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삶

by Isen

문득 자연스러운 것이 내 몸에 이롭다고 느껴진다.


자기 전에 커튼을 열어젖혀 방 안으로 아침 햇살이 들어오게 할 때 더 개운하게 일어나고

스스로 고른 신선한 식재료로 직접 요리해 먹을 때 속이 더 편하고

하물며 드라이기의 뜨거운 바람보다 시원한 자연풍으로 머리를 말렸을 때 머릿결이 더 좋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산책을 하고, 근육을 요리조리 쓴 날에는 몸이 뻐근하지 않다.


자연스러운 삶이란 태초의 인간과 닮아 있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태초의 인간은 자연의 일부였다. 자연과 다를 바가 없었다. 해가 뜨면 햇빛을 쬘 수밖에 없고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서는 뛰어다니고 힘을 써야 했다. 원초적인 삶이었다.


하지만 인간은 사고하고 도전할 줄 알았기에 무언가 만들어내고 발견해 내며 지금보다 더 낫다고 생각되는 방향으로 그들 스스로를 이끌어왔다.

그래서 지금 나는 노트북이라는 물건을 쓸 수 있고 이런 글도 공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기술이 이뤄낸 것들은 너무나 방대하다. 기술로 둘러싸인 시대, 기술로 둘러싸인 삶이다.


그러다 보니 기술에 묻혀 자연스러운 삶을 놓칠 때가 있다. 정신이 지금에 머물지 못하고 미래나 과거, 또는 휴대폰 화면 속에 머물 때가 있다. 불을 처음 발견한 생물도, AI를 쓰고 있는 생물도 근본적인 속성은 같다. 자연에서 태어난, 자연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나는 인간이다.


자연스러운 삶이라는 말은 모호하기도 하고 사람마다 달리 해석될 수도 있을 듯하다. 그렇지만 나는 언제나 더 자연스러운 행동이 있다는 점에서 자연스러운 삶을 말해본다. 휴대폰을 오래 보고 있는 것보다는 그러지 않는 것이 자연스럽다. 가공식품보다는 건강한 재료로 만든 요리가 자연스럽다.


나는 기술 없이 살 지 못한다. 매일 휴대폰을 쓰고 컴퓨터를 쓴다. 새 옷을 사 입는 것도 좋아한다. 택배로 원하는 무엇이든 집에서 간편하게 구한다. 다만 나는 자연스러운 것이 내게는 이롭다는 걸 잊지 않아야겠다.


온전히 지금을 받아들이고 느끼는 일,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는 일, 햇빛과 바람과 나무를 닮은 맑은 생각을 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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