저 알아채는 것만으로,

사실 그저 알아채는 것만이

의자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길이다.

왜냐면 의자는 환상이니까,

그렇다면 의자를 치우려 하고 만지려 하는 일은

환상에 빠져있는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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